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 포스터.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여름 성수기 시장을 노린 한국영화 중 <신과 함께 : 인과 연>(아래 <신과 함께2>)은 가장 솔직하면서 장르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다. 상업 오락 영화를 표방하면서 판타지 물, 여기에 저승차사와 염라대왕이라는 한국적 코드가 섞여 있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우선 관객들이 가장 거부감 없이 다가갈 영화인 셈.

이미 지난해 말 개봉했던 전작이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했기에 제작진 입장에선 다소 숨을 돌릴 수 있었을 것이다. 걱정거리라면 제작 여건 상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했기에 속편의 구성과 배우들의 감정선의 설득력이었다.

구성의 묘수

영화는 귀인 자홍(차태현)을 무사히 환생시킨 세 차사들이 자홍의 동생 수홍(김동욱)의 저승재판을 맡는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자홍과 차이점은 수홍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해 원귀가 되었던 전력이 있다는 것. 원귀였기에 재판을 받으러 가는 저승길 또한 험난할 수밖에 없었다.

전편은 다소 흐름이 평면적이었고 자홍과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 가족애가 전면에 드러나며 신파적 요소가 강했다. 최루성 눈물이 가득했다는 점이 관객 사이에선 호불호가 나뉘는 요소였다면 2편은 보다 신파를 덜고 영화적 구성에 힘을 쏟은 모양새였다.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야기는 크게 세 줄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차사 강림(하정우)이 수홍을 데리고 재판을 받아가는 부분, 염라대왕(이정재)의 제안으로 이승에서 성주신(마동석)의 보호를 받는 노인의 영혼을 데려오기 위해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이 고군분투하는 부분, 그리고 세 차사의 천년 전 과거 부분이 각각 교차 편집으로 제시된다.

이런 구성 덕에 지루하게 보일 수 있는 속편의 이야기가 다소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과정에서 세 차사가 묘하게 얽혀 있는 인연의 비밀 또한 밝혀진다. 영화 후반부 결말에 반전을 위해 덧댄 몇 가지 설정이 사족처럼 다가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1편보다 완성도는 높아진 편이다.

언론 시사회 당시 마동석이 말한 대로 2편은 보다 유머와 오락성이 강해졌다. 1편에서 자홍, 수홍 형제와 그의 어머니(예수정)의 관계에서 눈물을 쏟은 관객이라면 이번 작품에선 소소하게 웃을 수 있는 장면들에 만족할 것이다.

한국산 특수 효과의 현 주소

오락적 요소와 함께 눈여겨볼 것이 바로 CG(컴퓨터그래픽) 등의 특수효과다.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이 대표인 특수효과 전문 회사 덱스터스튜디오가 <신과 함께2>에 참여했는데 곳곳에서 이 스튜디오의 야심이 느껴진다.

일례로 천년 전 고려 시대 오랑캐 족속이었던 덕춘이 겨울 산에서 호랑이에게 쫓기는 장면, 저승 재판을 받던 중 수홍과 강림이 공룡 랩터 등에 쫓기는 지점은 철저히 계산된 시퀀스라 볼 수 있다.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영화에선 이미 <대호>가 호랑이 특수효과의 진수를 실현한 바 있고, 할리우드 유명 시리즈물인 <쥬라기 월드>에서 랩터는 일종의 상징적 캐릭터다. <신과 함께2>에 이런 캐릭터들이 등장한 건 일종의 오마주이면서 국산 기술의 발전을 확인시키려는 제작진의 자신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대호>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업체가 참여했었다. 다만 <미스터 고>로 일찌감치 고릴라라는 CG 캐릭터를 영화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김용화 감독 입장에선 나름 <신과 함께>를 통해 집약된 성과를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특수효과 완성도 면에선 일부 지적받을 여지는 있지만 국내 제작진이 이뤄 놓은 성과라는 점에서 마음 열고 즐길 것을 권한다.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하느라 배우들 스스로도 감정 톤 조절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무난하게 1편과 독립된 느낌의 캐릭터를 구현해냈다.

한 줄 평 : 형보다 나은 아우의 등장
평점 : ★★★☆(3.5/5)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 관련 정보
연출 : 김용화
출연 :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이정재 등
제작 : 리얼라이즈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 141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8년 8월 1일


신과 함께 하정우 마동석 주지훈 김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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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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