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정락에게 2017시즌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마친 뒤 맞은 첫 번째 시즌이었다. 더불어 2010년 데뷔 후 시즌 내내 불펜 투수로만 뛴 것도 처음이었다.

지난해까지는 2013시즌 26경기가 프로 데뷔 후 최다 경기 등판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무려 63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신정락은 3승 5패 10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했다. 병역 복무 전까지 통산 세이브가 없이 3홀드만 기록했던 그가 10세이브와 10홀드를 동시에 달성했다.

신정락은 팀 내 최다 세이브는 물론 올 시즌 KBO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세이브와 홀드를 동시에 달성한 투수가 되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아쉬움도 적지 않다. 평균자책점 5.34는 물론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39도 결코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시즌 초반 신정락은 거침없이 질주했다. 개막 이후 5월말까지 2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하는 동안 8세이브 6홀드를 몰아치며 LG의 뒷문을 잠갔다. 이 기간 그의 평균자책점은 3.00 피OPS는 0.705였다.

하지만 6월 들어 신정락은 갑자기 주춤하기 시작했다. 6월 한 달 간 11경기에서 1승 2패 2홀드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11.12 피OPS는 1.005로 치솟았다. 그야말로 난타를 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신정락은 6월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12일 만에 1군에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과 같은 세이브 및 홀드 행진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LG 불펜은 후반기 들어 평균자책점 5.27(5위), 피OPS 0.776(7위)으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 끝에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신정락 역시 LG 불펜의 붕괴를 막지는 못했다.

▲ LG 신정락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LG 불펜의 붕괴 요인은 마무리 투수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다.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임정우가 어깨 부상으로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 정규 시즌 개막 뒤에도 1군에 복귀하지 못했다. 임정우의 복귀는 계속 미뤄지다 8월 중순에야 이루어졌지만 지난해처럼 마무리를 책임질 구위와 제구를 되찾지는 못했다.

당초 임정우를 대신해 임시 마무리를 맡는 듯했던 신정락은 임정우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부담이 가중된 끝에 난조에 빠졌다. 필승조 경험이 없는 신정락으로서는 병역 복무를 마친 뒤 맞이한 첫 시즌에 반복되는 박빙 승부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정락에 어울리는 보직은 불펜이 아닌 선발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미 그는 2013시즌 주로 선발 투수로 나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가 2018시즌 선발로 전환된다면 LG의 하위 선발진을 충분히 맡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LG는 외국인 선발 투수 및 외국인 타자 구성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하지만 불펜 필승조는 기존의 자원들로 해결해야 한다. 4년전 가능성을 보인 신정락이 내년 시즌 다시 선발투수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김지용-신정락 동반 부진, '빨간불' 켜진 LG 불펜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