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란 선수들이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2018.6.16.

16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란 선수들이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2018.6.16. ⓒ 연합뉴스/EPA


8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 선수와 감독의 '마찰'이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찰 소동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카를로스 케이로스(65)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였다. 

2004년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석코치와 선수로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도 사제지간(2008~2010)을 이루며 남다른 인연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들의 각별했던 우정은 월드컵 무대에서 틀어졌다.

당시 포르투갈이 스페인과의 월드컵 16강전에서 패하자 호날두가 케이로스 감독의 전술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듯한 인터뷰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소식을 들은 케이로스는 "내게 불만이 있다면 앞으로 더 이상 A매치에 나설 수 없다"고 협박성 메시지를 전해 갈등 논란에 불을 붙였다.

결국 케이로스 감독은 기대 이하의 성적과 호날두와의 논쟁 여파로 그 해 포르투갈 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후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이란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때 국가대표 감독 신분으로 주어졌던 발롱도르 투표에서도 '호날두의 라이벌' 리오넬 메시를 선택해 호날두와의 틀어진 관계를 입증(?)하기도 했다.

8년 전 '월드컵에서 생긴 일'을 계기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호날두와 케이로스가 공교롭게도 월드컵 무대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호날두, 오늘은 승리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 페프(3) 등이 20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모로코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18.6.20

▲ 호날두, 오늘은 승리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 페프(3) 등이 20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모로코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18.6.20 ⓒ 연합뉴스


포르투갈과 이란은 26일 오전 3시(한국 시각)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1승 1무(승점 4점)를 거둔 포르투갈과 1승 1패(승점 3점)를 거둔 이란 모두 이번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 될 이번 매치업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호날두의 발'과 '케이로스의 두뇌' 중 누가 빛날지 이다.

스페인과의 월드컵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페널티킥·필드골·프리킥)을 뽑아낸데 이어 모로코와의 2차전에선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슛으로 모로코에게 '조별리그 탈락'을 안겼던 호날두는 이번 이란 전에서 득점 본능을 폭발시킬 준비를 모두 마쳤다. 지난 2006년 이란과의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월드컵 데뷔골(페널티킥)을 터트리며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추억도 있기에 호날두의 발걸음은 한결 가볍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상대할 이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디에고 코스타(AT마드리드), 이스코(레알 마드리드),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등 세계 최강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도 지난 21일 이란을 상대로 간신히 1-0 승리를 거뒀을 정도니 말이다.

케이로스가 이끄는 이란은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에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취할 확률이 높다. 텐백 시스템에 가까운 수비전술을 편 뒤 기습적인 롱패스로 '신예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23·루빈카잔)의 발끝을 기대하는 것이다. 물론 이 전술이 맞아 들어갈 경우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침대축구' 옵션도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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