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인형이 되려 해."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인의 인형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미국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정규 3집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를 발표했다. 빌보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은 톱 소셜 아티스트 2관왕, 빌보드 200 앨범차트 1위(4일 기준 6위), 빌보드 100 메인차트 10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타이틀 곡 'FAKE LOVE'(페이크 러브)는 방탄 세계관의 기승전결 세 번째 이야기다. 방탄 측은 "스스로 꾸며낸 거짓된 사랑이 결국 이별을 맞는다. 자신을 진실하게 사랑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페이크 러브'의 군무는 독특하다. 빌보드 측도 DNA를 뛰어넘는 유니크한 퍼포먼스라고 극찬했다. 페이크 러브의 백미는 얼굴을 가리는 안무다. 눈과 귀, 입을 막는 안무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 원숭이 조각상'을 비틀어 진실을 외면한 소년을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포인트는 지민의 신들린 춤사위다. 손으로 눈을 막을 때 전신을 튕기며 격정적인 안무를 소화한다.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장면이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지민은 팝핀의 대가다. 팝핀(poppin)은 스트리트 댄스의 한 종류로 근육을 튕기는 안무가 특징이다.

지민 팝핀의 유니크함


지민의 팝핀이 독특한 이유는 부드러움을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프로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부산예술고 무용과에 전체 수석(학교 최초)로 입학, 2년간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그래서 지민의 춤은 남성미와 여성미가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다. 

관절꺾기를 뽐내는가 하면 관절이 없는 듯 유연성도 자랑한다. '쩔어', '불타오르네', '낫 투데이'에서 보여준 춤, 특히 머리를 활용한 안무가 돋보인다. 순식간에 머리를 젖히는 등 속도와 힘을 실어 박진감을 더한다. 머리의 축인 목의 정교한 컨트롤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페이크 러브'에서는 두 팔을 흐느적거리는 연체(?) 안무를 보여준다. 곡의 후반부 "날 지워, 너의 인형이 되려해"에서 나온 동작이 백미다. 가는 실로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보는 듯하다.

그의 안무는 정교하다. 손가락 하나조차 '음악을 느끼며' 강약을 녹아냈다. 언뜻 보면 '춤의 신'으로 비춰진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집념의 노력파이기도 하다. 방탄 멤버들이 밝힌 것처럼 건강이 걱정될 만큼의 연습량을 유지한다고.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기 사춘기 청소년의 질풍노도를 그렸다. 원초적이고 반항심 넘치는, 고삐 풀린 야생마의 기질을 담았다. 현재는 방황을 딛고 일어선 청년의 꿈에 초점을 맞췄다. 전 세계 아미들과 함께 성장한 세련된 조련마라고 할 수 있다. 교복에서 정장으로 갈아입었고 화장도 짙어졌다. 철학적이고 다크한 예술성에 중점을 뒀다. 장난끼 넘치는 소년 같았던 지민은 어느덧 꽃청년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페이크 러브'에서 "너의 인형이 되고 싶다"는 방탄소년단, 이미 전 세계인의 인형이 됐다. 지민은 팬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원하는 무엇이든지 춤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아미의 마리오네트가 된 지민이 다음 앨범에서 또 어떤 유니크한 춤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