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지난달 31일 막을 올렸다. '20년'이란 시간 덕분일까. 6월엔 여성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영화들이 연이어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여성이 자신감을 찾고 당당해지는 과정을 담은 <아이 필 프리티>, 여성 범죄 전문가들의 화려한 두뇌 플레이를 담은 <오션스 8>, 위안부 재판을 다룬 <허스토리> 등 주제도, 소재도 다채롭다. 이 중 <밤쉘>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오 루시!>는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하다.

<아이 필 프리티> (6월 6일 개봉)

 영화 <아이 필 프리티> 포스터

영화 <아이 필 프리티> 포스터 ⓒ 시나몬(주)홈초이스


영화 <아이 필 프리티>의 주인공 르네(에이미 슈머 분)는 뛰어난 패션센스에 성격도 좋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그 어떤 도전도 주저하지 않는 능력자다. 하지만 통통한 몸매가 불만이다.

르네는 극심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중 사고를 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깨어난 그의 눈에는 예전과 달리 자신의 모습이 예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에 르네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이전과 달리 한층 자신감 넘치는 모습 덕분에 명품 화장품 회사 CEO 에이버리(미셸 윌리엄스 분)까지 감화시킨다. 에이버리는 매사 완벽해 보이지만 자신감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중 르네를 만난 것이다.

<아이 필 프리티>(2018)는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성 에이미 슈머와 작품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미셸 윌리엄스, 두 여성 배우의 조합으로도 관심을 모으는 영화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위축되던 주인공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은 자신은 물론 주변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유쾌한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이 시대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외모의 아름다움이나 여성성,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법과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임을 넌지시 일깨워주는 코미디 영화다.

<밤쉘> (6월 7일 개봉)

 영화 <밤쉘> 공식 포스터.

영화 <밤쉘> 공식 포스터. ⓒ (주)영화사 그램


"어떤 젊은 여성도 매혹적으로 보일 수 있다. 가만히 서서 바보처럼 보이기만 하면 된다." (헤디 라머)

헤디 라머는 과거 <붐 타운>(1940), <삼손과 데릴라>(1949) 등의 영화에 출연해 뛰어난 미모의 여성 배우 정도로만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런데 오는 7일 개봉하는 <밤쉘>(2017)은 헤디 라머가 발명가로 활동했다는 놀라운 이력을 알리며, 미모의 여배우에 가려진 헤디 라머의 진면목을 찾아 나서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헤디 라머의 일대기를 다룬 이 영화는 <델마와 루이스>(1993)로 유명한 배우 수잔 서랜든이 제작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다루는 인물 헤디 라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백설공주>의 모델이자 <캣우먼>에 영감을 줄 정도로 빼어난 미모와 스캔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사실 그는 오늘날 와이파이, 블루투스를 있게 한 무선 보안 신호 체계를 발명한 위대한 여성 과학자라고 <밤쉘>은 보여준다.

배우, 이민자, 여성이라는 이유로 발명 특허권을 박탈당하고 인정받지 못했던 헤디 라머의 업적은 1990년 <포보스>지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진 바 있다. 영화 <밤쉘>은 헤디 라머의 생전 인터뷰, 화면 자료들, 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1940년대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스타이자 여성 발명가로 살았던 헤디 라머의 삶을 재조명한다.

<밤쉘>은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으로 오는 6일 개봉 후에는 일반 극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오션스 8> (6월 13일 개봉)

 영화 <오션스 8> 포스터

영화 <오션스 8> 포스터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오션스 8>(2018)은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남성 배우 캐스팅이 돋보였던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제작된 영화다.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사라 폴슨, 리한나, 헬레나 폰햄 카터 등 할리우드 여성 스타들이 총출동한 케이퍼 무비로 캐스팅 단계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톱스타 다프테(앤 해서웨이)의 목에 걸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려는 여성 범죄 전문가들의 활약을 그린 <오션스 8>은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동시에, 여성 캐릭터가 두드러지는 유쾌한 오락 영화다. 그런 만큼, 남성 중심적 영화 일색에 지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개봉.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6월 14일 개봉)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 포스터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 포스터 ⓒ 영화사 진진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은 올해 20회를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이 영화는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 아녜스 바르다와 외벽에 흑백 사진을 붙이는 작업으로 유명해진 사진작가 JR이 협업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바르다와 JR이 프랑스 곳곳을 다니며, 사람들의 얼굴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그들이 살고있는 건물 외벽에 사진을 붙이는 전시 과정을 담았다.

바르다와 JR은 철거를 앞둔 폐광촌, 농부의 집, 부두와 공장, 목장, 해변의 벙커 등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무명으로 잊혀져 간 사람들과 공간은 바르다와 JR의 컬래버레이션작업을 통해 예술로 기억된다. 영화와 삶,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 바르다의 세계관이 돋보이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 오는 6일 제20회 서울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14일 극장 개봉을 준비 중이다.

<허스토리> (6월 27일 개봉 예정)

 영화 <허스토리> 포스터

영화 <허스토리> 포스터 ⓒ (주)수필름


<허스토리>(2018)는 종군 '위안부'와 관련하여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인 수많은 법정 투쟁 가운데 유일하게 일부 승소를 받아낸 '관부 재판'을 소재로 한다. 민규동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희애·김해숙·예수정·문숙·이용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이 영화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진행한 총 23번의 재판을 소재로 했다. 줄거리에는 일본 재판부와 당당하게 맞선 위안부 할머니들과 이들의 승리를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활약을 담았다. <허스토리>는 오는 6월 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오 루시!> (6월 말 개봉 예정)

 영화 <오 루시!>의 포스터

영화 <오 루시!>의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오 루시!>는 동명의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옮긴 작품이다. 극 중 외롭게 살아가던 중년 여성 세츠코(테라지마 시노부 분)는 조카의 권유로 영어학원에 등록하는데, 그곳에서 외국인 강사 존(조쉬 하트넷 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영어학원에서 금발의 가발을 쓰고 '루시'라는 새 이름을 얻으며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 세츠코. 하지만 세츠코에게 처음으로 설레는 감정을 일깨워 준 존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버리고, 세츠코는 존을 찾아 과감히 미국으로 떠난다. 과연 세츠코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신설된 국제장편경쟁작 부문 출품작 중 하나인 <오 루시!>는 영화제 상영 이후, 극장 개봉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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