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가수협회 태민 회장

한국방송가수협회 태민 회장 ⓒ 인터넷언론인연대


2018년 무술년이 시작됐다. 단체나 회사에서는 올 한 해 계획을 세우고 목표 달성에 의지를 다지고 있을 것 같다. 올 한 해를 알차게 보내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한국방송가수협회(회장 태민)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올 한해 희망을 말하면서도 그 목소리에 자신감은 배어 있지 않았다. 표정 또한 어두웠다.

협회 사무실에서 눈에 띄는 서류를 발견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모신 후 대화를 하겠다'고 회원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는 서명부였다. 한국방송가수협회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트로트 가요 현황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한국방송가수협회 태민 회장을 만났다. 인터뷰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방송국 인근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성과를 짚어 본다면?
"작년에는 올해 성과를 내기 위한 준비 작업을 했다. 어려움이 많았다. 자금을 아무리 깨끗하게 한다고 해도 자유 시장 경제 차원에서 보면 어떤 분야이든지 기초자금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런 거 없이 출발하다 보니까 어려움이 아니라 그냥 진짜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 하는 식이었다."

- 어떤 준비를 했기에 어려움을 말하는 건가.
"염원하던 케이블 tv방송 센터를 준비하면서였다. 작년 말로 사실상 개국을 했다."

- 작년 성과는 케이블 방송 준비를 위한 준비단계를 마무리 했다는 말인가. 회원 권익 향상을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했나.
"권익이라고 거창하게 말하기는 조금 그렇다. <방가TV>는 모바일 방송이지만 소속 가수들의 활동무대를 마련해주면서 PR을 앞세워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가수들 호주머니 터는 것을 막아줬다.

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으로 송출되는 <방가TV>는 가수들의 아카데미 역할을 하고 있다. 가수가 방송에 임해야 되는 자세라든지 방송에 대한 개념을 여기서 적게라도 깨우치게 되는 거다. 스타를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고 보시면 된다. 그래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문성이 있는 외부인도 아니고 가수가 가수를 그렇게 (교육)하니까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자부심을 갖는다."

- <방가TV> 의 현재 송출시스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오후 2시부터 3시간씩 연속 생방송을 진행된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상파 방송과 별 차이가 없다. 지상파는 24시간 방송되지만 우리는 3시간 방송한다. 프로그램 개별적으로 포맷이 다 다르게 구성이 되어 있다. 진행자가 다르고 프로그램별로 다르다. 지상파과 내용, 방송 퀼리티 측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교육을 받은 전문 MC나 경력자를 우대하는 게 아니라 노래만 하는 가수를 뽑아 진행한다. 말발도 늘고 애드리브도 강해진다. 가수로서 갖춰야 하는 '스테이지 매너' 등 요건을 큰 무대에서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넓혀 가는 그런 역할을 한다."

- <방가TV> 출연하는 가수를 트레이닝하는 게 1차적인 성과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연진은 어떻게 선발하나.
"협회 회비는 연 5만 원이다. 회비를 납부하고 음반을 낸 가수에 한해서 캐스팅을 통해 출연한다."

- 가수들 호응은 어느 정도인가.
"호응도를 떠나 자기 노래를 PR 해주고 방송에 내보내주는 건데 호응을 안 할 수가 없다. 인지상정이고 출연하기 만을 바란다."

- <방가TV>의 간판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가?
"가수 입장에서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정말 실력 없는 가수가 있다. 음악 '음'자도 모르고 덤벼드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안타깝게도 실력은 출중한 사람인데 방송을 탈 기회를 못 잡고 있는 사람도 있다.

저희들이 작년에 시도했던 것이 <막무가내>라는 쇼다. 제가 가수들하고 직접 진행을 했다. 개그와 노래를 결합한 슬랩스틱 코미디다. 가수가 완전히 분장을 해서 코미디도 보여주니까 굉장한 어필이 됐다. 가수가 노래뿐만 아니라 '이런 코믹연기도 할 수 있구나', '애드리브도 저렇게 잘하구나', '지상파에서 활약하는 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트로트 가수들의 생존권 향상을 위한 공중파 방송 편성 확대를 말하는 태민 회장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배어 있었다.

트로트 가수들의 생존권 향상을 위한 공중파 방송 편성 확대를 말하는 태민 회장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배어 있었다. ⓒ 인터넷언론인연대


- 2018년 무술년 새해에는 어떤 사업을 하고 싶고 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두 가지다. 첫째는 케이블 TV 개국 허가를 받는 것과 아직 준비단계지만 FM 라디오 방송국 개국하는 것이다. 모바일과 케이블 FM라디오까지 결합이 되면 종합 미디어가 되는 거다. 두 번째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가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을 어떻게 모시려고 하나.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서명을 한다고 해서 꼭 이루어진다고는 볼 수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트로트 가요의 현실을 얘기하고 싶다."

- 문재인 대통령을 모셔서 어떤 걸 말 하겠다는 건가?
"성인 가요 가수들도 국민이고 그 가수에게 딸린 가족들도 어마어마하다.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지금 성인가요를 완전히 배제한 것이나 다름없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등 한두 편 정도로 생색낸다. 성인가요는 매주 일요일 <전국노래자랑> 말고는 볼 수 없다.

댄스라든지 록 발라드 등 다른 쪽에는 프로그램이 많다. 방송을 틀면 다 그쪽이다. 공중파 방송사는 장년, 노년층이 대세지만 인구가 얼마 되지도 않는 소수 젊은 층만 배려한다. 말만 백세시대다.

이 나라가 젊은 애들만의 나라인가? 밸런스를 맞춰서 골고루 형평성 있게 해 달라는 거다. 예를 들어 영화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쿼터제는 영화인들이 뭉쳐서 이뤄낸 성과다. 그 결과 옛날에는 거의 다 외국영화였다. 그런데 일정하게 보호를 받은 후 지금은 한국 영화를 더 잘 만들고 있다. 그런 예로 성인가요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으로 편성하면 엄청 질이 높아질 것이다. 서로 경쟁해야 되고 못하는 사람은 바로 도태되고 될 사람은 정말로 스타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고 싶다. 국가 정책적으로 성인가요를 살려야 하는 시기가 왔다. '한 번 보십시오. 자구책으로 이러고 있습니다' '그냥 이대로 성인가요를 방치할 겁니까'라고 말하고 싶다."

-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는 트로트 시청률이 안 나와서 편성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통령이 개입하는게 오히려 더 문제인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방송 편성에 있어 공공성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트로트 가요가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 편성 자체가 안 되어 있으면 40대 후반부터 70대 이상 노년층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성향의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 엄청난 괴리다."

-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는 이유는 열악한 성인가요 현실을 말하고 균형 잡힌 음악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요구한다는 취지인가. 올 한해 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
"협회 일은 혼자서는 할 수가 없다. 내 명분을 함께 공유하고 일하는 가수들이 있다. 그분들에게 먼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성인 가요를 사랑해 달라. 성인 가요는 우리 정서에 맞는 흥이고 가락이다. 다른 장르를 폄훼하는 건 아니다. 다른 장르도 좋지만 결국 우리가 나이를 먹을수록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된다. 결국에는 4분의 4박자로 콧노래가 나오게 되어 있다. 우리가 불러야 될 노래다. 죽어서 부르는 곡소리가 바로 4분의 4박자다. 마지막에 함께 가야할 노래를 왜 무시하는 것이냐? 올 한해 우리 국민들이 성인가요를 사랑해 주기만을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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