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차 드래프트까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KBO판 룰5 드래프트'라고 불리는 2차 드래프트는 2년마다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다.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에게는 다른 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각 팀들은 쏠쏠한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노리는 제도이다.

각 팀에서는 KBO가 지정한 기한까지 40인 보호 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하며, 보호 명단에서 빠진 선수가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수 있다. 양도금은 1라운드 3억 원, 2라운드 2억 원, 3라운드 1억 원이다.

실제로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선수들 가운데 성공 사례도 꽤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2차 드래프트가 처음 시행된 2011년 NC로 이적한 이재학, 2015년 이진영(LG->kt)과 정재훈(롯데->두산) 등이 대표적이다.

세 선수 이외에도 지난 세 번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많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11년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NC 유니폼을 입은 이재학은 이적 이후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내며 NC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2011년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NC 유니폼을 입은 이재학은 이적 이후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내며 NC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 NC 다이노스


2차 드래프트가 처음 시행된 2011년, 이재학을 발견한 NC

당시 신생팀이었던 NC까지 총 9개 구단이 참가한 2차 드래프트에서 NC가 특별 지명한 4명을 포함해 총 27명의 선수가 팀을 옮겼다. 라운드별로 가장 먼저 선수를 선택할 수 있었던 NC는 1라운드에서 조평호, 2라운드에서 이재학, 3라운드에서 오정복을 지명했다.

조평호가 여전히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재학이라는 선발 자원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단 사정상 토종 선발 자원이 급했고, 여기에 김경문 감독이 두산에 머무를 당시 이재학을 지속적으로 지켜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선택이다.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김성배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김성배는 이적 이후 두 시즌 동안 롯데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부진하면서 2016년 시즌 도중 김동한과 1:1 트레이드로 다시 두산으로 돌아왔지만, 2012년과 2013년의 활약만 놓고 보면 롯데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kt까지 가세' 두 번째 2차 드래프트, 베테랑과 유망주의 이동

2011년에는 NC가 특별 지명을 행사했고, 2013년 두 번째 2차 드래프트에서는 10번째 구단인 kt가 가세해 특별 지명으로 이준형, 김동명, 김사연, 김영환, 신용승 등 다섯 명을 선택했다. 1라운드 김주원, 2라운드 이윤학, 3라운드 김용성을 택하며 2차 드래프트에서 8명의 선수를 영입하며 투수와 야수를 고르게 지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에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의 지명이 이뤄지진 않았다. 다만 임재철(두산->LG)나 이혜천(두산->NC) 등 베테랑들의 이름과 함께 1군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 심수창(넥센->롯데), 김상현(두산->KIA) 등 즉시 전력감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선수도 몇몇 있었다.

이외에도 넥센의 차세대 우타 거포로 손꼽히고 있는 강지광(LG->넥센), 좌완 자원이 필요했던 두산에 보탬이 된 허준혁(SK->두산) 등이 지명됐다.

 베테랑이 필요했던 kt의 이진영 영입도 나름 쏠쏠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팀으로 복귀한 정재훈은 2016년 팀의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는 데에 있어 큰 역할을 했다.

베테랑이 필요했던 kt의 이진영 영입도 나름 쏠쏠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팀으로 복귀한 정재훈은 2016년 팀의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는 데에 있어 큰 역할을 했다. ⓒ kt 위즈, 두산 베어스


'이진영-정재훈' 베테랑의 이동, 모두가 놀란 2015년 세 번째 드래프트

2차 드래프트가 시행된 이후 가장 파장이 컸던 드래프트였다. LG에서 활약하던 이진영이 1라운드에서 kt의 부름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LG 입장에서는 리빌딩 차원에서 외야진 '교통정리'가 필요했지만 이를 두고 당시 팬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넥센에서 좌익수로 자주 나서던 박헌도는 롯데로 이적했고, 한화는 경험 많은 베테랑을 대거 영입했다. 장민석, 차일목, 송신영 등 포지션별로 베테랑을 한 명씩 영입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보여줬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이름, 정재훈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말 FA 장원준의 보상 선수로 거인 유니폼을 입은 정재훈은 이적 이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않았고, 1년 뒤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16년 8월 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불펜에서 고군분투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임팩트 하나만큼은 강렬했고, 성공적인 선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도 손질' 4회째 맞이하는 2차 드래프트, 주목해야 할 점은?

신생팀의 선수 수급 문제 해결 및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들에 대한 기회 제공이라는 취지에서 시작한 2차 드래프트는 한계도 드러냈다. 한 팀에서 지나치게 많은 선수가 유출되거나 어린 선수들을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에 따라 지난 4월에 열린 KBO 이사회에서 제도 개정이 논의됐다. 1~2년차 선수는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보호될 수 있고, 구단별 지명 선수 인원이 5명에서 4명으로 축소됐다. 또한 직전 시즌 성적 역순으로 지명하는 방식이 채택돼 하위권 팀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군보류 선수는 자동 보호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1~2년차 선수 자동 보호로 인해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구성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선 제도 규정을 환영했다. 따로 이들을 묶지 않아도 다른 팀에서 선택할 수 없게 되면서 유망주 유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다만 상무나 경찰청에 있는 선수들까지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은 구단별로 새로운 과제가 됐다.

이미 지난 12일까지 모든 팀들이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했고, 오는 22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호텔에서 비공개로 2차 드래프트가 진행된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야구팬들은 '깜짝 지명'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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