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티하드 스타드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2로 역전승했다. 맨시티가 우승을 확정지을 수도 있었던 경기였기에 모든 관심은 맨시티가 라이벌 맨유를 안방에서 제압하고 다섯 번째 리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쏠려있었다. 역시 두 팀은 라이벌답게 치열하게 부딪히며 명경기를 만들어냈다.

지난 맞대결에서 승리한 맨시티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맨유는 자신들 앞에서 맨시티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허락하지 않았다. 전반전에 부진을 거듭하며 2-0으로 끌려가던 맨유 선수들은 후반전에 각성, 3골을 연이어 집어넣었다. 승리의 주역은 역시 멀티골을 기록한 포그바(25)였다.

포그바,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우다

폴 포그바 포그바가 맨시티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경기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 폴 포그바 ⓒ 맨유 공식 홈페이지


이날 경기에 앞서서 한가지 해프닝이 있었다.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하루 전날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지난 겨울 포그바가 자신이 맨시티로 이적하고 싶다고 에이전트를 통해 의사를 타진했다고 폭로한 것이었다. 과르디올라의 발언이 있은 후, 포그바는 즉각 자신의 개인 SNS에 "Say What?" 이라며 불쾌함을 표현했고, 맨유의 무리뉴 감독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이를  부정했다. 이 발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당사자들만 아는 것이었지만 과르디올라는 이러한 발언을 통해 경기에 앞서 맨유를 흔들려는 심산이기도 했다.

그만큼 맨체스터 두 팀의 라이벌 매치는 시작 전부터 뜨거웠고, 그 중심에는 역시 포그바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포그바는 이러한 자신 주변의 논란과 이야깃거리 혹은 비판을 실력으로 단숨에 잠재워버렸다. 추격골과 동점골을 2분만에 성공시키며 맨유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포그바가 보다 공격적인 자리에 위치하자 맨유의 공격이 수월해졌다. 이날 경기에서 포그바는 4-2-3-1에서 2선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다. 그 동안 포그바의 전술적 위치를 두고 어떤 자리가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인지 말이 많았다. 다수의 사람들은 포그바를 보다 공격적으로 기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고, 이러한 충고를 무리뉴 감독은 받아들였다.

비록 전반전엔 맨시티의 기세에 눌렸으나 공격형 미드필더 포그바는 후반전부터 맨시티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후반전 맨유의 첫 유효슈팅도 포그바의 몫이었다. 포그바는 3개의 유효슈팅을 시도했고 그 중 무려 2개가 골로 연결됐다. 또한 상대를 제치고 돌파한 횟수도 5개로 산체스와 함께 양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전진패스는 10회를 기록하며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포그바였다. 포그바가 찔러주는 전진패스는 전방에 위치한 루카쿠와 산체스, 린가드에게로 향했고 이는 종종 맨시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포그바는 많이 뛰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이라도 한 듯 경기장을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포그바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마티치와 에레라

마티치와 에레라는 포그바가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숨은 조력자였다. 마치 포그바가 유벤투스에서 뛰던 시절, 포그바의 공격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뒤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피를로와 비달이 떠올랐다. 마티치와 에레라는 각각 10번과 16번의 경합상황에서 공을 따내며 상대적으로 수비에 치중했다. 또한 맨시티를 상대로 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차지하긴 힘들어도 자신들이 정한 지역에 들어온 맨시티 선수들을 철저하게 막아냈다. 자신의 공간에 들어오는 선수를 절대 놔주지 않는 일종의 지역방어였다.

포그바는 이렇게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아주 잘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수비적인 부담이 상대적으로 없는 2선에서 포그바는 날았다. 이로써 포그바는 보다 자유로운 2선에서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지역 최대 라이벌을 상대로 자존심을 지킨 무리뉴 감독과 맨유. 그 중심엔 포그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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