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다룬 다큐영화 <파란나비효과>의 배급사 인디플러그 측이 전국 모든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개봉한 지 일주일 만이다. 단 영화관에 시간표가 이미 배정돼있는 경우 그대로 상영된다.

<파란나비효과> 측이 영화관 상영을 중지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전국 극장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전략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직접 관객들을 찾아나서기 위함"이다. 인디플러그 고영재 대표는 30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극장이라는 플랫폼에서 성주의 진실을 알리기에 무리가 많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신 <파란나비효과>는 '공동체상영'(원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신청을 통해 영화가 상영되는 방식)을 택해 전국 각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 ⓒ 인디플러그


고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사실 <파란나비효과>는 상도 받은 영화이고 작품도 좋아 내심 입소문이 많이 돌아 반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당황스러웠다"며 "정작 영화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좋은데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발걸음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인디플러그 고영재 대표는 지난 29일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극장 상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 대표는 "<파란나비효과>는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성찰하고 지역 공동체가 어떻게 발아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길 바랐다"며 "하지만 개봉주부터 거의 대부분의 극장에서 1회차 시간표가 배정돼 이 영화는 극장이라는 공간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개봉한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함께' 볼 만한 시간대는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고영재 대표는 "내가 극장을 운영하더라도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른 독립 영화들에 저희 시간표가 더 배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고 대표는 "소성리, 성주군내, 김천지역에서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분들에게 <파란나비효과>의 상영 권리를 드리겠다"며 "성주·김천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바로 평화의 성지에서 <파란나비효과>를 관람할 수 있을 거다"라고 했다.

이어 고 대표는 "독립 다큐멘터리가 상업 영화 배급 방식과 똑같이 갈 이유는 없으니까. (공동체 상영으로 전환하니) 스태프들도 차라리 힘이 더 난다고 말을 한다"며 "다만 앞으로 사회에 꼭 필요한 진보적인 의제를 다룬 영화들은 잘 돼야 할 텐데"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 ⓒ 인디플러그



덧붙이는 글 <파란나비효과> 공동체 상영 링크 http://naver.me/GVsrlRiw
파란나비효과 독립영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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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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