2부작으로 구성된 MBC 스페셜 <청춘다큐-다시, 스물>(이하 다시, 스물)이 10월 1일 첫 방송됐다. 당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 출연진들이 '동창회'라는 콘셉트로 다시 모인 <다시, 스물>은 18년 전 치열하게 살아갔던 '청춘들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추억뿐 아니라 잔잔한 감동을 함께 선사했다. 
 
 1일 방송된 <MBC 스페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1일 방송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 MBC

  
<뉴 논스톱>과 함께 성장한 '그들의 이야기'
 
2000년 7월 31일 첫 방송을 시작해 2년여간 방송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뉴 논스톱>은 <남자셋 여자셋> 이 후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하던 MBC 청춘 시트콤을 일거에 부활시킨 혁신적인 작품이었다. 톡톡 튀는 강렬한 캐릭터, 애드리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파격적 연출,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에피소드, 연애감성을 작극하는 멜로라인은 당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뉴 논스톱>의 시청률이 날이 갈수록 상승하면서 출연진들의 인기 역시 하늘을 찔렀다. <뉴 논스톱>의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박경림의 위세는 상상을 초월했다. <뉴 논스톱>의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일밤><목표달성 토요일><느낌표> 등 MBC의 간판 프로그램 MC로 활약하며 23살 어린 나이에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된다. 
 
2001년 당시 신인가수에 불과했던 장나라도 <뉴 논스톱> 출연과 함께 톱스타로 성장했다. 양동근을 짝사랑하는 어리바리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를 연기했던 장나라는 사실상 <뉴 논스톱>의 OST처럼 쓰인 1집 '고백' '4월 이야기'가 히트를 치고, 타이틀롤을 맡은 SBS <명랑소녀 성공기>가 시청률 44.6%를 기록하며 '장나라 신드롬'을 일으켰다. 바야흐로 장나라의 시대였던 셈이다.
 
'구리구리' 양동근은 <뉴 논스톱> 덕분에 아역 배우 이미지를 벗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됐다. 박경림과는 앙숙관계를, 장나라와는 멜로라인을 형성하며 <뉴 논스톱>의 기둥으로 활약한 그는 2002년 MBC <네 멋대로 해라>를 통해 당대의 연기파 배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네 멋대로 해라>에서 함께 연기했던 배우 윤여정은 양동근을 두고 "내 연기가 딸려서 힘들었다"는 극찬을 할 정도였다.
 
'타조알' 김영준과의 러브라인으로 사랑 받았던 고 정다빈 역시 청춘스타로서 인기가도를 달렸다. <뉴 논스톱>에 이어 <논스톱3>까지 출연하며 청춘 시트콤 열풍을 주도한 것은 물론이고 2003년 MBC <옥탑방 고양이>로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몇 안 되는 20대 주연급 여배우 반열에 올랐다. 2007년 명을 달리하기까지 정다빈은 앞날이 기대되는 여배우 중 한 명이었다.
 
이 중에서도 조인성의 성공은 <뉴 논스톱>의 화룡점정이었다. 박경림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뉴 논스톱>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한 그는 SBS <피아노><별을 쏘다><발리에서 생긴 일><봄날><그 겨울, 바람이 분다><괜찮아, 사랑이야>와 영화 <클래식><비열한 거리><쌍화점><더 킹><안시성> 등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대한민국 톱클래스 배우로 그 명성을 공고히 했다. <뉴 논스톱>이 배출한 스타들 중 가장 오랜 기간 훌륭하게 커리어를 잘 관리해 오고 있는 셈이다.   
 1일 방송된 <MBC 스페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1일 방송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 MBC

  
<뉴 논스톱>과 함께 방황했던 '그들의 이야기'
 
이처럼 <뉴 논스톱>이 구현한 영광은 찬란했다. 그러나 18년 만에 추억을 꺼내든 <다시, 스물>은 의외로 <뉴 논스톱>의 성공을 조명하지 않는다. <다시, 스물>의 시선은 <뉴 논스톱>이 낳은 청춘스타들의 빛나는 성공가도가 아니라, 그 속을 살아갔던 청춘들의 수많은 고민과 걱정에 맞닿아 있다. 
 
 1일 방송된 <MBC 스페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1일 방송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 MBC


박경림은 촬영을 하다가 졸도를 할 정도로 과로를 하던 상황이었고, 조인성에게 <뉴 논스톱>은 자신의 성공을 앞당겨준 작품이기 전에 월 200만원이라는 고정적 수입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장나라는 그 당시를 "잠을 재우지 않아서 이러다가 죽겠구나 싶었다"고 회고했다. 
 
 1일 방송된 <MBC 스페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1일 방송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 MBC

 
양동근 역시 마찬가지였다. <뉴 논스톱> 시절을 세세히 기억하지 못한 그는 "나는 연기로봇이었다. 대본이 들어오면 분석해서 거기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훈련 받아서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렇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갈 일만 있다고 생각했다. 허망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1일 방송된 <MBC 스페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1일 방송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 MBC

 
이민우는 "내가 열심히 노력했는데 좋지 않은 말을 들었다. 서운하게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김정화는 "다음 날 눈이 안 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던 박경림이 급기야 "<뉴 논스톱>을 찍을 때 그랬었다고?" 반문하며 울음을 터뜨릴 정도였다.
 
<다시, 스물>이 조명한 <뉴 논스톱>은 우리의 추억만큼 따뜻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 <뉴 논스톱>은 출연진들에게 있어 끝없는 도전과 좌절이 계속되는 촬영장이었고, 엄청난 성공과 함께 무거운 중압감과 짙은 그림자를 함께 드리운 십자가이기도 했다. 아무생각 없이 웃고 떠들던 <뉴 논스톱> 속 캐릭터와 달리 그들의 청춘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셈이다.
 
이렇듯 냉정한 현실 속에서 그들은 18년 동안 나름의 해법으로 스스로의 자아를 완성하며 인생을 개척해 왔다. <다시, 스물> 역시 이 대목을 주목한다. <뉴 논스톱> 이 후,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살아갔는지, 이제는 더 이상 청춘이 아닌 그들이 '청춘'을 이야기할 때 어떤 표정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 담담하고 조용히 살핀다.
 
청춘은 원래 힘든 거라고, 청춘이기에 고민이 많은 거라고 애써 말하지 않는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상투적인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대신 아무도 모르게 아팠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왔던 <뉴 논스톱> 출연진들의 삶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아갔던 청춘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건넨 것이다. 
 
 1일 방송된 <MBC 스페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1일 방송된 '다시, 스물' 편의 한 장면. ⓒ MBC


1부 방송을 통해 20대의 방황과 고민을 조명했던 <다시, 스물>은 10월 8일 2부 방송에서 본격적인 <뉴 논스톱> 동창회로 당시의 추억을 꺼내 놓을 예정이다. 이제는 40대를 바라보는 그들이 다시, 청춘으로 돌아가는 과정 속에서 <다시, 스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조인성의 말처럼 "그래도 한 번쯤 다시 돌아가 보고 싶은 좋은 시절"이지 않을까.
 
시종일관 따뜻하고 소박한 시선으로 청춘들을 위로한 <다시, 스물>의 2부 방송이 기대되는 이유다.
다시 청춘 뉴 논스톱 박경림 조인성 양동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