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혼모노'란 말이 유행이다. '주변 관객에게 민폐를 끼치는 오타쿠들'을 지칭하는 의미로 최근 흥행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서 비롯되었다. 최근엔 주변 사람에 민폐를 끼치는 극성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통용된다.

야구계에도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 혼모노들이 있다. 이들은 각각 팬, 구단, 리그를 불편하게 할 만큼 극성인 존재들이다. 지금부터 야구계를 불편하게 하는 혼모노들을 살펴보자.

#1 넥센 히어로즈, 팬을 불편하게 하는 혼모노

 넥센히어로즈

넥센히어로즈 ⓒ 넥센히어로즈


첫 번째는 넥센히어로즈. LG와의 개막 3연전에서 넥센 팬들은 제대로 된 응원을 할 수가 없었다. 새 응원가에 호흡을 맞추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넥센은 이번 시즌 27개의 응원가 중 26개의 응원가를 교체했다.

팬들의 항의에 구단은 응원가와 관련된 입장을 표명했다. '기존 응원가는 개개인의 개별 협의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응원가 교체를 모색했다'는 것과 '기존 응원가를 사용할 시에도 재계약 이슈가 있으며, 비용 상승과 협의 불발 시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라는 이유에서 응원가를 교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응원가가 가진 의미에 대해 충분한 해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응원가는 단순히 노래가 아닌 구단의 정체성, 문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부분이다.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것이 좋아 구장을 찾는 팬들도 있다. 이를 인식한 타 구단은 기존 응원가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고 노력 중에 있다.

넥센 팬들은 기존 응원가를 지키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교체를 실시한 구단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재정이 열악한 구단이 돈을 아끼기 위해 응원가를 교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으로도 이어지고 있으며, 배신감을 느낀 일부 팬들은 무관중 운동 등으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2 김성근 감독, 구단을 불편하게 하는 혼모노

 김성근감독

김성근감독 ⓒ 한화이글스


한화 이글스는 지난 시즌 4월의 악몽보단 한결 나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과의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갈등의 발단은 김성근 감독이 좌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군 선수 4명을 불러올릴 것을 요청하면서부터다. 이들을 직접 관찰하며 1군 엔트리 등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중이었으나 박 단장이 불허하며 갈등의 씨앗이 싹텄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떤 선수가 좋은 구위를 지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며 "1군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하는데 구단이 그걸 막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구단은 원칙을 깨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전반적인 운영권이 프런트에 넘어갔고 구단은 시스템과 원칙을 새로 만들었다. 구단 측에서는 "원칙을 깨면 지난 시즌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며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김 감독의 무분별한 콜업은 지난 해 여럿을 곤란하게 했다. 2군 선수들은 1군에 올라와 실제 전력으로 쓰이지도 못했지만 2군 경기를 소화할 수도 없었다. 훈련 과정에서 2군과 다른 방식에 따라가다 혼란을 겪은 이들도 있었으며, 부상을 당한 선수도 있었다.

구단과 김 감독 간의 갈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구단의 처사에 불만을 느낀 김 감독은 김원석의 부상 공백에 대해 "2군에서 외야수를 올릴 생각이 없다"고 표명했다. 2군 서산에는 양성우, 이성열 등 작년 1군에서 활약한 외야수들이 대기 중이다. 그러나 구단의 추천 선수를 믿지 못하고 직접 눈으로 봐야 올리겠다는 김 감독의 고집은 구단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3 제프리 로리아, 리그를 불편하게 하는 혼모노

저 멀리 미국 땅에서도 혼모노가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주 제프리 로리아다.

데릭 리, 미겔 카브레라, A.J 버넷 등 어린 선수로 이룩한 2003년의 우승은 플로리다(마이애미의 전신)에게 찬란한 미래의 시작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연봉을 인상시키는 투자를 하고 싶지 않았던 로리아는 주축 선수들을 팔아버리는 트레이드를 진행한다.

이후에도 돈이 없다는 이유로 트레이드를 진행하며 팀의 성장을 퇴보시켰다. 트레이드를 통한 연봉 감축으로 로리아는 구단 연봉 총액을 하위권으로 유지시키며 수익 분배 제도로 돌아오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투자한 금액보다 수익 분배 제도로 돌아오는 금액이 더 많은 수준으로, 노골적인 행보였다.

신축 구장을 건설할 때에도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이끌다가 지역 사회 측에서 구장 신축 비용의 70%를 지불하게 하도록 유도했다. 이는 고스란히 마이애미 주민들의 세금 부담으로 이어졌으며, 로리아는 1년에 단 230만 달러로 신축 구장을 이용했다. 신축 구장을 건설하며 마크 벌리, 히스 벨, 호세 레예스를 데려오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였으나 채 1시즌 만에 이들을 다시 팔아넘기며 '역시나 역시'인 모습을 보여줬다. 전력을 꾸리기 힘든 말린스는 2003년 이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이라면 로리아가 곧 떠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데릭 지터와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등이 말린스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르면 5월에 새 구단주가 임명될 예정이다. 최소 8억 달러의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되는 말린스. 로리아는 2002년 1억 58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에 대비하여 엄청난 수익을 거둘 예정이다. 혼모노의 목적이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찌됐든 팬들과 리그 사무국은 한시름 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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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김성범기자
야구 혼모노 넥센히어로즈 김성근감독 제프리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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