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전설적인 축구명장 루이스 판할(66)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판 할은 1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매체인<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지도자 생활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더 이상 지도자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감독 은퇴를 선언했다.

반 할 감독은 최근 중국 수퍼리그 팀으로부터 3년간 5000만 유로(약 627억원) 연봉의 제안을 받았지만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거절한 바 있다. 영국< BBC >는 판 할의 은퇴 소식을 전하면서 "판 할이 최근 사위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감독직에 깊은 회의감을 느낀 것 같다"고 감독 은퇴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네덜란드의 특별했던 축구명장

판 할 감독은 '축구 강국' 네덜란드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남긴 감독으로 꼽힌다.

1991년 AFC아약스를 맡아 세 번 네덜란드 리그 정상에 오른 판 할은 감독 데뷔 첫 시즌만에 UEFA 컵 우승을 이끌었고, 1994~1995시즌에는 네덜란드 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란히 무패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며 전설의 발걸음을 시작했다.

판 할 감독은 1997년까지 아약스를 이끄는 동안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마르크 오베르마스, 데니스 베르캄프, 프랑크 데 부르, 클라렌서 세도로프, 에드빈 판데사르를 유망주에서 대스타로 키워낸 '장인'이기도 했다.

아약스에서의 성공을 뒤로 하고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한 판 할 감독은 두 차례 라 리가 우승(1997-1998, 1998-1999)을 들어올렸지만, 팀 내 에이스였던 히바우두와 불화설로 논란을 빚으며 2000년 사임했다.

이후 판 할은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2002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감독 데뷔 이래 쓰라린 첫 실패를 맛봤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유로 2000에서 4강에 오르며 전성시대를 펼쳤던 네덜란드였기에 본선행 진출 실패 충격은 심했고, 자국 팬들에게 집중 비난을 받은 판 할은 3년 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2005년 네덜란드 중소 클럽인 AZ 알크마르 감독으로 복귀한 판 할은 2009년 여름 독일 최고명문 FC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으며 주목을 받았고,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2009~2010)만에 리그 우승을 이끌며 네덜란드인 감독으로는 사상 첫 분데스리가를 우승한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은 판 할 감독에게 운명의 해였다. 조국 네덜란드가 12년만에 그에게 손을 내밀었기 때문. 네덜란드는 그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유로 2012에서 조별리그 3전 전패를 당했다. 물론 당시 감독이었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은 경질됐고,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판 할 감독을 구원자로 선택했다.

10년 전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하며 생채기를 보냈던 판 할 감독으로서는 다시 주어진 소중한 기회였고, 이번에는 꼭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할 미션이었다.

물론 네덜란드 축구협회의 선택은 옳았다. 판할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 D조 1위를 이끌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본선에서는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변칙 전술과 적재적소의 선수 기용으로 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네덜란드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판 할 감독의 마지막 감독직이 돼버린 맨유에서의 생활은 지금 돌이켜봐도 아쉬운 '옥에 티'다. 선수와 언론들과의 잦은 마찰로 구설수에 올랐고, 수비 축구 전술을 펼치며 지루한 경기를 펼친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판 할 감독은 지난해 5월 22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FA컵 결승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FA컵 우승을 이끌었지만 이틀 후 바로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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