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6연패 달성한 여자농구 우리은행 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우리은행이 2017-2018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 정규리그 6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우승컵을 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8.3.4

▲ 정규리그 6연패 달성한 여자농구 우리은행 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우리은행이 2017-2018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 정규리그 6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우승컵을 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8.3.4 ⓒ 연합뉴스


우리은행이 국내 프로스포츠 역대 타이기록인 6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위비는 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78-50으로 대승을 거뒀다. 29승 6패 승률 .829로 정규리그 일정을 마감한 우리은행은 5일 KB스타즈와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6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김정은이 필드골 성공률 80%(8/10)를 기록하는 고감도 슛감을 뽐내며 19득점 7리바운드로 공격을 주도했고 외국인 선수 나탈리 어천와도 13득점 15리바운드로 골밑을 사수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와서야 우승을 확정지었을 정도로 예년에 비해 다소 힘든 시즌을 보냈지만, 끝내 6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어차피 우승은 우리은행'이라는 WKBL의 명제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양지희 은퇴와 존스 재계약 불발, 통합 5연패 후 찾아온 위기

2011-2012 시즌 7승 33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우리은행은 2012년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부임한 후 엄청난 훈련량을 통해 팀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012-2013 시즌 돌풍을 일으키면서 신한은행의 오랜 독주를 깨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 티나 톰슨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전력보강 없이 만들어 낸 성과이기에 농구 팬들은 우리은행에 더욱 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오랜 터널을 빠져나온 우리은행의 전력은 점점 안정을 찾으며 강해졌다. 2012-2013 시즌 상대전적에서 앞서 간신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우리은행은 2013-2014 시즌과 2014-2015 시즌 2위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정규리그 3연패를 기록했다. 2015-2016 시즌 2위와의 승차를 9경기까지 벌렸던 우리은행은 역대 최고승률기록(.943)을 세운 2016-2017 시즌에는 2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에게 무려 15경기 차이로 앞서며 압도적으로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했다.

박혜진, 임영희, 양지희(은퇴), 이승아(임의탈퇴)로 이어지는 주력 선수들은 모두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크게 성장했고 위기 때마다 나오는 전면 강압수비는 우리은행의 전매특허로 자리 잡았다. 오랫동안 우리은행의 독주체제가 이어지자 일부 농구팬들은 나머지 5개 구단의 주력 선수로 연합팀을 꾸려도 우리은행을 이길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WKBL에서 우리은행이 가진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우리은행도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위기가 찾아왔다. 2015-2016 시즌 정규리그 MVP이자 우리은행의 통합 5연패에 커다란 기여를 했던 센터 양지희가 고질적인 무릎부상 때문에 다소 이른 나이에 현역 생활을 마감했고 골밑을 지배했던 외국인 선수 존쿠엘 존스(코네티컷 선)와의 재계약 협상도 결렬됐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한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는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부상으로 조기 이탈했다.

우리은행은 전력 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FA시장에서 포워드 김정은을 영입했지만 김정은은 플레이 스타일이 스몰 포워드에 가까워 기존의 임영희와 동선이 겹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부상으로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보상 선수로 김단비(KEB하나은행)를 내주면서 벤치 전력이 약화된 부분도 아쉬웠다. 우리은행의 전력이 약해지면서 나머지 구단들이 '타도 우리은행'을 외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노련한 국내 선수와 믿음직한 외국인 선수의 적절한 조화

용병대결 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기. 신한은행 외국인 선수 쏜튼과 우리은행 어천와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2018.3.4

▲ 용병대결 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기. 신한은행 외국인 선수 쏜튼과 우리은행 어천와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2018.3.4 ⓒ 연합뉴스


실제로 우리은행은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면모를 드러냈다. 박지수와 다미리스 단타스, 모니크 커리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를 거느린 KB스타즈가 압도적인 높이를 앞세워 초반부터 상위권으로 치고 나갔고 지난 시즌 준우승팀 삼성생명과 명예회복을 노리는 신한은행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농구 팬들은 이번 시즌 비로소 우리은행의 독주시대가 끝날 거라고 성급한 예측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우리은행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개막 2연패 후 5연승, 다시 1패 후 10연승 행진을 달린 우리은행은 금방 최강팀의 위용을 되찾았다. 시즌 초반 지독한 외곽슛 난조에 시달렸던 '또치' 박혜진은 14.5득점 5.2리바운드 5.1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9.4% 자유투 성공률 90.3%로 WKBL 최고의 선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팀 내 최고참 임영희도 11.74득점 3.9어시스트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이번 정규 리그에서 우리은행의 가장 큰 수확은 많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던 이적생 김정은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김정은은 이적 첫 시즌 12.82득점 4.5리바운드 2.9어시스트로 박혜진, 임영희와 함께 토종 빅3를 형성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상대 빅맨과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 강한 힘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16경기에서 평균 18분 27초를 소화했던 김정은은 이번 시즌 단 1경기에만 결장하며 경기당 평균 33분 48초를 소화하는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우려가 컸던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미녀센터' 어천와는 득점 4위(16.24점), 리바운드 3위(11.18개)에 오르며 우리은행의 골밑을 멋지게 사수했다. 신한은행에서 활약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체중이 많이 불어 농구팬들을 걱정시켰던 데스티니 윌리엄스도 시즌을 치르면서 체중을 9kg이나 감량했다. 7.9득점 6.6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윌리엄스가 챔프전에서도 위력을 발휘해 준다면 위성우 감독의 선수 기용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KB의 전력을 고려하면 챔피언 결정전은 우리은행과 KB의 대결이 될 확률이 높다. 양 팀은 정규리그에서 3승 3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지만 지난 2월 25일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우리은행이 접전 끝에 72-76으로 패한 바 있다. 정규리그 6연패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우리은행은 이제 챔프전 승리를 통해 통합 6연패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정조준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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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2017-2018 시즌 우리은행 위비 정규리그 우승 위성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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