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NC가 롯데를 9-0으로 격파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자 NC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다.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NC가 롯데를 9-0으로 격파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자 NC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NC가 롯데를 9-0으로 완파하며 두산이 기다리고 있는 서울행 티켓을 따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15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5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9-0으로 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롯데를 꺾은 NC는 오는 17일부터 정규리그 2위 두산 베어스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5회 박세웅을 강판시키는 적시타를 때린 NC 4번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나성범과 권희동, 손시헌, 김태군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NC는 선발로 출전한 9명의 타자가 모두 안타를 기록했을 정도로 타선이 고르게 활약했다. 한편 롯데는 4차전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완패를 당하며 다사다난했던 2017 시즌을 마감했다.

팽팽하던 투수전 끝내버린 5회 NC의 빅이닝

이른 시간부터 사직 야구장에 내린 비 때문에 경기는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늦게 시작했다. 이미 4차전이 비로 순연됐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라도, 비옷을 입고 사직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국야구위원회는 적극적인 경기 강행 의지를 보였다. 방수포를 걷고 경기장을 재정비하는 과정을 두 차례나 반복하는 수고를 감수한 이유다.

롯데는 4차전의 영웅 손아섭이 급성 장염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근성의 대명사 손아섭이 이런 일로 경기에서 빠질 리는 없었고 롯데는 강민호와 앤디 번즈의 타순만 바꾼 채로 4차전 라인업 그대로 5차전을 맞았다. 이에 맞서는 NC는 올 시즌 박세웅에게 2홈런을 쳤던 박석민이 담증세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김경문 감독은 '신데렐라' 노진혁 대신 모창민을 선발 3루수로 출전시켰고 이호준을 6번 지명타자에 배치했다. 1번타자는 중견수 김준완이 나섰다.

NC가 자랑하는 외국인 에이스 에릭 해커와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킨 롯데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경기 초반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박세웅은 3회 김태군의 몸 맞는 공과 번즈의 실책으로 1사 2, 3루의 큰 위기를 맞았지만 나성범을 3루 땅볼, 모창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번즈의 미안한 마음을 덜어줬다. 박세웅은 4회에도 2사 1, 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롯데 선발 박세웅이 1회초 NC 이종욱을 맞아 역투하고 있다.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롯데 선발 박세웅이 1회초 NC 이종욱을 맞아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몇 번의 실점 위기를 넘기며 박세웅의 투구수는 어느덧 80개에 육박했고 결국 세 번째 만나는 NC의 상위 타선을 넘어가지 못했다. NC는 5회초 공격에서 박민우의 볼넷과 나성범의 좌전안타, 스크럭스의 중전안타로 선취점을 뽑으며 박세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NC는 이어진 기회에서 이호준의 적시타와 손시헌의 희생플라이, 김준완의 밀어내기, 박민우,나성범의 연속 적시타를 묶어 5회에만 무려 7점을 선취했다.

롯데도 5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1사 후 문규현의 볼넷과 이우민,전준우의 연속 안타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손아섭이 투수 앞 땅볼, 최준석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롯데 역시 6회부터 가을야구 무실점 행진 중인 박진형을 투입하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이미 점수 차이가 너무 많이 벌어진 후였다.

해커는 7회 1사까지 10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8탈삼진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고 NC는 이민호를 투입하며 본격적으로 불펜진을 가동했다. NC는 8회 손시헌,김태군의 적시타로 스코어를 9-0까지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원종현과 임창민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작년부터 시작된 해커의 '가을 에이스' 모드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NC 선발 해커가 역투하고 있다.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NC 선발 해커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해커는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부터 NC유니폼을 입고 5년째 활약하고 있다. 첫 두 해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2015년 19승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작년 13승에 이어 올 시즌에도 12승을 거두며 NC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해커의 파트너는 찰리 쉬렉에서 재크 스튜어트, 그리고 제프 맨쉽으로 바뀌었지만 해커는 언제나 '마산 에이스'로 한결같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계절을 가을로 한정해 보면 해커도 제법 기복이 심한 투수였다. KBO리그에서의 첫 가을나들이였던 2014년에는 1경기 1패 8.10으로 부진했고 두산을 만난 2015년에도 2경기2패 6.75로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해커는 작년 시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거치며 3경기에서 1승1패 2.49를 기록하며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 특히 등판했던 3경기 모두 7이닝 이상 소화하는 이닝이터의 면모를 뽐냈다.

해커의 믿음직한 투구는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1차전과 5차전 선발로 나온 해커는 1차전 7이닝6탈삼진1실점 호투에 이어 시즌 마감과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로에 있던 5차전에서도 6.1이닝 4피안타8탈삼진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두 경기 모두 원정경기였던 사직구장에서 나온 호투라 NC에게는 더욱 값졌다. 해커는 정상적으로 4일을 쉬고 홈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NC 야구

타선의 고른 활약도 김경문 감독을 즐겁게 해주는 부분이다.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에 막혔던 1, 2, 4차전에선 다소 주춤했지만 2차전 연장 11회초 7득점, 3차전 5회말 5득점, 5차전 5회초 7득점 등 시리즈의 고비마다 '빅이닝'을 만들며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NC는 시리즈 내내 특정 선수 몇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언제 어디서 '미친 선수'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것 만큼 단기전에서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는 일도 없다.

반면 롯데는 시리즈를 힘들게 5차전까지 끌고 왔지만 홈에서 열린 5차전에서 타선이 침묵하면서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3, 4차전에서 5안타 3홈런 6타점을 쓸어 담았던 간판타자 손아섭이 5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5년 만의 가을야구에서 준플레이오프를 넘지 못한 롯데는 2000년 이후 6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5패라는 지긋지긋한 약세를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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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준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에릭 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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