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오는 26일 대만과의 예선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한다. 대만과의 첫 경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1명의 투수로 꾸려진 대표팀의 전력을 살펴보려고 한다." - 기자 말.

마이번 대회에서 엔트리에 승선한 투수는 총 11명이다. 그 중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는 선수가 6명으로, 6명 중에서 어떤 선수가 선발진에 합류할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에이스' 양현종(KIA)을 제외하면 나머지 네 자리를 두고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

특히 예선에서 만날 대만, 슈퍼라운드에서 상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할 투수가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 대만전 선발 투수의 경우 결승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선발진을 비롯해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대표팀의 마운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을 짚어본다.

대부분 후반기 들어 부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지 않아야

아시안게임 가자!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 훈련에서 투수진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18.8.19

▲ 아시안게임 가자!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 훈련에서 투수진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18.8.19 ⓒ 연합뉴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대부분의 투수들이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부진한 모습이다. 한화의 뒷문을 책임지는 정우람도 예외는 아니다. 전반기 36경기 4승 27세이브 ERA 1.30으로 빈 틈 없는 피칭을 보여줬지만 후반기 9경기 동안 3패 ERA 9.39로 부진했다. 몸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잖은 나이와 체력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반기에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이용찬(두산)은 후반기 5경기 1승 1패 ERA 6.65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실전 등판이었던 15일 SK전에서 선발 등판해 강습 타구에 맞아 자칫 큰 부상을 당할 뻔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경험이 있는 투수이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없어선 안 될 투수 중 한 명이다.

후반기 5경기 2승 1패 ERA 4.67를 기록한 최원태(넥센),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5점대의 평균자책점을 남긴 임찬규(LG)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투수들이다. '에이스' 노릇을 해야 할 양현종 또한 후반기 6경기 2승 2패 ERA 4.84로 전반기(18G 9승 7패 ERA 3.48) 투구 내용보다 아쉬움이 남았다.

그나마 장필준(삼성, 후반기 14G 2승 1패 4홀드 ERA 2.63)이나 최충연(삼성, 후반기 15G 7홀드 1세이브 ERA 2.81), 함덕주(두산, 후반기 11G 1패 1홀드 8세이브 ERA 1.88) 정도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좀 더 나은 편이었다. 그러나 선발 등판이 유력한 투수들의 후반기 기록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KBO리그 정규 시즌과 아시안 게임이라는 단기전은 성격이 다르나 시즌 중에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최근의 흐름이 걱정된다. 타자들의 많은 득점 지원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마운드도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해줘야 순조롭게 대회를 치를 수 있다.

'누군가는 미들맨으로' 선발 자원 6명, 선발진 구성은?

지쳐 보이는 양현종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 훈련에서 양현종이 동료들을 보고 있다. 2018.8.19

▲ 지쳐 보이는 양현종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 훈련에서 양현종이 동료들을 보고 있다. 2018.8.19 ⓒ 연합뉴스


지난해 11월에 열린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는 젊은 투수들이 가능성을 검증받는 무대였다. 당시 장현식(NC), 임기영(KIA), 구창모(NC) 등이 두각을 나타내며 대표팀 마운드의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다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만큼 세대교체보다 최상의 전력에 포점을 맞췄다. APBC에 이어 이번에도 태극마크를 품에 안은 투수는 세 명밖에 없다.

일단, 1선발은 양현종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0승을 달성했고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만큼 1선발로 나서도 전혀 부족할 게 없다. 대만전은 물론이고 결승전까지 생각해서 1선발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춘 투수가 1선발을 맡아야 한다. 후반기 부진이 변수이지만, 그래도 양현종은 양현종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나머지 네 자리가 문제다. 대만전 이후 진행될 경기를 위해서 네 명의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5선발을 갖추고 선발 자원 중 한 명은 미들맨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선동열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투수에게 선발 역할을 맡기겠다고 밝혔을 뿐 선발진을 확정하진 않은 상태다. 이용찬, 임찬규 등 불펜 경험이 있는 투수 혹은 상대적으로 기록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투수도 불펜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대표팀은 매번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지난해 홈에서 APBC 우승을 차지한 일본 대표팀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아시안게임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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