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5일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좋은 추억이 발생된 날로 기억될 만하다. 역사상 처음으로 연고지 우선지명 선수들만을 한 자리에 모이는 공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2차 지명회의에 가려져 1차 지명 선수들이 다소 홀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에 착안, 신인지명회의 사상 최초로 2차 지명에 앞서 1차 지명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든 것이다. 이날 행사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연고지 신인 우선 지명은 국내에 남아 있는 독특한 드래프트 방식이다. 그 해에 고향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상징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교와 대학을 합쳐 총 10명의 선수만 선택을 받는 제한적인 공간 내에서 각 구단은 내부 지명 전략과 사정을 고려하여 최선의 선택을 했다.

대부분 연고팀이 일찌감치 1차 지명자로 내정해 놓은 인재들이 선택을 받은 가운데, 그동안 지명 후보군에서 크게 거론되지 않았던 인재가 깜짝 선택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바로 그 후자에 해당되는 경우였다. 서울지역에서 가장 나중에 지명권을 행사한 넥센 히어로즈는 경기고 에이스 박주성(18)을 선택했다.

의외의 선택? 실제로는 '리틀 박신지(두산)'

박주성에 대한 선택을 두고 많은 이들이 놀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좋은 체격 조건을 지녔으면서도 속구 구속이 빼어난 유망주들이 가득한 서울 지역 특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박주성 역시 꾸준히 1차 지명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인재였으며, 지난해 박신지(두산)와 함께 경기고 마운드를 이끌면서 대통령배 4강을 견인하기도 했다. 올해 역시 그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전반기 탈락 위기의 경기고를 황금사자기 4강으로 이끈 저력도 있다.

이 때문일까? 넥센 고형욱 단장도 박주성에 대해 "자랑할 것이 많다. 올해 팀의 위기 상황에서 자주 등판하면서 배짱 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고 구속은 147km 정도에서 형성되지만, 공 끝이 위력적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즉시 전력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았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카우트 출신이기도 한 고 단장은 자주 목동 야구장을 방문, 지역 유망주들을 누구보다도 많이 지켜 본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박주성도 "뽑아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또한, 저를 잘 지도해 주신 중학 및 고교 코치님들께 감사드리고, 야구하는 동안 열심히 지도해 주신 부모님과 친구/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는 말로 감사함을 표현했다. 또한, 자신을 1차 지명으로 이끌 수 있도록 만든 '무사 만루 상황에서의 삼진 3개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구속이 조금씩 늘고 있는 만큼, 마운드 위에서 신인답게 위축되지 않고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 넥센에서 가능성도 많았다고 생각해 주신 만큼,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화, '포스트 김태균' 변우혁에 기대

한편, 한화는 예상대로 지역에서 가장 빼어난 모습을 보여왔던 거포, 3루수 변우혁(18)을 선택했다. 김태균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거포로, 올해 연일 홈런포를 기록하고 있어 당장 내년이 기대되는 인재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 파워 쇼케이스 국내 대회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 기대를 높였다. 그리고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본선 대회에는 1위에 단 한 개 차이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국제적으로도 그의 파워가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변우혁의 준우승 소식을 접한 한화 스카우트 팀이 만세를 불렀다는 설(說)도 있을 정도였다.

이에 이정훈 스카우트 팀장도 지명의 변에서"현재 KBO 최고의 타자 김태균의 고교 시절 모습보다 낫다. 제2의 김태균으로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라며, 변우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변우혁은 "고교 대선배님이기도 하신 김태균 선배님과의 비교에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 해서 노력해 보겠다. 사실 롤 모델 자체가 김태균 선배님이고, 그 외의 선배님들도 지금 잘 하고 계신데, 그 선배님들의 좋은 점을 모두 닮고 싶다. 나중에는 내가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입단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월드 파워 쇼케이스 참가와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김용달 코치님께 많이 배워 준우승을 할 수 있었다. 각별히 김용달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1군에서 10개 홈런을 목표로 뛰겠다.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구단데 지명된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서산이 아닌 대전구장에서 뵐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내년 시즌 개막전 라인업 가세에 대한 꿈을 키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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