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제54회 대종상영화제(조직위원장 김구회)가 개최됐다.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연 배우 송강호는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자로 선정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에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가 선정됐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에는 각각 배우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최희서(박열)가 선정됐다. 배우 최희서는 신인여우상까지 수상해 2관왕을 차지했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영화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감독상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영화 <박열>은 5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 김철관


영화 <박열>은 최우수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 미술상, 의상상 등 5관왕에 올랐다. 영화 <더 킹>은 남녀조연상, 편집상, 시나리오상 등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동안 대종상영화제는 대리수상 금지, 소송, 유치 여부 등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올해는 스타급 배우 송강호, 설경구, 이병헌. 조인성, 곽도원, 손예진, 정진영 등이 총출동하며 오랜 만에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이날 대종상영화제는 배우 신현준, 스테파니 리의 진행으로 막을 올렸다. 원로배우 신영균도 보였고 영화감독 중에는 이준익 감독도 참석했다.

  25일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더 램프 박은경 대표가 기획상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25일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더 램프 박은경 대표가 기획상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철관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작품상은 <택시운전사>가 차지했다. <택시운전사>의 제작사 더 램프 박은경 대표는 영화의 의미를 짚으며 "아픈 현대사에 대한 위로와 바른 언론에 대한 바람과 응원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기레기'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한국 언론'에 경종을 울리는 발언도 했다.

"극장에서 영화가 걸리기까지는 굉장히 오랜시간이 걸린다. 영화를 만드는데 2년 반이 소요됐다. 적어도 관객들의 두 시간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장훈 감독님과 스태프들 그리고 뜨거운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분들, 이 영화의 처음과 끝인 송강호 선배에게 감사드린다. 선배와 함께 좋은 영화가 어떤 것인지, 좋은 삶이 어떤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아픈 현대사에 대한 위로와 바른 언론에 대한 바람과 응원인 것 같다."

이날 신현준은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서 생방송 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안내했다. 지금까지 'TV조선'은 올바른 보도를 해왔나 하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설경구는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아래 <불한당>)에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등장해 3초간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배우 설경구가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배우 설경구가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철관


"감사하다. <불한당>이 후보에 많이 올랐는데 수상이 안 돼 실망했었다. 하나 건졌다. 오늘 <불한당> 의상을 입고 왔다. 의상을 입고 수상하니 작품이 생각나며 함께 출연했던 임시완이 옆에 있을 것 같고, 참 많이 보고 싶다. 나이가 먹을수록 꺼낼 카드가 없는데 작품마다 새로운 카드를 꺼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5년 만에 대종상 무대에 섰다. 이전까지 한 번도 폼을 못 잡았다. 3초만 폼 잡고 내려가겠다."

이날 신인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최희서는 시선을 집중시켰다. 실화를 근거로 제작된 영화 <박열>에 대해 그는 "저예산 영화로 홍보도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25일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배우 최희서가 신인여우상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25일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은 <박열>의 최희서가 차지했다. ⓒ 김철관


"저는 전혀 받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박열> 관객 분들에게 감사하다. 적은 예산으로 홍보도 타 영화만큼 하지 못했으나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관객 분들이 봐주셨다. 감사하다. 이렇게 <킹콩을 들다> <동주> <박열> 등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우리의 삶에서 너무나 성공지향적이고 결과만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더 킹>의 배우 배성우도 한 마디를 전했다.

"솔직히 지금 드는 생각은 함께 후보에 올라간 배우들이 더욱 뛰어나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작품과 팀을 만나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찍으면서 즐거웠고, 배운 시간이었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더 킹>의 김소진은 영상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도 좋은 선생님, 선배님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영화 촬영시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했지만 저에게는 큰 공부였고, 활력을 얻었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우상은 영화 <청년경찰>의 박서준이 차지했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우상은 영화 <청년경찰>의 박서준이 차지했다. ⓒ 김철관


신인남우상을 받은 <청년경찰> 박서준은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 훌륭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제가 1988년생 한국나이로 30살이다. 어린 나이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한국영화가 굉장히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명품연기를 하는 선배, 기술의 발전, 많은 콘텐츠 개발 등이 있으나 가장 중요한 건 극장에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이다. 그래서 극장을 찾아주는 관객여러분에게 훌륭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날 김구회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반세기를 넘는 시간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이제 대한민국의 최고 영화제를 넘어 글로벌 위상을 가지게 되는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종상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원로배우 신영균은 배우 고(故) 김영애에 특별상을 수여했다. 이 시각 자리에 앉아 있던 배우들이 일제히 일어나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과거 대종상영화제는 대리수상 불가 등으로 배우, 감독들이 불참했고 송사, 소송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다. 이번 대종상영화제에서도 대리 수상자도 정하지 못해 사회자 신현준씨가 여러 차례 대신 상을 받은 허점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됐다. 아래는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자(작)이다.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자(작)
▲ 최우수 작품상: <택시운전사>
▲ 감독상: <박열> 이준익 감독 
▲ 남우주연상: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
▲ 여우주연상: <박열> 최희서
▲ 남우조연상: <더 킹> 배성우
▲ 여우조연상: <더 킹> 김소진
▲ 신인남우상: <청년경찰> 박서준
▲ 신인여우상: <박열> 최희서
▲ 신인감독상: <가려진 시간> 엄태화
▲ 기획상: <택시운전사> 제작자 최기섭, 박은경
▲ 촬영상: <악녀> 박정훈
▲ 기술상: <악녀> 윤형태, 정도안
▲ 의상상: <박열> 심현섭
▲ 미술상: <박열> 이재성
▲ 시나리오상: <더킹> 한재림
▲ 음악상: <가려진 시간> 달파란
▲ 편집상: <더 킹> 신민경
▲ 조명상: <프리즌> 김재근
▲ 특별상 故 김영애


제54회 대종상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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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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