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정범> 포스터

<공동정범> 포스터 ⓒ 엣나인필름


용산 참사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공동정범>이 지난 4일 독립영화 흥행 기준인 1만 관객을 넘어섰다. 개봉 39일 만의 1만 관객 돌파로, 속도는 더디지만 그만큼 값진 흥행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월 25일 개봉한 <공동정범>은 빼어난 작품성과 함께 영화적 완성도가 뛰어난 반드시 봐야할 다큐멘터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발걸음은 전작인 <두 개의 문>보다는 못했다. 이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일일 관객 수도 차츰 감소했다. 1만 관객 돌파도 쉽지 않은 흐름이었다. 용산참사 발생 9년이 지나면서 조금은 잊힌 사건이 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듯했다.

그러나 <공동정범>이 거북이 걸음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한 것도 관객들이었다. 사건의 재구성을 넘어, 참사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증언과 속마음을 끌어낸 영화의 구성은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영화의 주연으로 등장하는 피해자들이 겪은 아픔과 서로에 대한 불신, 대립 등은 영화적 흥미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면서 초반 영화를 놓친 관객들은 공동체 상영이나 단체 관람을 통해 뒤늦게 영화에 힘을 보탰다. 예전 <두 개의 문> 흥행과 같은 흐름이었다. 2012년 개봉한 <두 개의 문>도 시간이 흐르면서 입소문이 퍼졌지만 정작 상영관은 줄어들어 관람 환경이 여의치 않았다. 그 때 활용된 방식이 단체관람이었다. 사회단체나 지역의 주민들이 뜻을 모아 극장을 대관해 영화 관람에 나선 것이다.

<공동정범>도 같은 방식이 활용되면서 꾸준하게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사회단체나 대학가에서 단체관람 요청이 꾸준히 들어왔다. 그만큼 영화적 가치와 작품이 갖는 저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9일 만의 1만 돌파가 가볍게 보이지 않은 것은 알곡 같은 관객 덕분이다.

 영화 <공동정범>의 한 장면

영화 <공동정범>의 한 장면 ⓒ 성하훈


이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조짐이다. 공동체 상영 신청이 꾸준하다는 것이 배급사 측의 이야기다. 배급사 관계자는 "일만 관객이 이렇게 힘드니 1만 파티 하는 이유가 있다"면서 "관객 여러분들에게 고맙고 외롭고 힘들어도 계속 상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정범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도 1만 관객을 돌파한 4일 SNS에 글을 올려 관객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용산참사가 9주기가 되었으니까 9번을 보시겠다던 관객, 상영관이 없어서 원주에서 서울로 멀리까지 오셔서 보신다던 관객, 이명박-김석기에 대한 분노을 터트리시던 관객,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위안을 받으신다던 관객, 민망할 정도로 극찬을 해주신 관객, 혹독하게 비판을 해주신 관객..."등 관객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런 관객 분들 덕분에 주인공들은 또 많은 변화를 겪었다"면서 "<공동정범> 이후 주인공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궁금하다. 이제는 스크린을 너머, 관객 분들과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이야기할 것이고 주인공들과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곧 시작된다. 기대해달라"라고 덧붙였다.

 <공동정범>이 1만 관객 돌파한 4일 감독과 배급사 측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동정범>이 1만 관객 돌파한 4일 감독과 배급사 측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엣나인필름



공동정범 1만 관객 다큐멘터리 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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