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1사 상황에서 SK 최정이 몸에 투구를 맞고 있다.

30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1사 상황에서 SK 최정이 몸에 투구를 맞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엉덩이 부위에 공을 맞은 최정(29·SK 와이번스)은 그러려니 하고 1루로 걸어나갔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가 맞붙은 7일 저녁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최정은 첫 타석부터 사구(몸에 맞는 공)로 출루했다.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KIA 선발 지크 스프루일이 던진 공에 엉덩이 부위를 맞았다. 최정의 개인 통산 182번째 사구다. 그는 이 부문의 KBO리그 새 기록을 써나가는 중이다.

4월 28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사구 167개를 기록, 박경완(전 SK·166개)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이후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물론 결코 기분 좋은 기록은 아니다. 사구는 자칫 선수 생명을 단축할 정도의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정 자신도 "그렇게 많이 맞고도 아직 크게 다치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말한다.

최정이 '사구 200개'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는 2009∼2013년 5년 연속으로 20개 넘는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올해도 지금까지 21번이나 맞았다.

세계로 눈을 돌려봐도 최정의 기록은 놀랍다. 약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도 200개 이상의 사구를 기록한 선수는 7명밖에 없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189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휴이 제닝스(1869∼1928년)다. 그는 287개의 사구를 기록했다. 현역 선수 중 1위(역대 10위)는 188번이나 몸에 맞은 체이스 어틀리(38·로스앤젤레스 다저스)다.

그렇다면 최정은 왜 이렇게 많이 맞는 것일까. 정경배 SK 타격코치는 "최정은 공을 오래 본다"며 "피할 수 있는 공도 오래 보려다 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많이 맞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의 장타력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최정은 현재까지 35개의 홈런을 쏘아 올려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강하다. 투수로서는 피하고 싶은 상대다. 투수들은 의식적으로 공을 몸쪽으로 바짝 붙일 수밖에 없다.

최정은 아직 선수 생활이 한참 남았다. 다치지만 않고 '제때' 은퇴한다면 최정의 사구 부문 대기록은 오랫동안 깨지지 않으리라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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