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40홈런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홈런왕에 등극한 최정

2016시즌 40홈런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홈런왕에 등극한 최정 ⓒ SK 와이번스


최근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흔하게 쓰인다. 말그대로 역대를 통틀어 그 어떤 것이나 사람보다 최고라는 의미다. 현재 KBO리그에는 그야말로 '역대급' 3루수 반열에 올라선 선수가 있다. 비록 WBC 대표팀은 외면했지만 KBO리그 최고의 3루수인 SK 최정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최정은 시즌 40홈런을 쏘아올리며 NC 테임즈와 함께 공동 홈런왕에 등극했다. 데뷔 첫 40홈런 등극이라는 숫자에서 느껴지는 만족감 외에도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렀다는 점에서 선수 본인에게는 최고의 한 해였다.

2014~15시즌 동안 최정이 여러 부상으로 고전한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프로 데뷔 초창기부터 주전으로 뛰며 10년 가까이 쉬지 않고 달려왔다. 또한 WBC나 아시안게임 등 대부분의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비시즌에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 최정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최정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최정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탈이 나도 이상할 게 없는 고단한 일정이었지만 타고난 체력이 좋은 선수였기에 그만큼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큰 부상 없이 141경기에 출장하며 지난 2년간의 아쉬움을 떨친 2016시즌은 최정에게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최정을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하게 해준 숫자인 40홈런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우선 KBO리그 역대 3루수 중 한 시즌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지난 해 최정을 포함 단 세 명뿐이다.

7관왕에 등극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2010년 이대호가 44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소속팀 선배이자 초창기 외인 타자 페르난데스가 45홈런을 때려내며 3루수 단일시즌 역대 최다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최정은 40홈런 고지에 올라서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재 최정은 박석민(NC),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범호(KIA) 등 좋은 3루수들이 즐비한 가운데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며 2010년대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고 있다. 16시즌 최정은 '당대' 최고라는 평가를 넘어 '역대' 최고 3루수에 도전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

# KBO리그 주요 3루수들의 통산 기록

 KBO리그 전체 3루수 중 역대급 성적을 남기고 있는 최정(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리그 전체 3루수 중 역대급 성적을 남기고 있는 최정(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역대급으로 꼽히는 주요 3루수들의 통산 기록과 비교해 보면 최정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까? 87년생으로 이제 만 30세가 된 최정이지만 현재까지 쌓은 기록만으도 상위권이다. 이미 통산 225홈런을 터뜨린 그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은퇴한 김동주(273홈런), 노장 이범호(283홈런)뿐이다.

위 표에 제시된 7명의 3루수들은 모두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역대급 선수들끼리 비교했을 때 각기 부족한 면이 보인다. 통산 2019안타를 기록하며 3루수 중 유일하게 2000안타를 돌파한 정성훈은 타 선수에 비해 홈런이 적고 장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가 가장 낮다.

3루수 중 통산 홈런 1위인 이범호는 뛰어난 장타력에 비해 정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통산타율도 0.271로 가장 낮고 16시즌을 치렀음에도 4시즌이 적은 최정과 안타 개수의 차이가 300개가 되지 않는다.

통산 최다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한대화는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의 3루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경기 수가 적고 은퇴 시기가 빨라 그 명성에 비해 누적 기록이 부족한 편이다.

비율 스탯이 뛰어난 박석민은 높은 출루율(0.411)을 바탕으로 통산 3루수 OPS 1위(0.925)에 올라있다. 하지만 잔부상이 많은 편이고 최정에 비해 2살이 많은 85년생이기 때문에 누적 기록에서 최정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에 언급된 6명과 비교할 때 기록 상으로 보이는 뚜렷한 약점이 없다. 정성훈만이 넘어선 2000안타에 충분히 도전할 만하고 장타력 역시 뛰어나다. 이범호의 홈런 기록을 충분히 경신할 만함에도 정확성이 떨어지지 않아 2할9푼이 넘는 통산 타율을 유지 중이다. 또한 현역선수 중 한대화의 골든글러브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유일한 선수 역시 최정이다.

시계를 5년 정도 전으로 돌려보면 최고 3루수 논쟁은 이미 결론이 난 주제였다. 3루수로서 가장 뛰어난 통산 기록을 남긴 김동주가 이견이 없는 역대 최고로 꼽혔기 때문이다. 김동주가 남긴 기록이 워낙 엄청난 탓에 당시만 해도 최정이 그를 넘어서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어느새 최정은 김동주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향후 역대 최고 3루수를 논할 때의 쟁점은 최정의 통산 기록이 김동주를 넘어서는 순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2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최정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마그넷 정'편)

2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최정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마그넷 정'편)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웹툰)


최정에게 당면한 과제는 소속팀 SK의 강력함을 되찾는 것이다. 최정이 소년 장사로 불리던 시절 SK는 KBO리그를 지배하던 강팀이었다. 리그를 호령하던 이른바 SK 왕조 시절 최정은 3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40홈런을 기록하며 개인적으론 더할 나위 없는 시즌을 보낸 최정이지만 "이제는 한국시리즈에 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최고의 기량을 보인 최정은 향후 몇년간 선수로서 절정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시즌 SK의 경우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등 차별되는 행보를 보이곤 있지만 에이스 김광현이 이탈했고 뚜렷한 전력 강화 요인이 없기에 우승을 노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절정기를 맞은 최정이 맹활약을 펼쳐 SK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린다면 그의 가치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 경력의 초반을 리그 최강 팀과 함께한 최정이었다. 향후 4~5년 동안 SK의 전성시대를 다시 이끈다면 이견없는 역대 최고 3루수가 될 최정이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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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정민 필진/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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