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 5회말 2사 1,3루 두산 오재원 타석때 이우성이 이중도루로 홈인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 5회말 2사 1,3루 두산 오재원 타석때 이우성이 이중도루로 홈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대로 트레이드 시장이 마감되나 싶을 시점에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30일 오후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에서 외야수로 활약하던 이우성이 NC 유니폼을 입게 됐고 NC 투수 윤수호가 두산으로 이적하게 됐다. 예견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의외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오는 9월 군에서 제대할 정수빈을 비롯해 '외야진 포화상태'를 맞은 두산으로선 교통 정리가 필요했다. 다만, 최근 1군에서 활약한 이우성이 팀에 몇 없는 우타 거포 중 한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산이 큰 결단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 탄탄한 야수진에 비해 다소 지친 불펜 사정도 이번 트레이드에 영향을 줬다.

NC 입장에서는 팀 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던 투수 대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야수 유망주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우성이 조금씩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해결되지 못한 김성욱의 군 문제 등 썩 좋지 않은 팀 외야진 사정을 봤을 때 시도할 만한 트레이드였다.

젊은 불펜 투수들 지친 두산, 윤수호가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까

함덕주, 박치국, 곽빈 등 올 시즌 초반부터 두산 마운드에서 젊은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다행히 필승조 투수들은 별 이상 없이 순항하고 있지만 '1년차' 곽빈은 2군에 내려간 이후 아직 콜업 소식이 없다. 퓨처스리그에서도 5경기에 등판한 게 전부였고, 이미 1군에서 32경기나 등판하면서 힘이 떨어져 있다. 곽빈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던 김정후도 5월 22일 한화전을 끝으로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그러다보니 박치국와 함덕주를 제외하고 현재 1군 투수들 중에서 필승조라고 할 수 있는 투수는 김승회, 김강률 정도이다. 지난해보다 안정적이지 못한 김강률의 투구, 김승회의 나이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확실한 필승조는 몇 명 없다. 조금이라도 기존 필승조의 부담을 덜기 위해 누군가가 나타나야 할 시점이기는 했다.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kt 특별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윤수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NC(2015년 말 2차 드래프트)로 이적했다. 처음으로 1군에서 시즌을 보낸 지난해 40경기 2승 1패 1홀드 ERA 5.36, 올핸 1군에서 6경기 ERA 5.63에 그쳤다. 그의 역할은 필승조보다는 추격조에 가까웠다.

윤수호가 당장 팀에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다. 불과 지난해에 1군 데뷔전을 치렀고, 퓨처스리그에서도 통산 59경기 4승 9패 7홀드 3세이브 ERA 7.23으로 완벽히 검증된 투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당장 팀 내에 있는 유재유, 현도훈 등과 같은 투수들도 1군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다.

김태형 감독이 기대감을 안고 콜업하는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다보니 결국 외부 영입으로 마운드 보강을 선택했다. 아직 윤수호가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투수라는 게 아쉽지만 당장 숨통을 트여줄 투수를 원했던 두산은 '우타 거포'를 내주면서까지 투수를 데려왔다.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군필 외야수' 이우성 영입한 NC, 즉시전력+미래 모두 내다봤다

한편, '우타 거포' 이우성을 영입한 NC는 외야진에 힘을 더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윤수호는 2차 드래프트로 NC 유니폼을 입은 이후 3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대로 NC의 부름을 받은 이우성은 긴 기다림 끝에 올 시즌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고, 야수층이 두껍다는 두산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될 선수다. 박석민, 권희동, 최준석, 모창민 등 NC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들과 함께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까지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올 시즌 NC 외야진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는 나성범, 김성욱 두 명밖에 없고 이원재의 경우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김성욱까지 빠진다면 외야진 걱정은 더욱 커진다. 이우성이 즉시전력감이면서도 NC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NC는 또한 주전 야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다면 장기적으로 NC 외야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구 대처 능력을 좀 더 보완해야 하는 게 관건이지만, 한방 있는 타자라고 정평이 나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우성을 품게 된 NC가 얻는 게 많아 보이지만, 이번 트레이드로 어느 팀이 이득을 보고 손해를 볼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현재로선 그저 두 선수가 두산, NC 두 팀의 전력에 플러스가 되는 게 모든 팬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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