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의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팬들은 수아레스에게 서서히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 어쩌면 수아레스의 바르사 경력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10월이 다가왔다.

지난 토요일 오후 11시 15분(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누에서 열린 2018-2019 라리가 7라운드 경기에서 바르사는 아틀레틱 빌바오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바르사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번 주중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대비해 리오넬 메시와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선발에서 제외한 여파가 컸다.

감독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를 비롯해 여러 인물들이 비판에 직면했다. 그 중 가장 수위 높은 질책을 받고 있는 이는 수아레스다. 빌바오와 경기에 선발 출장한 수아레스는 수차례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메시가 교체 출장하기 전까지 공격의 리더로 활약할 필요가 있었지만 쉬운 득점 찬스를 날리며 부진했다.

최근 유독 줄어든 수아레스의 득점
 
'수아레스 멀티골'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에 역전승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FC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 중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아틀레티코의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이후 수아레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아틀레티코에 2-1로 승리했다.

FC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스 ⓒ 연합뉴스/EPA


사실 수아레스의 침체기는 예고됐다. 지난 시즌부터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시즌 수아레스는 리그에서 25골 12도움을 기록했다. 33경기에 나서 세운 기록이다. 단순히 공격 포인트만 놓고 보면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쉬움이 크다. 시즌 막바지로 향할수록 슈팅의 정확성이 떨어졌다. 메시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비롯한 도우미들이 완벽한 찬스를 제공해줘야 득점을 만들어냈다. 수아레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곡예와 같은 득점 빈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문제는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는 쉬운 찬스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리버풀 시절과 달리 바르사에서 수아레스는 철저히 득점원의 역할을 부여 받고 있다. 바르사가 수아레스에게 원하는 것은 기묘한 플레이가 아닌 착실한 득점인데, 수많은 기회가 생겨야 겨우 골을 넣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도 심각했다. 지난 시즌 출장한 10경기에서 단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열망이 강한 바르사에게 수아레스의 꽉 막힌 득점력은 치명타였다.

지옥의 10월 일정, 수아레스에게는 기회이자 위기

최근 라리가에서 3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한 바르사는 10월 한 달 동안 지옥의 경기 일정을 치러내야 한다. 먼저 4일(목) 토트넘 홋스퍼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가진다. 원정 경기이고 최근 토트넘의 기세가 살아나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힘겨운 토트넘 원정을 마치고 오면 곧장 발렌시아 CF와 라리가 경기를 가진다. 이번에도 원정이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메스타야(발렌시아 홈 구장) 방문은 언제나 까다롭다.

갈수록 상대의 난이도가 올라간다. 이번 시즌 선전 중인 세비야 FC와 라리가 홈 경기를 가지고 나흘 후에 인터밀란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경기를 가진다. 29일에는 숙명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10월에 치르는 5경기 모두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높은 수준의 팀과 격돌하는 바르사다.

다가오는 10월 경기 일정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수아레스에게 기회이자 위기가 될 전망이다. 지옥의 일정을 통과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면 입지를 다시 굳힐 수 있다. 반대로 부진하면 겨울 이적 시장을 기점으로 출장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수아레스가 뚜렷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음에도 당장 수아레스가 후보로 밀려날 공산은 작다. 수아레스의 침투 능력과 승리를 향한 갈망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태껏 보여준 놀라웠던 득점력도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또한 벤치 멤버 중에 수아레스를 대신할 최전방 공격수도 마땅치 않다.

일단 주어진 찬스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마법사' 메시와 팀에 완전히 녹아든 필리페 쿠티뉴가 매 경기 수아레스를 위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고 있다. 집중력만 회복하면 대반전을 일궈낼 수 있다.

1987년생 만 31세 수아레스의 순발력과 폭발력이 떨어지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득점력 하락은 어느 정도 예측된 부분이다. 그러나 팬들은 2010년대를 대표하는 공격수 수아레스의 반전을 고대하고 있다. 부진의 굴레에 갇힌 수아레스에게 중요한 10월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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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수아레스 FC바르셀로나 부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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