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2차전 모두 양 팀은 홈런포와 빅이닝을 주고받았다. 1차전은 NC가 2차전은 두산이 10득점 이상에 성공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3,4차전 역시 홈런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잠실에서 2경기 동안 10개의 홈런을 주고받을 정도로 양 팀 모두 장타력이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에 의외로 작은 부분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1차전의 MVP는 스크럭스였지만 실질적인 MVP는 김준완이다. 4회 2사 민병헌의 타구를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걷어냈다. 이 수비 하나로 2실점을 막았고 분위기를 가져왔다. 곧바로 이어진 5회 스크럭스는 만루홈런으로 김준완의 수비에 응답했다. 6대5가 된 5회말 양의지의 뜬공 때 나성범이 공을 시야에서 잃어버린 사이 우익수 위치까지 달려와 다이빙 캐치를 성공하였다. 이 두 개의 수비가 1차전을 NC쪽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 5회초 1사 만루 상황 NC 스크럭스가 좌월 만루 홈런을 날리고 홈에서 김준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왼쪽은 두산 포수 양의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 5회초 1사 만루 상황 NC 스크럭스가 좌월 만루 홈런을 날리고 홈에서 김준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왼쪽은 두산 포수 양의지 ⓒ 연합뉴스


반면 두산은 수비가 흔들렸다. 류지혁, 오재일의 송구 에러가 결정적이었다. 실책 후에는 언제나 점수로 연결되고 있다. 2차전부터는 조금씩 두산의 수비력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2차전에서도 실책 2개가 기록되었다. 주로 실책은 유격수 쪽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김재호의 빈자리가 느껴지고 있다. 계속되는 에러로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류지혁보다 신인 서예일을 기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노진혁처럼 패기 있는 신인들이 소위 "미친 선수"가 되어 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교체 타이밍'이다. 흔히 투수교체는 결과론이기 때문에 평가가 불가능한 요소라고 한다. 물론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투입한 후에 나온 평가라면 비판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1,2차전 모두 패배 팀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아쉬웠다.

1차전 두산의 경우 8회초 1사 2루 6대 5 상황에서 이용찬을 내리고 이현승으로 교체했다. 정규시즌동안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추격조의 위치에 있던 선수였다. 물론 가을에 강하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 투수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후반기 구원 1위 김강률이라는 마무리 카드가 있었다. 10월 1일 마지막 등판 이후 16일을 휴식을 취한 만큼 등판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실제로 몸을 풀고 있었다. 1점차였고 틀어막는다면 충분히 반격할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음에도 좌타자가 나왔다는 이유로 이현승 카드를 올렸다. 대타 이호준을 우익수 쪽 깊은 플라이로 잡아내고 나성범을 맞았다.

여기서 두 번째 의문이 발생한다. 좌타자를 막기 위해 올린거라면 2사 3루 타격감이 좋지 않은 나성범과 상대했어야 한다. 그러나 선택은 고의사구였다. 즉, 3번타자인 지석훈이 상대하기 수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제 좌타자에서 우타자로 바뀐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강률을 선택하지 않았다. 결국 적시타를 허용해 7대5가 되었음에도 교체하지 않고 밀고 가 점수는 8대5까지 벌어졌다. 힘이 충분한 마무리를 1차전에 아낀 건 두산의 패착이다.

2차전 NC의 경우 맨쉽의 투입시기가 아쉬웠다. 맨쉽을 불펜으로 돌린 이유는 선발로써 자기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다. 즉, 공의 구위가 시즌 초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1차전에도 올라와 1.1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할 정도로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에 맞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2점차 무사 1,2루 상황에서 투입시켰다. 결과는 볼넷 이후 만루 홈런을 맞는 등 최악의 결과로 나타냈다. 평소 같았으면 원종현과 김진성이 나왔어야 하는 타이밍이다. 김진성과 원종현은 역전 당한 후 등판했다. 결국 두 투수를 등판 시킬 것이었으면 6회 말 상황에 올리는 것이 적절했다.

3,4차전 역시 1,2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 갈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1,2차전 믿었던 니퍼트와 장원준이 흔들리면서 게임을 어렵게 풀어나갔다. 따라서 과연 보우덴이 얼마만큼 긴 이닝을 소화해주느냐가 중요하다. NC는 해커 이후 두 번째 투수는 누구를 올릴 것인지 또한 몇 이닝을 그 투수에게 맡길 것인지가 키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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