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대를 상대로 7-0 대승을 거둔 울산대 김해대를 상대로 7-0 대승을 거둔 울산대

▲ 김해대를 상대로 7-0 대승을 거둔 울산대 김해대를 상대로 7-0 대승을 거둔 울산대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어둑한 식당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고 앉은 울산대학교 선수단의 시선은 스크린에 쏠려있었다. 2018 U리그 11권역 6라운드 김해대전을 앞두고 진행된 미팅이 거의 끝나갈 무렵, 스크린에는 김해대 분석자료 대신 줄다리기 시합을 펼치는 어린 학생들의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상 속 줄다리기 시합은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견되어 있었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흘러가던 시합은 어느 순간 전환점을 맞이했다.

다른 팀원들이 모두 중앙선을 넘어간 상황 속에서 줄 끝에 매달린 소년이 끝까지 중앙선을 넘지 않았다. 선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기를 몇 번, 소년의 행동 하나하나에 울산대 선수들 사이에서는 안도의 한숨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소년 덕에 사실상 패배가 확정되었던 소년의 팀은 결국 줄다리기 시합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영상이 끝나자 선수단 사이에서는 박수갈채가 나왔다.

그리고 이 영상은 이튿날 펼쳐진 김해대전 7-0 대승을 이끄는 동기부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울산대학교는 4일 울산대학교 운동장에서 펼쳐진 김해대학교와의 '2018 U리그' 11권역 6라운드 경기에서 심재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7-0 대승을 거두었다.

울산대학교의 김해대전 선발 라인업 울산대학교의 김해대전 선발 라인업

▲ 울산대학교의 김해대전 선발 라인업 울산대학교의 김해대전 선발 라인업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울산대학교는 지난 5라운드 수성대학교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는 심재민이 골문을 조준했다. 2선에는 김동윤, 박하빈, 임예닮이 나섰다. 3선에는 노태윤과 장재원이 자리했고, 포백은 설영우, 김재현, 유원종ⓒ, 최지묵이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서주환이 꼈다.

울산대는 전반전 이른 시간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15분 김해대 페널티 지역 내에서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심재민이 시도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 득점은 이후 이어질 다득점의 신호탄이었다. 이어 전반 25분, 김해대 좌측 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박하빈이 직접 슈팅으로 이어갔고 김해대의 오른쪽 하단 골 망이 철렁였다.

골 퍼레이드를 쉽게 멈추지 않았다. 전반 35분 김해대 우측 지역에서 시도한 설영우의 호쾌한 중거리슛이 김해대 왼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 전반 39분에는 임예닮이 좌측 지역에서 시도한 임예닮의 중거리슛이 곡선 궤적을 그린 뒤 김해대 골 망을 흔들었다.

골 퍼레이드는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울산대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장재원과 김동윤을 대신해서 박효범과 김태훈을 투입했다. 후반 17분, 잠깐 소강상태에 빠졌던 울산대의 골 퍼레이드가 다시 시작되었다. 노태윤이 중원에서 끊어낸 공이 최전방에 위치한 심재민에게 전해졌다. 심재민은 골키퍼까지 제친 뒤 가볍게 빈 골대로 공을 집어넣었다. 멀티골을 기록한 심재민은 득점 직후 박성진과 교체되어 나갔다.

교체 투입된 박성진은 곧장 득점 행진에 가담했다. 후반 21분 우측면을 파고든 김태훈이 올린 크로스가 박성진의 헤더로 이어졌고 골 망이 철렁였다. 후반 41분 김태훈이 찔러준 패스를 박성진이 가볍게 밀어 넣었다. 박성진은 8년 만에 울산대가 U리그에서 기록한 7득점 경기의 방점을 찍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울산대는 대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한층 더 단단해진 멘탈은 다득점-무실점 경기로 이어졌다 한층 더 단단해진 멘탈은 다득점-무실점 경기로 이어졌다

▲ 한층 더 단단해진 멘탈은 다득점-무실점 경기로 이어졌다 한층 더 단단해진 멘탈은 다득점-무실점 경기로 이어졌다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울산대가 U리그에서 7득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의 기록이다. 울산대는 '2010 olleh kt U리그' 영남권 12라운드에서 한국국제대를 상대로 7-3 대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경기에서 현재 전북현대 모터스 소속으로 활약 중인 이승기가 후반 6분까지 3-3으로 이어진 박빙을 깨는 역전골을 터트렸다. 이후 김우중의 추가골과 이동근의 멀티골에 힘입어 7-3으로 울산대가 승리했다. 다만 이번 김해대전 승리는 무실점 승리를 거두었기에 한층 더 갚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어느덧 6라운드까지 진행된 울산대학교의 2018 U리그 연승행진에는 제동이 걸릴 새가 없었다. U리그 개막전이었던 한국국제대전 3-1 승리 이후 5라운드까지 울산대는 3득점 이하 경기를 펼친 적이 없었다. 이렇듯 다득점 연승 행진이 이어졌기에, 김해대전 7-0 대승이 그저 좋은 분위기의 연장선일 수 있었다. 하지만 김해대전을 이틀 앞두고 울산대는 간만에 쓴 약을 처방 받았다.

지난 2일 비가 오는 울산대학교 운동장에서는 울산대와 후쿠오카대학교(아래 후쿠오카대)의 한일 대학축구교류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경기에서 울산대는 후반 종료 직전 후쿠오카대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선제 실점과 역전골 모두 사소한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친선경기였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넘길 수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이 경기의 패배를 남다르게 마음에 새겼다.

선수들의 정신적 성숙을 칭찬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선수들의 정신적 성숙을 칭찬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 선수들의 정신적 성숙을 칭찬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선수들의 정신적 성숙을 칭찬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울산대 김현석 감독 역시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후쿠오카전 패배가 선수들에게 쓴 약 처방이 된 게 아닌가 싶었다. 경기 전에도 멘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멘탈이 약해지면 후쿠오카전처럼 패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물론 김해대가 이정도의 큰 점수 차로 패할 팀은 아니었다. 다만 김해대와 경기를 펼치는 아이들의 태도는 멘탈 면에서 지난 경기들과 완전히 달랐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해대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위해 소년들의 줄다리기 경기 영상을 준비한 윤균상 울산대 수석코치 역시 복잡한 말 대신 "포기하지 마라. 목표의식을 가져라, 같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늘 영상을 준비했다. 김해대전을 앞두고는 아이들의 줄다리기 영상을 준비했다. 선수들이 해가 갈수록 더욱 신중하게 경기를 펼치고 있다. 어떤 팀이든 쉽게 생각하면 될 경기도 잘 풀리지 않는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울산대는 이번 김해대전 승리로 11권역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어 울산대는 오는 11일 부산외국어대학교(아래 부산외대) 운동장에서 부산외대와의 '2018 U리그' 11권역 7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소년들의 끈덕진 줄다리기 영상을 통해 한층 농도 짙은 동기부여를 마친 울산대가 부산외대전을 앞두고는 또 어떤 동기부여를 통해 연승행진을 이어갈지에 귀추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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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사와 사진은 울산대학교 축구부 U리그 서포터즈 "US KEEPER"에도 업로드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울산대 7득점대승 U리그 줄다리기 동기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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