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송 베커 리버풀이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로 알리송 영입을 확정지었다.

▲ 알리송 베커 리버풀이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로 알리송 영입을 확정지었다. ⓒ 리버풀 구단 홈페이지


정말 이번에는 다를까. 리버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오프 시즌에서의 모습만 보더라도 올 시즌 무언가 일을 낼 것 같은 조짐이다.

리버풀은 지난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 골키퍼 알리송 베커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알리송의 이적료는 7250만 유로(약 956억 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부폰(5300만 유로)를 뛰어넘는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다. 리버풀이 이토록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영입 실패로 '암흑기' 이어간 리버풀

리버풀의 마지막 리그 우승은 1990년이다. 자그마치 28년 전의 영광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빅이어를 들어올린 것이 그나마 최근 28년 가운데 가장 큰 성과다.

그동안 리버풀은 수많은 선수 영입 실패 사례의 본보기를 제시한 바 있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시절만 해도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한 족적을 남겼지만 이후 로이 호지슨, 케니 달글리시, 브랜단 로저스 등을 거치며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이 세 명의 감독들은 특급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이른바 B급 수집에만 열을 올렸고, 스쿼드 질을 높이지 못한 채 오히려 성적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그나마 로저스 감독은 2013-14시즌 루이스 수아레스를 앞세워 리그 2위까지 오르며 선전했지만 이듬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리버풀은 리그우승은커녕 챔피언스리그와도 멀어졌고, 유로파리그를 전전하기에 바쁜 세월을 보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2015년 10월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이후 팀을 재정비하며 서서히 조직력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뛰어난 스쿼드는 아니었지만 클롭 감독이 추구하는 게겐 프레싱 전술을 덧입혔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 결과 2016-17, 2017-18시즌 연속으로 리그 4위에 오르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챔피언스리그의 전통 강자 리버풀이 비로소 다시 꿈을 펼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인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클롭의 리버풀 4년차, 원활하게 채워지는 퍼즐조각

위르겐 클롭 클롭 감독이 리버풀 부임후 네 번째 시즌에 돌입한다.

▲ 위르겐 클롭 클롭 감독이 리버풀 부임후 네 번째 시즌에 돌입한다. ⓒ 리버풀 구단 홈페이지


이번이 클롭 감독의 네 번째 시즌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행보다. 리버풀답지 않게 '폭풍 영입'을 통해 부족했던 퍼즐조각을 채워나가고 있다.

올 여름에만 무려 2500억 원의 이적료를 투자했다. 나비 케이타는 5400만 파운드(약 798억 원), 파비뉴가 4500만 파운드(약 645억 원), 샤키리는 1300만 파운드(약 192억 원)로 기록됐다.

가장 골칫거리였던 골키퍼 문제는 알리송 영입으로 해결했다. 클롭 감독은 시몽 미뇰레, 로리스 카리우스 골키퍼를 번갈아가며 기용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7-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이 경기서 리버풀은 경기 초반 뛰어난 퍼포먼스로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지만 카리우스 골키퍼의 결정적인 두 차례 실수로 자멸했다. 카리우스는 최근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어이없는 실책으로 골을 헌납하는 등 여전히 컨디션 난조에 빠진 상황이다.

알리송은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안정감을 자랑한다.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치치 감독 부임 후 확실한 No.1 골리로 자리매김했으며, 소속팀 AS 로마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지난 시즌 AS 로마의 챔피언스리그 4강에 기여했다.

또, 리버풀은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 역시 알차게 보강했다. 엠레 잔이 자유계약으로 팀을 떠났지만 그 자리를 케이타, 파비뉴로 메웠다. 케이타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겸비했고, 파비뉴는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유능한 멀티 플레이어 자원이다. 두 선수 모두 많은 활동량이 장점이다. 클롭 감독의 전술에 잘 부합한다.

공격진에서는 '알프스 메시' 제르당 샤키리의 영입이 눈에 띈다. 강등된 스토크 시티로부터 겨우 1300만 파운드의 적은 돈으로 영입을 확정지었다. 가성비에 있어서는 단연 으뜸이다. 샤키리는 뛰어난 발재간과 강력한 왼발 슈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기존의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의 삼각편대 중 한 명이 이탈할 때 샤키리가 채워준다면 무리없이 한 시즌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리버풀은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미드필드부터 최후방까지 내려갈수록 약점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스쿼드 뎁스가 빈약해 한 시즌을 버티기엔 무리가 따랐다. 많은 운동량과 강한 전진 압박을 가하는 클롭 감독의 전술 특성상 스쿼드의 로테이션 정책이 필수였다. 그러나 벌써 4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프랑스의 재능으로 평가받는 나빌 페키르와도 연결되고 있다.

지금까지 별다른 선수 이탈은 없었고, 즉시 전력감이자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영입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로선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에 확실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리버풀이 올 시즌에는 28년째 이어진 리그 무관의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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