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8회말 KIA 버나디나가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하는 솔로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8회말 KIA 버나디나가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하는 솔로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8월 3일까지 64승 1무 34패로 압도적 KBO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에게도 아직 딜레마가 남아있다. 선발진과 타선은 최근 몇 년 동안의 전력을 비교해봤을 때 최강이지만 고질적인 불펜 문제가 잊을만 하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올 시즌 용병 교체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KIA는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을 보강하는 선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런데 KIA는 확실하게 리그 1위를 굳히는 데 아직 몇 가지 부족한 요소가 남아있다. 5경기 차로 KIA를 추격하고 있는 2위 NC 다이노스와의 상대 전적(6승 6패)과 8경기 반 차로 KIA를 추격하고 있는 3위 두산 베어스와의 상대 전적(5승 1무 5패)에서 아직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막내 구단인 최하위 kt 위즈와의 상대 전적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우위를 잡지 못하고 있다. 5승 4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올 시즌 아직 정규 시즌 7경기가 더 남아있어서 확실한 우세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하위권 팀들 중 kt만 상대 전적 비슷, 시즌 막판 '고춧가루' 우려

올 시즌 KIA는 중위권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 그리고 SK 와이번스를 상대로는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LG와 8승 4패, 넥센과 8승 4패 그리고 SK와 8승 3패로 이미 승패 마진에서 크게 앞서있다. LG와 4경기, 넥센과 4경기 그리고 SK와 5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해도 상대 전적에서 최소한 동률이다.

하위권에서도 7위 롯데 자이언츠와 9위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를 상대로 8승 4패를 기록한 가운데 4경기가 남았고, 삼성을 상대로는 4경기가 남은 가운데 9승 3패의 압도적인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8위 한화 이글스와의 상대 전적은 가히 압권이다. 상대 전적에서 7승 1패로 승패 마진이 무려 +6이나 된다. KIA에게 더 좋은 소식은 올 시즌 한화와의 경기는 아직도 8경기나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당장 8월 4일부터 치르게 될 올 시즌의 마지막 3연전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원정 경기 일정이다.

그런데 최하위 kt와의 경기는 아직도 7경기가 남아있다. 문제는 남은 경기들이 2연전 일정 및 순연 경기라는 사실이다.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2연전은 3연전 시리즈와 비교하면 이동일이 매주 하루 씩 늘어난다.

9월 17일까지 6주 동안 2연전으로만 남은 시리즈들을 치르기 때문에 주 3회 이동은 선수들에게 또 다른 체력 소모를 요구할 수 있다. 잔여 경기 일정 때에는 한 경기만 치르고 다른 경기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현재 KIA는 99경기를 치렀는데, 잔여 경기 편성에 있어서 평균적인 일정이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최다 경기 SK 103경기).

그런데 시즌 막판에 상위권 팀들이 순위 확정을 위한 매직 넘버를 쉽게 줄이지 못하거나, 포스트 시즌 진출 여부가 걸려있는 팀들이 막판에 탈락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들 중에 하위권 팀들에게 발목을 잡혀 순위를 확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2015년 한화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kt에게 패하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적이 있다.

변수가 될 수도 있는 잔여 경기 일정

99경기를 치른 KIA가 2연전 일정 36경기를 더 치르면 시즌 총 144경기 중 135경기를 치르게 된다. 나머지 9경기는 잔여 경기로 치러야 하는데, 여기서 우천으로 경기가 더 순연되지 않는다면 2주 동안 9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향후 기상 상태에 따라 추가 순연이 있을 경우 다른 팀들의 일정에 따라 잔여 경기는 2주가 될 수도 있고 3주가 될 수도 있다. 아직 KBO리그에서 2017 시즌 잔여 경기 일정을 편성하지 않았고, 이 일정은 8월 말 정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말에 잔여 경기를 편성할 때 일정은 가급적 같은 팀과의 경기를 묶어서 편성하고, 그 사이에 예비일을 편성한다. 예비일의 경우 잔여 경기를 편성한 이후 정규 편성된 경기가 순연될 경우 활용하며, 잔여 경기가 또 순연되었을 경우 역시 예비일에 편성하게 된다.

각 팀의 잔여 경기 마지막 일정은 마지막 날에 가급적 5경기를 모두 편성한다. 마지막 날에 순위가 결정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있고,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는 날이라는 의미에서 5경기를 모두 편성하는 것이다.

물론 이 때까지 잔여 경기들 중에서 순연되는 경기가 또 발생할 경우 당초 마지막 경기로 편성했던 날 이후 추가로 경기를 치르게 되어 포스트 시즌이 늦춰질 수도 있다. 이 때 추가 순연되는 경기가 포스트 시즌 대진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순위일 경우 포스트 시즌을 일단 시작하고 경기가 열리지 않는 이동일에 경기를 치르는 방법도 있다.

상승세 유지 변수가 될 수도 있는 kt와의 다음 주 2연전

KIA는 올 시즌 kt와 4번의 3연전 시리즈를 치렀고, 그 중에 3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되어 9경기를 치렀다.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수원에서 열렸던 첫 시리즈에서는 KIA가 2승 1패 우위를 가져갔는데, 무실점 승리와 7점차 승리가 하나 씩 있었다.

5월 9일부터 11일까지 광주에서 있었던 시리즈에서는 1승 2패로 밀렸다. 5점차로 첫 경기를 승리하긴 했지만, 그 이후 타선이 얼어 붙으면서 나머지 2경기에서 무득점 패배, 2득점 패배를 당했다. 이 때까지는 KIA의 타선이 제대로 불 붙기 전이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혹서기에 접어들어 KIA의 타선이 제대로 불이 붙자 7월 8일 수원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KIA는 kt를 20-8로 크게 눌렀다. 당시의 KIA 타선은 바로 직전 인천에서 열렸던 SK와의 시리즈에서 15-6 승리를 거둔 경기가 있었고, 17-18로 역전패했지만 한 이닝 12득점으로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던 경기도 있었다. 7일과 9일 경기는 기상 악화로 열리지 않았다.

4번째 시리즈는 8월 1일부터 3일까지 광주에서 열렸던 가장 최근의 3연전이었다. 그런데 시리즈 첫 경기에서 KIA는 선발투수 정용운이 1회도 마치지 못하고 0.2이닝 5피안타 4사사구 8실점으로 박살이 나면서 7-15로 대패했다. 2일 경기가 비로 열리지 않고 3일 경기는 9-3으로 이겼다.

이렇게 시리즈 상대 전적 5승 4패를 이뤘지만 KIA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잘 돌아가던 선발진이 난타당하면서 패한 것도 그렇고, 올 시즌 처음으로 대패한 경기가 하필이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던 도중에 생긴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KIA는 다음 주 두 번째 2연전이 kt 원정 시리즈다. 게다가 3일까지 수원에서 원정 3연전을 치렀고, 4일부터 6일까지 대전으로 원정 3연전을 갔다가, 8일부터 9일까지 광주에서 넥센과 홈 2연전을 치른 뒤 다시 수원까지 가서 2연전, 그리고 다시 광주로 가서 LG와 2연전을 치르는 등 이동하는 일정까지도 빡빡하다.

이후 KIA는 9월에 기편성된 마지막 2연전으로 kt와의 홈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이 홈 경기를 치르기 전의 일정이 또 빡빡하다. 편성된 2연전의 마지막 일정이 인천 원정 2경기를 치르고 부산 원정 2경기를 다녀와서 홈에서 치르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3경기는 그 이후 잔여 경기 일정으로 편성된다.

kt의 경우 올 시즌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두 자릿수 대량 득점 경기도 11경기나 될 정도로 한 번 타선이 터지면 무서운 기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최근 경기가 KIA를 상대로 15점을 내면서 상대 투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KIA가 아직 kt를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 크게 앞서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들을 모두 다 잡지는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두산이나 NC와의 상대 전적이 서로 팽팽한 것은 두 팀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크게 앞서지 못한다는 것은 시즌 막판에 고춧가루 세례를 받을 수도 있는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우승 팀들은 거의 모든 팀들을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 우세를 보였고, 그 만큼 우승 팀으로서 손색이 없는 전적을 갖고 있었다. 과연 KIA가 정규 시즌을 마칠 때 모든 팀을 상대로 전적에서 앞서며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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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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