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살아가는 아시아축구 3용

아시아 축구에는 3용이 있다. 그들은 불혹의 나이에도 은퇴라는 단어는 한낮 의미 없는 단어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축구화를 벗게 되는 날은 과연 언제일까? 현재로서는 그들 자신만이 알 뿐 그 어느 누구도 이들의 현역선수 생활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이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이 식으면 타의가 아닌 자의로 미련 없이 그라운드를 떠날 것이란 것이다. 일본의 미우라 카즈요시, 한국의 이동국, 호주의 팀 케이힐이 그 주인공이다.

미우라 카즈요시는 '일본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올해 51세 나이로 일본의 축구영재 브라질 축구유학에 의해 육성된 미우라 카즈요시는 1986년 브라질의 명문 산토스 FC에 입단 후 팔메이라스 FC 등 4개팀을 거쳐 이탈리아 제노아 CFC (1994~1995), 크로아티아 NK 디나모 자그레브(1999~1999), 호주 시드니 FC(2005~2006) 등 3대륙 리그를 경험했다. 동양 선수로서는 특별한 이력을 지닌 선수로 일본프로축구 J2 요코하마 FC와 올시즌 1년 재계약에 성공하며 아직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미우라 카즈요시

미우라 카즈요시 ⓒ 요코하마 FC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렇지만 이런 미우라 카즈요시에게 밟아보지 못한 무대가 있다. 그것은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본선 무대다. 이에 미우라 카즈요시는 지난 1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미우라 카즈요시는 1993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는 결승골을 넣은 바 있다. 또한 일본의 첫 월드컵 출전이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 맹활약했지만 정작 본선 멤버에서는 제외되는 불운을 겪었다.

반면 이동국과 팀 케이힐은 미우라 카즈요시보다 다양한 각국 리그 경험을 쌓지 못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두 번에 걸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에서도 39세의 나이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붉은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2경기에서 활약했다. 이동국과 동갑인 호주 팀 케이힐은 미우라 카즈요시와 이동국보다 '아우토반' 길을 달리고 있다.

'두목 캥거루'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팀 케이힐은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세 차례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호주축구의 영웅이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는 시리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멀티 골을 쏘아 올리며 팀의 본선 진출을 이끄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에 호주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지난 7일 발표한 러시아 월드컵 예비명단 32명에 팀 케이힐을 발탁하여 이동국과는 대조를 이뤘다.

'3인 3색' 이동국, 미우라 카즈요시, 팀 케이힐

이만큼 축구 선수로서 미우라 카즈요시, 이동국, 팀 케이힐은 3인 3색의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 열정은 주전이든 백업 멤버든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그 열정을 고스란히 그라운드에 쏟아내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현재 미우라 카즈요시는 주전 경쟁에서 한발 밀려나 있지만, 지난해 시즌 10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자스파쿠사츠 군마와의 J2리그 3라운드에 선발로 출전해 승부를 결정짓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50세 득점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이동국은 K리그1 마당에서 아직도 녹슬지 않은 득점포를 가동하며 12라운드까지 5골로 득점랭킹 5위를 기록 소속팀 전북 현대의 리그 1위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동국은 2009년 K리그 정규리그 득점상,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득점왕의 재림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팀 케이힐은  2015년과 2016년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생활을 접고 잠시 고국 호주로 돌아가 멜버른 시티에서 활약하다, 자신이 유스 시절 꿈을 키웠던 밀월 FC(잉글랜드)로 깜짝 복귀해 2017~2018년 시즌 6경기(1경기 선발) 출전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해결사'로서 존재감을 잃지 않으며 급기야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안았다.

 호주 축구대표팀의 팀 케이힐(왼쪽 위)

호주 축구대표팀의 팀 케이힐(왼쪽 위) ⓒ 피파 월드컵 트위터 계정 갈무리


이들은 불혹의 나이에도 각자의 욕심이 아닌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축구 열정을 불태우며 오늘도 앞을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지금도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선수로서 부족함이 없이 그라운드에 서 있다.

사실 불혹의 나이에도 체력적인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축구에서 열정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뒤따르지 않고서는 현역 생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언제 은퇴할 지 모른다." 이동국이 한 이 말은 그라운드에서 미우라 카즈요시, 이동국, 팀 케이힐이 축구를 향한 자신들의 열정이 무한하다는 것을 대변하는 메시지다. 이는 곧 일반 선수들이 결코 넘볼 수 없는 차이점으로서 과연 이들의 선수생활이 언제쯤 마침표를 찍게 될지 궁금증이 자꾸만 커져 가고 있다.

이동국 '골' 2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2018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 전북 이동국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18.4.29

▲ 이동국 '골' 지난 4월 2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2018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 전북 이동국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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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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