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살짝' 1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의 경기. OK저축은행 마르코가 공격을 하고 있다

▲ 마르코 '살짝' 13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의 경기. OK저축은행 마르코가 공격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트라이 아웃 시행 후 맞이한 두 번째 시즌. 프로배구는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몰빵배구'에서 탈출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 '트라이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이전까지 자유 계약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그로저, 오레올, 아가메즈, 시몬, 에드가와 같은 세계적인 외국인 선수들이 활약했었다.

스타급 외국인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것이 자유 계약의 장점이었지만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컸기 때문에 한국 배구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때문에 트라이 아웃을 시행하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트라이 아웃을 시행했음에도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지 않았다.

'트라이 아웃' 도입됐지만... 득점 상위권은 외국인 선수

트라이 아웃 시행 후 맞이한 2016-2017시즌. 하지만 외국인 선수 의존도는 여전히 높았다. 득점 부분에서는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였다. 타이스(삼성화재)가 1065득점으로 1위, 파다르(우리카드)가 965득점으로 2위, 바로티(한국전력)가 876득점으로 3위, 우드리스(KB 손해보험)가 831득점으로 4위, 가스파리니(대한항공)가 823득점으로 5위에 올랐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현대캐피탈의 문성민이 739득점으로 전체 6위, 국내 선수 중 1위를 기록했고 전광인(한국전력), 최홍석(우리카드), 김학민(대한항공)이 뒤를 이었다. 모하메드(OK 저축은행)는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하여 23경기만을 뛰었음에도 527득점을 기록하며 전체 8위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 부분에서는 1위부터 3위에 김학민(57.12%), 문성민(54.62%), 전광인(54.41%)이 포진하여 국내 선수의 힘을 보여주었지만 나머지 4위부터 9위까지는 전부 외국인 선수가 자리했다. 서브 부분에서도 가스파리니가 서브 1위(세트당 0.63개)에 오르고 파다르도 3위(세트당 0.5개)에 오르는 등 외국인 선수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한 팀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득점 1위 타이스가 있었음에도 4위에 그쳤고 파다르의 우리카드도 5위에 그쳤다. KB 손해보험과 OK 저축은행도 각각 6위와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면, 유일하게 득점 상위 10위안에 외국인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현대캐피탈은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팀일수록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번 시즌 역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지 않았다. 득점 부분 6위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가 포진하고 있다. 브람(전 OK 저축은행)은 시즌 중 퇴출당했음에도 6위에 올라있다. 팀 내 간판 공격수인 송명근은 브람보다 5경기를 더 뛰었음에도 득점수가 적다. 우리카드의 경우 더 심각하다. 파다르가 득점 1위를 비롯하여 서브, 후위공격 성공률, 퀵오픈 성공률 등 다른 부분에서도 상위권에 올라있지만 팀 내 득점 2위인 나경복이 188득점에 그치는 등 다른 선수들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전히 높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 팀의 미래도 생각한다면...

용병 대결 1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의 경기. 삼성화재 타이스가 한전 펠리페의 단독 블로킹 위로 강스파이크 하고 있다.

▲ 용병 대결 1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의 경기. 삼성화재 타이스가 한전 펠리페의 단독 블로킹 위로 강스파이크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시즌 타이스에만 의존했던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며 의존도가 낮아진 편이다. 지난 시즌에도 박철우가 복귀하자 타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철우는 지난 시즌 23경기만 뛰었음에도 득점 부분 10위에 올랐다.

타이스는 여전히 득점 3위 공격 성공률 2위에 올라 주포로 활약하고 있고 박철우도 득점 8위 공격 성공률 1위에 올라 타이스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또한 두 선수는 오픈 공격 부분에서 박철우가 1위, 타이스가 2위에 올라있으며 퀵오픈 성공률 부분에서도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 있다. 또한, 김규민과 박상하가 블로킹 부분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달리는 등 센터들의 지원도 좋아졌다.

2위에 올라 있는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제일 낮은 편이다. 오히려 국내 선수인 문성민의 역할이 더 큰 팀이다. 문성민이 득점 부분 9위에 올라 있으며 외국인 선수 안드레아스는 13위에 올라 있다. 안드레아스는 공격 성공률 부분에서도 4위에 올라 문성민과 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최민호가 군 입대 했지만 블로킹 1위 신영석을 필두로 차영석, 김재휘가 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팀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OK 저축은행은 특급 외국인 선수 시몬의 활약을 앞세워 2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시몬이 떠난 후에는 '봄배구'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몰빵배구'의 원조인 삼성화재가 과거 우승 행진을 이어갔지만 최근에는 한계를 드러내며 '봄배구'를 하지 못했다.

반면 '스피드 배구'를 선언한 현대캐피탈은 10년만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는 것이 당장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선수가 떠난 후 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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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김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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