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던 롯데 손승락

9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던 롯데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올시즌 중하위권인 롯데에게 있어 고비였던 수도권 원정 9연전이 마침내 끝을 맺었다. 롯데는 SK와의 문학 3연전을 시작으로 kt와의 수원 3연전, LG와의 잠실 3연전을 연이어 치렀다. 원정 9경기를 수도권에서만 연속 소화하는 일정이었다.

열흘 넘게 부산을 비웠던 갈매기들은 원정 9연전을 잘 견뎌냈을까?

시작은 좋았다. 주춤하던 분위기를 잘 수습하고 상위팀 SK를 홈런포로 제압하며 올 시즌 첫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이어진 kt와의 경기에서도 여세를 몰아 2승을 추가하며 시즌 최다 기록이었던 5연승 가도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말로 이어지며 롯데는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6연승을 노렸던 kt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다잡았던 승리를 내주며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일까?

롯데는 LG와의 잠실 3연전에서 1무 2패에 그치며 원정 9연전를 아쉽게 마감했다. 주초까지만 해도 무섭게 타올랐던 타선의 기세가 식어 버린 것이 무엇보다 아쉬웠다.

문제는 타선의 기세가 식은 요인이 단순히 타자들의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는 점이다. 롯데는 주말 시리즈를 치르며 타선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던 손아섭과 전준우를 동시에 부상으로 잃고 말았다.

손아섭은 지난 22일 경기에서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정밀 검진 결과 햄스트링 근육이 미세하게 손상되었다는 진단,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자칫 잘못하면 고질병이 될 수있는 햄스트링 부위기에 향후 조심스러운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준우는 몸에 맞는 볼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23일일 경기를 치르던 중 전준우는 손 부위에 몸에 맞는 공을 맞고 바로 경기에서 교체되고 말았다. 화면상으로 골절이 걱정될만큼 위험한 장면이었다. 다행히 골절은 피했지만 손날 부위가 퉁퉁 부은 전준우에게 당분간 타격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엔트리에서 말소되지는 않았다. 손아섭은 부상 이후 2경기를 연속으로 대타로 소화했고 전준우 역시 부상을 입은 다음 경기에서 대주자로 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분적으로 경기에 가동될 수 있을만큼 심각한 부상은 아니기에 장기적인 결장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들의 공백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전준우와 손아섭은 타격과 주루에 모두 능한 선수들이다. 이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록 타선의 파괴력은 더해진다. 이들이 빠진 롯데 타선은 엔진에 이상이 생긴 자동차 같다. 좋은 예로 이들이 빠진 일요일 경기에선 이대호를 포함한 다른 타자들의 파괴력도 반감되는 듯했다.

중위권 도약의 와중에 다시 고비를 맞은 롯데가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었던 부분은 마무리 손승락이 부활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해 구원왕을 차지한 손승락은 올시즌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달성에 세이브 1개만을 남겨두고 무려 3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하고 말았다. 5월말 이후 자진해서 2군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기간동안 롯데 불펜은 송두리째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손승락은 kt를 상대로 10세이브 째를 달성하며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벗어 던졌다. 특히 그동안의 포심과 커터 조합을 벗어 던지고 포크볼을 신무기로 장착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후 세이브 기회는 없었지만 2경기에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원래 손승락의 모습을 되찾았다. 특히 24일 LG전에서는 2연속 블론세이브의 아픔을 안겼던 타자들을 그대로 상대해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포크볼을 장착하고 돌아온 손승락, 그는 다시 철벽이 될 수 있을까

포크볼을 장착하고 돌아온 손승락, 그는 다시 철벽이 될 수 있을까 ⓒ 롯데 자이언츠


번즈의 실책이 나오는 등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때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날 손승락은 흔들림이 없었다. 포크볼이라는 신무기가 통하자 기존 빠른 공의 제구도 한 층 더 날카로워진 모습이었다.

전반기 종료 전 5위 도약을 노리는 롯데는 핵심 전력들의 부상 변수로 다시 힘든 시기를 맞게 됐다. 타선에서는 돌격대장 전준우와 손아섭이 낙마했고 선발진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듀브론트가 잠시 휴식을 위해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시즌 초반 부침을 겪으며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지만 어쩌면 앞으로 1-2주일이 올시즌 롯데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 롯데로서는 지난 해 반등을 이끌었던 마무리 손승락의 부활에 다시한번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태다.

손승락이 자리를 비운 동안  롯데 불펜은 부담감 속에서 연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반대로 손승락이 동료들을 구해야할 차례다. 포크볼 장착 후 위력을 되찾은 손승락이 위기에 빠진 거인군단을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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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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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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