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에서 호투를 보인 LA다저스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류현진-오승환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편 중)

복귀전에서 호투를 보인 LA다저스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류현진-오승환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부상을 떨쳐낸 류현진이 지난 16일 복귀전 호투로 LA 다저스의 분위기를 바꿨다. 다저스는 당시 연장 12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5연패에서 탈출했다. 사실, 그 경기에서 신예 불펜투수 케일럽 퍼거슨이 0-3으로 리드하던 8회초 동점을 허용하면서 한때 연패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딛고 승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다저스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다저스는 이어진 시애틀 인터리그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지으며 반등세를 보였다. 패한 2차전에도 상대 핵심 불펜투수인 콜로메와 마무리 디아즈를 괴롭히고 두 투수의 연속 기록을 끝내며 패색 짙던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당시 콜로메 22이닝 연속 무실점 / 디아즈 28연속 세이브 성공 기록 모두 중단)

세이프코 필드에서 실력을 발휘한 다저스는 다시 홈으로 돌아왔다. 마무리 켄리 잰슨의 복귀라는 든든한 소식도 들려오면서 긍정적인 조짐들이 연이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돌아온 잰슨이 시리즈 첫 경기 피홈런 2개를 맞고 패전을 기록하면서 살아난 분위기가 다시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마에다의 2이닝 무실점 투혼과 타선이 끝내 동점까지 몰고 갔음에도 기록한 패배라 더 큰 충격이었다.

이 상황에서 다시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류현진이 복귀 두 번째 경기에 나선다. 첫 경기를 통해 부상 이전에 보여줬던 좋은 구위를 증명한 류현진은 4~5일 간격의 로테이션 소화에도 체력과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또 동시에 강팀을 상대로도 이겨낼 수 있을지를 테스트받는 모의고사를 치르게 됐다. 22일 류현진 등판 경기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자.

#1. 홍관조 헌터 류현진

류현진의 세인트루이스 상대 통산 전적은 4경기(3선발) 24이닝 1승 1패 1.50이다. 포스트시즌에도 2경기에 등판해 13이닝 1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는 리그 에이스급 면모를 보였다. 부상 이후인 작년에도 선발과 불펜으로 각각 한 차례씩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상대한 류현진은, 10이닝 1실점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 류현진의 세인트루이스 상대 홈구장 통산 성적
 류현진의 세인트루이스 상대 홈구장 통산 성적

류현진의 세인트루이스 상대 홈구장 통산 성적 ⓒ 케이비리포트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번 등판은 홈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그렇지만 홈에서도 2경기 11이닝 1패 1세이브 2.45의 성적으로 상당히 잘던졌다.

좋은 투구에도 정규시즌 홈에서 상대했을 땐 승리를 얻지 못했던 류현진이 이번 등판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상대 첫 승도 기록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홈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1승)

#2. 후반기 기세등등 세인트루이스, 방심은 금물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계속 이어오고 있지만, 이번 후반기 그들의 기세는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의 폭발력이 후반기 들어 상당히 매서워졌기 때문이다. 후반기 돌입 이후 카디널스 타선은 내셔널리그 최고의 타선으로 꼽히고 있다. 조정창조득점력(115), fWAR (7.3)으로 각각 리그 1위를, OPS(0.795)와 팀 홈런(37)도 2위를 기록하는 등 타격 지표 대부분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감독 경질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뒤로 하고 마이크 실트 대행 체제에서 재빠르게 팀을 정비한 세인트루이스는 내친김에 더 높은 곳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강력한 MVP 후보인 맷 카펜터가 이끄는 타선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지금은 그 어떤 투수라도 방심할 수 없는 타선이 됐다.

#3. 22일 상대 선발

22일 류현진의 맞대결 상대는 신인 투수 대니얼 폰세드리온이다. 데뷔전에서 7이닝 노히트를 한 것으로 국내에 알려진 투수다. 이후에는 5경기 불펜투수로 등판했고 이번 경기 재차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다.

최고구속 97마일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활용하는 투수로 여기에 커브도 구사할 수 있다. 20-80 스케일 상에서는 패스트볼이 55점으로 가장 높고, 구사 비중도 가장 높다. 구속이 빠르지만 적극적으로 삼진을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타석당 3.28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빠른 승부를 즐겨했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그 수치가 4.36으로 높아져 이전처럼 빠르게 승부를 보지 못하고 있다.

원래 류현진의 상대로는 또 다른 유망주 투수인 루크 위버가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부진으로 폰세드리온이 선발 기회를 받게 됐다. 동시에 다저스 타선이 커터에 약점이 있는 것도 고려한 배치로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앤드류 수아레즈, 에릭 라우어, 할린 가르시아 같은 몇몇 루키 선수들에게 힘을 쓰지 못하고 당했던 바 있는 다저스 타선이다. 직전 경기에서도 올해 데뷔한 오스틴 곰버에게 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다른 신인 투수에게 이번에는 낯가림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 한다.

#4. 경계할 상대 타자는?

 류현진 상대 강세를 보이는 세인트루이스 타자 주요 기록

류현진 상대 강세를 보이는 세인트루이스 타자 주요 기록 ⓒ 케이비리포트


메이저리그 진출 초기부터 상대했던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에게는 류현진이 우위를 점했던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유망주를 잘 키워내는 것으로 유명하고, 신예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구단이다. 그러면서 류현진이 막 진출했던 13시즌 이후 현재까지 세인트루이스 타선에서 전으로 뛰는 선수 중 류현진과 10타석 이상 상대한 선수는 카펜터, 몰리나뿐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신예 타자는 해리슨 베이더(외야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위타선에 고정 배치되고 있고 후반기 성적은 25경기 .319 .390 .556으로 카펜터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다. 올시즌 좌투수 상대로도 .318 .392 .541 4홈런으로 매섭다.

부상으로 주말 경기에서 빠졌던 호세 마르티네즈가 라인업에 복귀한 것도 류현진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후반기 80타석 이상 들어선 세인트루이스 타자들 중 .349로 타율 1위인 선수가 바로 마르티네즈다. 우완에게 더 잘치는 시즌을 보내곤 있으나, 좌완 상대로도 .287을 기록하고 있고 삼진도 쉽게 당하지 않았다. (삼진율 15.5% - 팀 내 최소 3위) 21일 경기에서도 2장타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올해 리그 최강으로 각성한 맷 카펜터 역시 방심할 수 없는 타자다. 공을 강하게 띄우는 풀히터로 변신한 지 3년 만에 가장 눈부신 성적을 기록 중인 카펜터는 올해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좌완 상대로 이전의 정교함은 보이지 못하지만 올해 터진 장타 능력은 좌완에게도 예외 없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좌완 상대 장타율 .535) 지금까지 17타수 3피안타로 잘 막아온 류현진이지만 카펜터의 홈런포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언제나처럼 정교한 제구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흐름이 좋은 콜튼 웡(후반기 .351)과 마르셀 오주나(후반기 OPS .791 5홈런 18타점)를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세인트루이스 타선과 류현진의 무기들, 궁합은?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토미 팸이 떠났지만 대신 해리슨 베이더가 등장했고, 그간 대타요원으로 자주 활용됐던 호세 마르티네즈가 마침내 주전으로 올라섰다. 카펜터는 홈런왕과 MVP를 노리는 리그 최고의 타자로 변신했다. 여기에 호세 몰리나의 건재, 마르셀 오주나의 반등으로 현재 타선엔 쉬어갈 자리가 없다.

 올시즌 류현진의 구종별 성적

올시즌 류현진의 구종별 성적 ⓒ 케이비리포트


이런 후반기 최강의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좌완이 던지는 체인지업은 팀타율이 3할에 이를 정도로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이 강세를 보이는 구종이다.

반면 류현진이 지난 등판 재미를 봤던 커브와 커터의 경우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의 취약 구종이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외에도 +급의 구종들을 보유한 류현진은 구태여 무리한 힘싸움을 벌이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복귀전 호투를 이끌었던 커터와 커브 활용 빈도를 높일 것이 예상된다. 준비과정에서 투심 커맨드가 괜찮다고 판단할 경우 히든카드로 간간히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6. 예상 라인업

 22일 경기 양팀 라인업 예상

22일 경기 양팀 라인업 예상 ⓒ 케이비리포트


상대 선발이 우완 폰세드리온이기에, 그랜달과 다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즌 초반에도 류현진이 반스와 함께 만들었던 좋은 흐름을 자연스럽게 그랜달이 이어가는 구도를 만들었었다. 이번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니 마차도가 시애틀 원정 마지막 경기에서 사구에 손을 맞는 위험한 장면이 나왔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에 마차도의 라인업 이탈은 많아야 한 경기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복귀전에서 든든해했던 키스톤 콤비가 이번에도 류현진을 든든히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 타자들 중 피더슨의 컨디션이 저조한데, 최근 1주일간 안타가 없이 볼넷으로 2차례 출루가 전부였다. 또 이전 세 시즌 동안 나섰던 세인트루이스전 통산 OPS도 0.596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애틀 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먼시의 플레잉타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2루 자리에서 플래툰 우타자로 활약 중이던 무뇨즈가 DL에 들어갔다. 여기에 주전 우익수였던 덱스터 파울러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안그래도 주전 멤버들의 변동이 많지는 않은 세인트루이스인데, 유일한 플래툰 자리였던 2루에서 무뇨즈가 이탈해 라인업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마르티네즈만 그대로 우익수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우타자 활용을 극대화하겠다면 웡 대신 타일러 오닐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7. 잔여시즌 위한 모의고사, 류현진 장밋빛 미래 개척하나?

류현진은 복귀전 호투를 통해 구위와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일정 이상 불식시켰다. 이번엔 장기 부상 이후 정기적인 간격 속에 등판했을 때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와 구위가 유지되는지를 점검받는 자리다.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긴 이닝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입증해야 한다.

현재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는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상대로 과거의 지배력을 재현한다면, 코칭스태프의 신임 속에 선발 투수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마무리 잰슨이 돌아온 상황에서 마에다나 스트리플링이 선발진으로 돌아온다 해도 실력으로 건재를 증명한 류현진을 밀어내기는 어렵게 된다.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에서도 가산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마저 넘고 남은 시즌 전망을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아직 건재한' 류현진, 위기의 LA다저스 구했다

[기록 및 자료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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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정강민/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 지원[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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