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민병헌의 최종 행선지는 롯데 자이언츠였다. 지난 11월 28일 롯데는 민병헌과 4년 총액 80억 원의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전인 21일 FA 강민호는 4년 총액 80억 원에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롯데는 프랜차이즈 스타 강민호의 공백을 민병헌으로 대체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원 소속팀 두산은 민병헌의 잔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가 시장에 나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두산의 움직임은 느긋해 보일 정도였다. 민병헌에 대한 두산의 소극적 태도는 납득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올 시즌 타율 0.340 35홈런 115타점 OPS(출루율) 1.032를 기록한 4번 타자와 타율 0.366 78타점 OPS 1.006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박건우가 외야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김현수가 복귀한다면 두산 외야는 민병헌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을만큼 리그 최강이 된다.


문제는 김현수의 두산 복귀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올 시즌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 7월 말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깜짝 이적이었다. 2016년 타율 0.302 6홈런 22타점 OPS 0.801을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두 팀을 거치며 타율 0.231 1홈런 14타점 OPS 0.599로 부진했다.

냉정히 말해 메이저리그에서 김현수의 가치는 그다지 높지 않다. 장타력은 물론 타격의 정교함, 그리고 외야 수비까지 장점이 뚜렷하지 않다. 그렇다고 경기 출장을 원하는 김현수가 스플릿 계약을 감수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갈 가능성 역시 그리 높지 않다.

문제는 김현수의 KBO리그 FA 시세를 두산이 맞춰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현수는 4년 총액 100억 이상을 호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여러 사정 상 김현수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현수 영입을 두고 강력한 경쟁자도 나타났다. 바로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다. LG는 지난달 정성훈, 손주인, 이병규 등 베테랑을 대거 정리하는 과정에서 팬들의 불만이 대폭발했다. 분노한 LG 팬들은 잠실구장은 물론 여의도 LG 그룹 본사 앞에서 양상문 단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아직 외부 FA를 영입하지 못했다. 성난 팬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김현수의 영입을 통해 국면 전환을 도모해야 한다. 머니 게임이 펼쳐진다면 두산이 LG를 제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2015 시즌 종료 후 김현수가 FA 자격을 취득하자 내심 두산은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를 바랐었다. 김현수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힘든 상황에서 KBO리그 내 타 구단으로 이적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두산이 원하는 대로 김현수가 2년 전과 똑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만일 김현수의 행선지가 LG가 된다면 이번엔 두산 팬들이 분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퍼트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 전원 보류 선수 명단 제외와 함께 베테랑 투수 정리까지 두산의 2018년 선수단 구성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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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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