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27일 펼쳐진 KIA전 승리로 인해 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5위 KIA와의 승차를 '3'으로 벌렸다. 이제 LG는 남은 6경기에서 3경기를 승리할 경우 KIA의 결과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4위를 결정짓게 됐다.

LG가 후반기에 이렇다 할 연패를 타지 않은 채 꾸준하게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바로 마운드가 있었다. 가을야구 진출의 분수령이 됐던 9월 중순 이후 8경기에서 LG 투수진은 경기당 2점만을 내주는 지키는 야구를 선보였다.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 야구의 가장 기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 투수력이 뒷받침 되며 LG는 가을야구 진출이 매우 유력해졌다.

마운드 안정의 KEY가 된 '에이스 듀오'

 류제국과 허프

류제국과 허프 ⓒ lg트윈스


팀이 9월 상승세를 탄 비결에는 단연 중심을 잡아준 '에이스 듀오' 허프와 류제국이 있다. LG는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코프랜드를 방출시키고 허프를 영입하며 가을야구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그 선택은 명쾌하게 적중했다. 허프는 69.1이닝 동안 2.9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10경기 선발등판에서 6승을 쓸어 담았다. 또한 그가 기록한 9월 평균자책점 1.13은 리그 전체 1위다. LG가 가을야구에 진출한 뒤에도 1선발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분위기다.

좌투수에 허프가 있다면 우투수인 류제국 역시 후반기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다. 전반기에는 5승 8패 5.11의 성적을 보이며 차기 WBC 대표팀 후보로 꼽히기에 머쓱한 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전반기보다도 적은 12경기 출장에 무려 8승을 따냈다. 특히 지난 8월 말 허프가 손가락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동안 류제국이 없었다면 LG는 치명적인 연패를 기록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시점에 류제국은 팀의 주장으로서 빈 자리를 채우러 온 어린 선수들까지 잘 챙기며 자신의 역할도 톡톡하게 해냈다.

허프와 류제국의 좋은 페이스는 가을야구에 나서는 LG에게도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가을야구에서는 통상 3명 혹은 4명의 선발진만으로 시리즈를 치를 수 있다. 지금 현재 LG에게 3선발 자리는 물음표가 붙지만 3선발 후보로 꼽히는 우규민, 소사, 임찬규, 봉중근이 1경기에 모두 투입될 수도 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LG의 선발진은 투고타저 흐름 속에서 가을야구에 진출한 LG가 가진 최고의 무기가 될 전망이다.

'실험 성공' LG의 필승 계투진

LG의 이번 시즌 순위와 상관없이 가장 큰 수확을 꼽는다면 단연 새롭게 선보인 마무리 임정우와 셋업맨 김지용이다. LG가 리빌딩 뿐만 아니라 성적까지도 잡아보겠다는 결정을 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이 두 투수가 후반기에 완전히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임정우는 전반기에만 블론 세이브 4개 포함 5.06의 평균자책점을 보이며 마무리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받았다. 특히 임정우는 속구가 아닌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유형의 투수이기 때문에서도 9회를 맡기에는 적합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주무기인 커브의 사용을 극대화시키며 후반기에는 14세이브를 올리며 평균자책점도 2.54로 낮췄다. (스텟티즈 자료에 따르면 임정우의 커브 구종가치는 보우덴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다)

한편 김지용은 지난 6월 엔트리 진입 이후 8경기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단숨에 LG 필승계투진에 합류했다. 이동현, 유원상, 진해수 등의 불펜진보다도 김지용이 중용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위기상황에 강했기 때문이다.

득점권에 워낙 강한 모습을 보이다 보니 양상문 감독 역시 6회 혹은 7회에도 위기상황이 오면 여지없이 김지용을 투입하곤 했다. 특히 주자를 2루 혹은 3루에 놓은 상황에서 78명의 타자에게 단 한 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제는 김지용 없이 불펜진을 구상하는 것은 어려워진 LG의 마운드가 됐다.

가을야구에도 LG 마운드는 힘을 낼까

4위가 되든, 혹여나 5위가 되든 2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기회를 얻은 LG다. 물론 류제국과 우규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새 얼굴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불펜진의 주축이 된 임정우, 김지용, 정찬헌 등은 2년 전 필승조였던 정현욱, 이동현, 봉중근에 대비해 많이 젊어졌다. 베테랑을 중용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2년 전과는 달리 이제 신예의 패기로 상위 시리즈 진출을 노려야 하는 시점이 왔다.

그래도 이 젊은 선수들의 최근 기세나 위기 관리능력은 모두 좋다. 후반기에 들어 단기전처럼 마운드를 운용해 오면서도 LG는 투수진 스스로 자멸해 경기를 내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이제는 시즌을 거듭하며 안정을 찾은 모습이고, 투고타저 흐름에 역행하며 일찌감치 가을야구에 진출한 팀들의 경계대상이 되었다. 이번 가을, 신바람을 타기 위한 탄탄한 마운드를 만들어낸 LG의 기세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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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청춘스포츠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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