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가 8월 8일 고척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투구하고 있다.

최원태가 8월 8일 고척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투구하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

 
가을야구를 앞둔 넥센의 국내 투수진이 최근 난조를 보이고 있다.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한 최원태를 비롯해 선발, 구원진의 부진으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년 연속 10승과 올 시즌 국내투수 다승 1위(13승), 평균자책점 2위(3.95) 등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던 최원태의 이탈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일 대체 선발로 투입됐던 하영민이 2이닝 3실점으로 부진하며 최원태의 공백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최원태는 현재 염증 소멸 단계로 빠르면 다음 주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예상된다. 포스트시즌에서 팀을 이끌어줘야 하는 선수이기에 팬들은 그저 초조하게 최원태를 기다리고 있다.

신재영은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부진했다. 9월 2경기에서 4.1이닝만을 소화하며 8실점을 기록했다. 심지어 손가락 물집이 또다시 발목을 잡으며, 결국 신재영은 불펜으로 이동하게 됐다. 2016시즌 15승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해를 거듭할수록 좋지 못한 모습이다.

한현희는 9월 2경기 모두 호투했지만 구원진의 블론세이브로 10승 도전에 실패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투구수를 절약하여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한현희의 장점이다. 올 시즌 158이닝을 소화하며 양현종에 이어 국내 투수 최다 이닝 2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51로 규정이닝을 소화한 25명의 투수 중 6위지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51로 24위다. 결국 18일 두산전에서는 좌타자에게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5이닝 4실점으로 본인의 강점인 이닝 소화도 해내지 못했다.

넥센은 현재 4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기록으로 살펴본 구원진의 내막은 4위팀의 성적이라기엔 놀라울 정도로 좋지 못하다. 구원진의 소화 이닝이 411이닝으로 리그 최소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5.54(9위), 블론세이브 21회(최다 1위), 승계주자 실점률 43.2%(10위)로 부진하다. 심지어 9월 들어 평균자책점 7.20(8위)로 아시안게임 휴식기와 확대 엔트리가 무색할 정도로 더욱 좋지 못하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은 얇은 투수층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오주원, 이보근, 김상수 모두 단 한 번도 3연투를 하지 않았고, 60이닝 미만을 소화했다. 한정된 불펜 자원에도 장정석 감독이 필승조를 적절하게 관리해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 마운드에 올릴 믿음직한 카드가 부족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필승조의 구위가 떨어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베테랑 구원투수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장 감독은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이 선수들 덕분이다. 올 시즌만큼은 이들에게 끝까지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를 이승호가 지난 8월 8일 고척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오늘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를 이승호가 지난 8월 8일 고척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와 신재영의 선발 로테이션 공백에는 좌완 이승호와 우완 안우진이 합류한다. 두 선수는 장기적으로 넥센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활약해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 19일 두산전과 20일 삼성전 등판을 앞두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해커와 브리검이 짊어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구원진에서는 지난 해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김성민, 올 시즌 초반 필승조에 합류할 만큼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줬던 양현의 활약이 필요하다. 두 선수가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필승조의 부담을 나눠가져야 한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불펜 보강을 최우선시했다"고 밝혔다. 1차와 2차 상위 라운드에 지명된 박주성, 윤정현, 조영건이 힘 있는 강속구를 앞세워 불펜에서 활약하는 것이 바로 넥센이 꿈꾸는 시나리오다. 젊고 강한 타자들이 즐비한 타선과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선발진에 더불어 빠른 공을 던지는 구원진까지 가세한다면 이보다 더 무서운 전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박병호를 중심으로 막강한 타선을 보유한 넥센은 창단 첫 우승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과연 국내 투수진의 해답을 찾아 'WIN THE CHAMPIONSHIP, HEROES'라는 2018시즌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창단 11년 만에 리그 최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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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유형준
야구 넥센 최원태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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