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랄발광 17세>의 포스터.

영화 <지랄발광 17세>의 포스터. ⓒ 소니 픽쳐스


<비긴어게인> <쓰리데이즈 투킬> 등을 통해 우리에게 얼굴을 알렸던 헤일리 스테인펠드 주연의 하이틴무비 <지랄발광 17세>(원제: < The Edge of Seventeen >)가 지난 6월 28일 CGV에서 단독 개봉했다. 여성 작가 겔리 프레몬의 데뷔작으로 그녀는 이 작품으로 제81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신인작품 상)을 수상했다. 제작비는 700만 달러가 투여되었고, 북미에서 1200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챙겼다.

예민하고 외로움을 잘 타는 17세 소녀 '네이딘'(헤일리 스테인펠드)은 잘생기고 인기 많은 오빠 '데리언'(블레이크 제너)과 그런 오빠만 찾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다. 그런 그녀에게 단짝 친구 '크리스타'(헤일리 루 리차드슨)가 유일한 안식처이다.

그런데 어느 날 크리스타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며 네이딘에게 인생 최대 위기가 찾아온다! 상대는 다름 아닌 자신의 데리언! 졸지에 주적에게 절친을 빼앗긴 네이딘은 우울함에 젖어 들고 게다가 짝사랑하는 닉은 자신의 존재도 모른다.

역사 선생님인 '브루너'(우디 해럴슨)에게 자살할 거라며 상담을 신청하지만 '브루너'는 걱정은커녕 시크하게 '사실 나도 지금 내 유서를 쓰고 있는 중'이라며 받아쳐 버린다.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중 옆자리에 앉은 어윈(헤이든 제토)이 말을 걸어오는데….

<지랄발광 17세>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얘기하는 하이틴 무비이다.

 헤일리 스테인펠드와 헤이든 제토

헤일리 스테인펠드와 헤이든 제토 ⓒ 소니 픽쳐스


우리는 모두 사춘기를 거친다. 영화에는 그 시기 소녀들이 겪어봄 직한 친구, 가족, 이성 등 관계에 대한 고민과 그것에 대한 약간의 조언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때쯤 되면 꼭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남자친구, 나만 싫어하는 엄마, 가족인데도 너무 잘나서 밉고 짜증 나는 오빠. 가장 큰 스트레스는 바로 영원할 것 같던 단짝의 No. 1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그 충격과 상실감은 네이딘에게 혼자가 될 것 같은 커다란 두려움이 되고 방황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영화 제목 그대로 지랄발광을 하게 된다. 그런 '네이딘'에게 가장 큰 문제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즉 자존감을 얻는 법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네이딘은 하나뿐인 친구 '크리스타'나 짝사랑 상대 '닉'과 같이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서만 자존감을 얻으려 한다. 그들에게서 관심을 얻지 못하면 그녀는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영화는 이런 네이딘에게 '자존감'을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을 원하는 사람들(가족이나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찾아보라고 한다. 그리고 관계에 대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관계에 도전하라고 말이다. 영화는 그렇게 하이틴무비 특유의 웃음뿐 아니라 10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어른들의 조언도 담겨있다.

<지랄발광 17세>는 공감이란 무기로 무장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사랑스럽고 유쾌한 유머로 화면을 채우며 하이틴무비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에 인위적인 것들이 느껴지지 않게 한 자연스러운 맛이 인상적이다.

주인공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사춘기 특유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왜 할리우드가 주시하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74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까지 했다. 크리스타역에 헤일리 루 리차드슨는 첫사랑에 빠진 10대 소녀의 감성과 풋풋한 매력을 발산했으며 헤일리 스테인펠드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국계 학생 어윈 킴역을 소화한 헤이든 제토는 외로움과 서툰 짝사랑의 감정들을 준수하게 소화했다.

그리고 중견 배우 우디 해럴슨은 질풍노도의 인생을 다루는 선생님의 이미지를 훌륭하게 그려낸다.

이야깃거리
헤일리 스테인펠드와 동급생으로 나오는 어윈 킴 역의 헤이든 제토는 이 영화에 제일 먼저 캐스팅되었다. 그는 중국계 캐나다인으로 1985년생으로 상대역 스테인펠드와는 무려 11살 차이가 난다. 영화에 나오는 레이크우드 고등학교는 실제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위치한 학교이다. 영화 속 브루너의 재담과 농담들은 주로 우디 해럴슨의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제작사는 영화의 제목을 처음에는 < Besties >라고 지으려고 했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와 포스트(http://post.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랄발광17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