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 트윈스는 정규시즌 6위에 그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투타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팀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1위를 기록하며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하지만 타선은 팀 타율 7위(0.281), 팀 홈런 최하위(110개), 팀 OPS(출루율 + 장타율) 9위(0.748)에 그쳤다. '막는 야구'에서는 성과를 거뒀지만 득점력 저하에 허덕였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타선 속에서도 유강남의 활약은 주머니 속 송곳처럼 두드러졌다. 그는 타율 0.278 17홈런 6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10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 57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합계 17홈런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에 오른 것은 물론 팀 내 홈런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유강남은 2017시즌 타율, 홈런, 타점, OPS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방망이만 놓고 보면 FA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강민호(타율 0.285 22홈런 68타점 OPS 0.843)와 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 양의지(타율 0.277  14홈런 67타점 OPS 0.814) 다음으로 리그 포수 중 세 번째이며 KBO리그 20대 포수 중 최고라는 평가다. 내년 시즌에는 유강남이 20홈런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G 타자 유망주 특유의 '리셋 증후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 시즌 동안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친 뒤 다음 시즌부터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2002년에 입단한 프로 16년차 베테랑 박용택을 제외하면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타자가 사실상 전무한 LG의 현실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 LG 유강남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LG 타자들의 '리셋 증후군'은 다음 시즌부터 시작되는 상대의 집중적인 분석과 견제를 넘어서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현장 지도자들 중에는 유망주 선수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기존의 장점을 잃고 하락세를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도 있다. 

유강남의 또 다른 보완점은 포수로서의 수비 능력이다. 올 시즌 그는 상대의 50회의 도루 시도 중 36개를 허용하고 14개를 저지했다. 도루저지율은 28%에 그쳤다.

블로킹이 아직 완전치 않은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유강남이 기록한 패스트볼은 5개이지만 투수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폭투의 경우에도 그에게 아쉬움이 남는 장면도 있었다. 리그 포수 중 네 번째로 많은 831.1이닝을 소화하며 LG의 주전 포수로서 팀 평균자책점 1위에 기여한 공이 크지만 안정감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야구 대표팀 안방도 언제까지나 베테랑 강민호와 양의지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처지다. 유강남은 2012시즌 종료 후 상무에 다녀와 병역 특례와는 무관하지만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한 성장을 위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발탁을 노려볼 만하다. 

2018년 만 26세가 되는 유강남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가 LG 구단 역사상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김동수에 필적하는 공수를 겸비한 대형 포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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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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