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 포스터.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은 한국형 블럭버스터라고 불릴 만한 영화였다. 아시아권에서 널리 알려진 49재, 염라대왕, 환생과 같은 사후 세계의 요소들을 끌어와 흥미롭게 풀어냈고 영화 후반부에는 강력한 신파로 관객들의 눈물을 뽑았다. 또한 자연스러운 CG를 구현하면서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개봉 후 약 1440만 명이 이 영화를 봤다. 가족과 함께 볼 만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점점 심화되고 있는 세대 간 갈등, <신과 함께>의 의미

이미 한국 사회는 대가족 시스템에서 벗어나 핵가족의 시대로 넘어왔다. 빠르게 변하는 정보와 시스템 속에서 노년층과 젊은 세대의 정치 사회적 인식 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과거에 비해 가족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따뜻하게만은 다가오지 않는 것 같다. 간극이 큰 만큼 좁히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의 의미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처럼 노년층의 고민과 생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처럼 부부 사이의 일이나 육아의 고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가족, 부모, 자식에 대한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동경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개봉한 <신과 함께2>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보다 영화적인 각색을 통해 관객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하려고 한다. 1편 '죄와 벌'에서는 귀인인 자홍(차태현)이 죽은 이후, 49일 동안 재판을 받는 과정과 그를 변호하는 저승차사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의 이야기를 그렸다. 더불어 자홍의 동생인 수홍(김동욱)과 어머니(예수정)의 이야기를 통해 오해와 잘못으로 멀어졌지만 가족을 아끼는 마음만은 그대로라는 전통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화를 보면서 동감하는 많은 이들이 눈물을 훔쳤을 것이다. 1편 죄와 벌은 가족에 대한 보편적인 정서를 신파로 녹여 관객들에게 잘 어필했다. 실제로 이 영화는 가족 단위의 관람을 많이 이끌어냈다.

신파가 강했던 전편 '죄와 벌', 2편에서는 설득력 강화?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많은 한국영화가 그랬듯, <신과 함께1> 역시 신파가 과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관객들은 아들 둘을 모두 잃고 혼자 남은 어머니, 제대를 1주일여 앞두고 오발 사고로 사망한 아들 등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을 총 망라한 설정 등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시리즈 두 편이 함께 제작된 만큼 2편에서 많은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대로 이어졌다. 전작은 자홍의 가족 이야기가 중심이 됐지만, 2편은 수홍의 이야기는 물론, 저승차사들의 과거 이야기와 현동(정지훈)과 할아버지(남일우)의 이야기까지 교차로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세 차사의 천년 전 과거 이야기다.

현동 가족과 함께 등장하는 성주신(마동석)은 세 차사들의 과거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차사 강림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수홍에게 들려주며 전개를 끌어간다. 1편에서 사회적 약자 계층의 이야기를 보여줬다면, 2편은 천년 전부터 이어온 세 차사들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영화의 결말부에 인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야기의 밀도 자체는 <신과 함께1>보다 촘촘해졌다. 과거를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등장인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만났고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하나씩 설명한다. 각각의 인물에게 공감하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말부 반전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전편이 신파에 높은 비중을 줬다면, 이번 <신과 함께2>에서는 신파를 줄이고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통해 보다 묵직한 감정을 주려고 한다. 

영화는 즐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CG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흘러가기 때문에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도 훌쩍 지나가게 만든다. 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에 있어 몇 가지 부분은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수홍과 강림이 재판장에 가면서 벌이는 괴수들과의 전투는 CG를 보여주기 위해 넣은 장면처럼 보였다.

 <신과 함께-인과 연>의 한 장면

<신과 함께-인과 연>의 한 장면 ⓒ 리얼라이즈픽쳐스


전편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어머니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신파의 힘을 빌려 크게 보여주는 영화라면, 이번 <신과 함께2>는 아버지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이야기에서는 강림의 아버지와 동생 이야기를 통해 아버지와의 애증 관계를 보여줬다. 역시나 이번 <신과 함께2>에서도 강조되는 건 가족 간의 관계와 사랑이다. 직접적으로 사랑한다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그 사랑을 갈구하고 원한다. 그래서 그들과 멀리 떨어진 상황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그 사랑을 표현한다. 현재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전편만큼 많은 관객들이 볼 것 같다. 날씨가 더운 영향과 많은 상영관 때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콘텐츠 자체가 우리의 마음을 파고드는 것이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따뜻함, 그것이 이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동력이다. 아마도 시리즈가 계속되더라도 이 정서는 계속 유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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