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재해석, 연극 <메디아> 공연 사진 국립극단의 연극 <메디아>는 고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사랑하는 남편 이아손을 위해 가족도 고향도 배신하고 모든 것을 바쳤지만, 메디아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다. 메디아는 비정한 복수를 준비하고, 그 복수의 칼날은 자기자신마저 파멸시킨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는 4월 2일까지.

▲ 고전의 재해석, 연극 <메디아> 공연 사진 국립극단의 연극 <메디아>는 고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사랑하는 남편 이아손을 위해 가족도 고향도 배신하고 모든 것을 바쳤지만, 메디아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다. 메디아는 비정한 복수를 준비하고, 그 복수의 칼날은 자기자신마저 파멸시킨다.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는 4월 2일까지. ⓒ 국립극단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희곡 <메디아>가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의 현대극으로 재해석되어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됐다. 메디아(이혜영 분)는 남편 이아손의 바람에 분노하여 자식을 살해하는 인물이다. 이아손의 고통이 메디아의 만족이다. 고대 그리스로부터 2500년의 시공간을 넘어선 피의 색채가 여전히 섬뜩하다.

로버트 알폴디의 <메디아>는 원작과 결말에 차이가 있다. 원작 <메디아>는 메디아가 용의 수레에 자식의 시체를 태우고 아테나이로 도망가지만, 로버트 알폴디의 메디아는 자식의 시체 곁에서 이아손에게 목이 졸려 죽임을 당한다.

흑해 연안의 콜키스와 고향 이올코스에서 이아손은 메디아와 험난한 모험을 했다. 사나운 용과 사기꾼 왕과 싸웠다. 문명화된 도시국가 코린토스로 넘어온 이아손과 메디아는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남편의 바람으로 오래 지속하지 않았다. 코린토스 공주와 재혼은 이아손에게 부와 명예를 약속했다.

이아손이 분노한 메디아에게 찾아가 재혼은 메디아와 자식에게도 이롭다고 말한다. 가족 모두가 코린토스 왕가의 구성원이 된다. 메디아에게 싫증 나서도, 여색을 탐하는 것도, 많은 자식을 원하는 게 아니다. 격분한 메디아는 마음을 갉아먹는 부는 필요 없다며 듣지 않는다. 메디아는 이아손에 앞서 코린토스 왕 크레온에게 자식과 함께 추방명령을 받았다.

이아손의 미래가 투명하게 비치는 시기에 메디아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러던 중 아테나이 왕 아이게우스가 메디아의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자 메디아는 배신에 대한 잔인한 복수를 실행한다. 치명적인 독을 바른 황금 머리띠와 예복을 코린토스 왕 크레온과 공주에게 보낸다. 비극을 전한 자식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한다. 이아손의 미래가 빨간 드레스를 입은 메디아의 색채로 물들었다.

이기적과 무력감의 반복이다. 이아손의 설득에는 메디아가 비집고 들어설 틈이 없다. 메디의 복수는 분노에 눈이 멀었다. 대화는 있지만, 소통은 없다. 메디아와 이아손은 그럴듯한 말을 하지만 대화의 종결이 비극이라는 점에서 모두 궤변이다.

연극에서도, 희곡에서도 두 아들, 자식은 말이 없다. 문맥으로 읽어야 하는 이들이 메디아 이야기가 진정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이들이 아닐까? 아버지 이아손의 재혼으로 나라에서 추방당할 위기이다, 어머니 메디아의 분노로 살인의 도구가 된다. 그리고 비참하게 죽는다. 오늘날에도 메디아의 원형이 발견된다. EBS 다큐멘터리 <달라졌어요>를 보면 부부가 서로에게 비난하고 아이는 침묵한다. 부부의 논리는 메디아와 이아손과 같이 평행선이다. 부부간의 불화는 자식에게 은밀한 상처를 지속해서 안긴다. 정신과 의사와 상담심리사는 에우리피데스가 되어 부부에게 조용히 우는 아이의 존재를 환기한다.

메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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