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34점의 압도적인 1위와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11위의 보잘 것 없는 승부일 수 있겠으나, 이 두 팀이 만날 때면 항상 명승부가 펼쳐졌다. 바로 전북현대모터스(아래 전북)와 인천유나이티드FC(아래 인천)의 맞대결이다.

오는 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15라운드 전북과 인천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홈 팀 전북은 현재 리그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 수원삼성블루윙즈(아래 수원)와 9점의 승점 차를 기록하고 있어 당분간 전북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인천은 리그 11위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3무 7패로 승리가 없다. 최근 리그 꼴찌 대구FC(아래 대구)와의 승점 차도 단 1점 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위권 탈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선민 복귀, 안데르센 감독의 '빠른 축구' 만나 1차전 영광 재현할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인천의 최근 흐름은 좋지 않다. 매년 후반기 반등으로 1부 리그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은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많은 승점을 통해 순조로운 순위 경쟁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으나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인천은 올 시즌 아직 1승에 그치며 리그 하위권 탈출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그 승리가 바로 전북을 상대로 따낸 승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맞대결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격려하는 인천 선수들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1-1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4.1

▲ 격려하는 인천 선수들 지난 4월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1-1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차전 맞대결에서는 문선민의 활약이 빛났다. 전반 초반 무고사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만들어낸 이후, 후반 중반 전북 황병근 골키퍼의 실수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쐐기골을 작렬했다. 추가골 이후 그가 보여준 '관제탑 세리머니'는 그날 경기의 백미였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피로의 여파로 선발 출전이 확정적이지는 않으나 출전을 감행한다면 월드컵에서 보여준 특유의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북 수비들을 괴롭힐 수 있는 카드다.

여기에 인천의 젊은 선수들이 힘을 더하고 있다. 풀백부터 윙 포워드까지 전천후 윙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는 98년생 김진야는 독특한 템포로 드리블을 가져가는 편으로 상대 수비수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8라운드 수원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임은수도 23살로 상당히 어린 축에 속한다. 지난 14라운드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그는 이번 경기에서도 전북의 골문을 노리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이 선수들의 활약은 중요하다. 바로 안데르센 감독의 부임 때문이다. 지난 5월 1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한 이기형 전 감독의 대체자로 인천은 최근까지 북한 대표팀 감독을 이끌던 안데르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인천은 6월 9일 "여러 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철저한 검증 작업을 한 결과, 안데르센 감독이 유럽 무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선진 축구의 지도 시스템과 스타일을 구사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중소 전력의 팀을 강팀과 당당히 맞설 수 있게 조련하는 데 특출한 능력을 보여줬던 점도 발탁 요인이 됐다"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북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지내며 속도를 중시하는 빠른 축구를 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공격적인 축구로 상대와 대적하는 스타일이 안데르센 감독의 기본적인 축구 방향이다. 취임 후 인터뷰에서도 "좌·우로 패스하며 공격 작업을 하는 것보다는 앞쪽으로 빠르고 과감하게 나가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간접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공격 스타일을 밝힌 바가 있다. 이는 지난 1차전 맞대결에서 인천이 전북을 잡아낸 핵심 전술과 맞물려 있다. 문선민과 김진야 등을 필두로 하는 인천의 빠른 역습이 얼마나 잘 구현되는지가 이번 경기의 승부처다.

'1차전 충격패' 복수 위해서는 수비 안정화 중요한 전북

지난 1차전 맞대결의 패배는 전북에게 적잖이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물론 전북은 인천만 만나면 고전했다. 역대 전적에서 13승 13무 9패로 크게 앞서는 편이 아니고, 최근 5경기로 범위를 좁혀 봐도 2승 2무 1패로 호각세다. 그래도 인천에게 3골이나 내주면서 패배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전북은 지난 맞대결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격적으로 나서서 인천의 단단한 수비벽을 뚫어낸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수비가 불안하면 경기를 그르칠 수 있다.

말컹 양보 못 해 1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경남 FC와 전북 현대 경기. 경남 말컹이 전북 김민재와 볼 다툼하고 있다.

지난 4월 11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경남 FC와 전북 현대 경기. 경남 말컹이 전북 김민재와 볼 다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단 골키퍼 포지션에서 안정감을 찾으면서 급한 불은 껐다. 시즌 초 황병근, 홍정남, 송범근 골키퍼가 번갈아 가면서 출전했지만, 그들은 매번 불안감을 노출했다. 그러나 송범근 골키퍼가 주전 골키퍼로 간택된 이후 경기 수를 늘려가면서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수비수들의 줄 부상이다. 올 시즌 주전 수비수로 활약한 김진수, 김민재, 홍정호 모두가 부상으로 결장이 불가피하다. 김진수는 지난 3월 유럽 전지훈련서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며 9월까지 재활에 전념해야 하는 입장이다. 홍정호와 김민재도 각각 4월과 5월 비골과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회복까지 4~6주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번 라운드 출전이 확실치 않고, 출전을 감행하더라도 완벽한 몸 상태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전북의 탄탄한 스쿼드의 힘이 발휘되어야 할 시점이다. 수비수들의 공백은 박원재, 이재성, 조성환 등이 메꿀 전망이다. 이들은 올 시즌 출전 횟수가 모두 5회 이내로 경기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빠르게 경기 감각을 찾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여기에 전북 특유의 '닥공'이 더해지는 것도 중요하다. 인천은 수비에 많은 힘을 싣고 실점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는 팀이지만, 올 시즌 인천의 '짠물 수비'는 실종되었다. 하창래와 채프만이 동시에 이적하며 수비의 중심축이 무너지며 최하위 대구와 총 실점 26점으로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떠안고 있기 때문에 아드리아노와 이동국, 김신욱 등이 파괴력을 보여준다면 인천은 예상외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전북은 이번 경기 승리로 지난 1차전 패배의 복수와 완벽한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추고자 한다. 전북은 이 경기 이후 울산현대축구단과 수원, 제주유나이티드FC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의 맞대결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고 이어지는 경기들에 나서야 한다. 2위 수원과의 승점 차가 9점 차로 다소 넉넉한 편이긴 하나 또한 수원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패배한다면 그 파급력이 리그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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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전북현대모터스 인천유나이티드FC 경기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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