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토브리그도 거의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몇몇 선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FA 계약을 마쳤고 외국인 선수 후보에서 옥석을 가리는 중이다. 이제 해가 바뀌고 얼마 뒤엔 따듯한 곳으로 스프링 트레이닝을 하러 갈 것이고 3월에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17년 3월 31일에는 대망의 2017시즌이 개막하게 된다. 이승엽 선수의 600호 홈런을 필두로 수많은 기록이 쏟아져나왔던 2016시즌. 2017시즌에는 어떤 대기록들이 나오게 될지 미리 살펴보자.

[하나] 2017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박한이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 박한이는 2017시즌 1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칠 수 있을까?

▲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 박한이는 2017시즌 1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칠 수 있을까? ⓒ 삼성 라이온즈


이제는 꾸준한 타자의 상징이 된, '킁킁이' 박한이 선수가 양준혁 해설위원과 타이기록인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넘어 최초로 1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에 도전한다. 세 자릿수 안타를 치려면 당연히 안타를 잘 쳐야 하지만 그 전에 먼저 꾸준하게 경기에 나와야 한다. 경기에 출장하려면 부상에 대비한 몸 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16년 연속으로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는 건 박한이가 몸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했는지를 알려주는 것. 2016시즌엔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 하는 일이 잦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401타석에 들어섰고 349타수 105안타를 기록했다. 시즌이 끝나고 2017시즌을 대비해 곧바로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박한이. 내년에 건강하게 복귀해서 '1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대기록을 기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둘] 2000안타의 사나이 이진영·김태균

이진영과 김태균 이진영(왼쪽)과 김태균(오른쪽)은 2017시즌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 이진영과 김태균 이진영(왼쪽)과 김태균(오른쪽)은 2017시즌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 kt 위즈, 한화 이글스


kt 위즈(아래 케이티)의 이진영과 한화 이글스(아래 한화)의 김태균이 나란히 2000안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안타 개수만 봤을 땐 1959개인 이진영이 먼저 2000안타의 10번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FA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향후 거취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고 대기록 달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2000경기 출장까지 53경기 남겨둔 이진영은 2017시즌에 어느 팀에서 뛰게 될까?

한화 이글스 김태균은 1828개 안타를 기록 중이다. 172개를 더 쳐야 2000안타를 달성할 수 있기에 낙관할 수는 없지만 2016시즌 193안타를 기록한 김태균이기에 2017시즌 동안에 달성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과연 2017시즌에 두 명의 2000안타 타자가 나올 수 있을까?

이호준 선수도 2000안타까지 김태균보다 적은 169개 남았는데 한 시즌 평균 100~115개 정도의 안타를 때려내는 이호준 선수가 한 시즌 안에 갑자기 169개를 쳐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야구는 모르는 거니까 그의 2000안타 달성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셋] 이대형 500도루

통산 500도루를 목전에 둔 이대형 이대형은 과연 2017시즌 500도루를 넘어설 수 있을까?

▲ 통산 500도루를 목전에 둔 이대형 이대형은 과연 2017시즌 500도루를 넘어설 수 있을까? ⓒ kt위즈


'슈퍼소닉' 이대형 선수가 500도루까지 18개를 남겨놓았다. 현재 최다 도루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전준호 선수의 550도루를 넘어서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리고 있다. 이대형 선수는 현재 34세로 내년이면 35세이다. 하지만 2016시즌에도 3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자신의 스피드의 건재함을 알렸다. 부상이 없다면 내년 시즌 500개는 무리 없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2018년엔 새로운 최고 대도의 탄생을 알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가능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대형은 2016시즌에만 192안타를 때려내며 최형우, 김태균과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최다 안타 경쟁도 벌였다. 이 기세라면 2017시즌에 178개의 안타를 추가해 1500안타 기록도 달성 가능할 것 같다. 또한, 이대형이 내년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한다면 11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게 되고 16경기만 출장하면 1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다. 여러모로 이대형에게 풍성한 기록이 쏟아지는 정유년이 될 것 같다.

[넷] 장원준 좌완 최초 8년 연속 10승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NC의 경기. 두산 선발 장원준이 2회초 역투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NC의 경기. 두산 선발 장원준이 2회 초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6시즌 좌완 최초로 7년 연속 10승 투수가 된 장원준. 좌완 투수 중 네 번째로 100승 고지를 밟기도 했다. 이제 장원준은 이강철 코치의 10년 연속 10승 기록을 바라본다. 장원준은 꾸준하다며 팬들이 붙여준 별명 '장꾸준'. 두산 베어스와 82억에 FA 계약을 할 때만 해도 거품이라며 거품을 물던 야구 팬들을 그의 꾸준함으로 잠재웠다. 롯데에서 5년 동안 두 자릿수 승수, 두산에서의 2년 동안 각각 12승과 15승을 거두며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장원준. 그리고 2017년, 그는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좌완 최초 8년 연속 10승에 도전한다. 과연 장꾸준은 2017년에도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좌완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다섯] 정근우 12년 연속 20도루, 이종욱 1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아깝다' 6월 19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 7회 말 무사 한화 정근우가 삼진 아웃을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아깝다' 6월 19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 7회 말 무사 한화 정근우가 삼진 아웃을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근우가 2006년 SK 시절부터 쌓아온 20도루 이상 기록을 이어가려 한다. 1982년생으로 내년이면 36세가 되지만 녹슬지 않은 주루로 매년 2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 11시즌 동안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이미 344도루를 기록했고 400도루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종욱도 비슷하게 11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고 1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 도전한다. 2006년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이어온 두 자릿수 도루 기록을 이어가는 것.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이후 도루 개수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뛰고 있는 이종욱이다. 과연 정근우와 이종욱은 나란히 같은 해에 비슷한 도루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까?

[여섯] 이승엽의 개인 기록들

 14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무사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삼성 이승엽이 한일통산 600홈런을 치고 있다.

지난 9월 14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 말 무사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삼성 이승엽이 한일통산 600홈런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2017시즌을 끝내고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승엽. 2017시즌을 불태우고 박수칠 때 떠나겠다는 그의 결정을 존중하며 박수를 보낸다. 2017시즌이 끝나면 그가 남긴 모든 한일 통산 기록들은 전설로 남을 것이다.

2017시즌 전 이승엽 한일 통산 기록들
2568경기 출전 (한국 1771경기, 일본 797경기)
9629타수 (한국 6660타수, 일본 2969타수)
2710안타 (한국 2024안타, 일본 686안타)
602홈런 (한국 443홈런, 일본 159홈런)
1158BB(한국 906BB, 일본 252BB)

우선 이렇게 6가지 기록을 살펴봤다. 거창한 기록은 아니지만 2017년에 달성할 수 있는 재밌는 기록들도 몇 가지 있다.

[일곱] 최정 200 몸에 맞는 볼

 30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1사 상황에서 SK 최정이 몸에 투구를 맞고 있다.

30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 초 1사 상황에서 SK 최정이 몸에 투구를 맞고 있다. ⓒ 연합뉴스


공이 몸에 달라붙는 것처럼 와서 맞는다는 뜻의 별명 '마그넷정'의 200 몸에 맞는 볼까지 16개 남았다. 적게 맞은 해도 있지만 꾸준하게 10~20개 이상 맞았으니 왠지 무난하게 2017시즌에 달성(?)할 것 같다.

[여덟] 이대형 개인 통산 10홈런

슈퍼소닉 홈런  지난 2010년 6월 1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2회 말 2사 1, 2루에서 LG 이대형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짜리 홈런을 치고 1루를 돌며 손을 번쩍 들고 있다.

▲ 슈퍼소닉 홈런 지난 2010년 6월 1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경기 2회 말 2사 1, 2루에서 LG 이대형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짜리 홈런을 치고 1루를 돌며 손을 번쩍 들고 있다. ⓒ 연합뉴스


2016년 6월 18일 이대형이 '통산 9호' 홈런을 때렸다. 시즌 9호가 아니고 통산 9호이다. 이대형이 2003년부터 14년 간 프로에서 뛰면서 홈런을 딱 9개 때렸는데 한 개도 못 때린 시즌도 많고 2개 친 시즌은 딱 한 차례 있다. 내년에 우리는 이대형의 '통산 10호 홈런'을 볼 수 있을까?(참고로 조동화도 통산 9개 홈런을 쳤다.)

[아홉] 정성훈과 홍성흔의 통산 병살타 1위 타이틀 대결

추격 시작하는 LG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NC와 LG 경기에서 8회 말 2사 2·3루 LG 정성훈이 2타점 적시타를 쳐내고 있다.

▲ 추격 시작하는 LG 10월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NC와 LG 경기에서 8회 말 2사 2·3루 LG 정성훈이 2타점 적시타를 쳐내고 있다. ⓒ 연합뉴스


병살타 하면 딱 떠오르는 선수가 홍성흔이지만 정성훈도 만만치 않다. 홍성흔이 워낙 눈에 띄는 선수였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서 그렇지 이 둘의 병살타 개수의 차이는 23개밖에 되지 않는다. 2016시즌이 끝나고 홍성흔이 떠난 KBO리그 현역 병살타 1위는 정성훈이 차지해버렸다. 홍성흔이 77년생이고 경희대 학사를 마치고 1999년에 프로 입단했고 정성훈은 80년생이고 광주제일고 졸업에 99년에 입단했다. 입단해가 같은 동기이지만 나이는 3살 차이가 난다. 홍성흔이 2016시즌에 230병살타를 끝으로 프로 생활을 마감했는데 같은 나이까지 프로 생활을 하고 은퇴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207개의 병살타를 기록한 정성훈이 홍성흔을 넘어설지도 모르는 일이다. 흥미로운 대결이다. 과연 정성훈은 홍성흔을 넘어설 수 있을까? (단일 시즌 병살타 기록 1위는 2004년 김한수 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가진 23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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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종훈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무명작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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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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