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에서 '여름'은 5월 첫째 주 금요일부터 9월 노동절 주말까지의 총 4개월을 지칭한다. 올해는 5월 6일~9월 4일이었다. [편집자말]
매년 여름 시즌은 엄청난 자본을 등에 업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치열한 대결이 이뤄지는 기간이다

덕분에 그해 최고 흥행작들은 대개 이 시기에 개봉된 작품들의 몫이 되고는 하는데 올해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시간에는 매주말 미국 극장가 흥행 순위 대신 2016년 여름 북미 흥행 총결산으로 대신 진행해보고자 한다.

2016년 5월~9월 첫째 주까지 개봉된 영화 중 누적 수입 1억 달러를 돌파한 작품은 총 14편. 지난해 12편에 비해 2편이 증가했지만 이들 영화의 총 흥행수입은 약 42억 달러(박스오피스모조닷컴 집계)로 전년도 대비 2억 달러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무려 6억 달러 이상을 번 <쥬라기 월드>의 존재감으로 인한 차이로 볼 수 있다.

[효자상품] <도리를 찾아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마이펫의 이중생활>

 영화 <도리를 찾아서>의 한 장면

영화 <도리를 찾아서>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미 잘 알려진대로 올 여름 미국 극장가의 승자는 <도리를 찾아서>다.  역대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북미 흥행 성적을 거두면서 2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7000만달러 이상의 차이로 앞섰다.  사실상 2016년 흥행 1위 자리 역시 예약을 마친 상태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마블의 주요 인기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면서 놀라운 흥행 성적을 거뒀다.  지난 3~4월 개봉작인 <주토피아> <정글북>, 그리고 여름 인기작 <도리를 찾아서>와 더불어 상반기 디즈니 돌풍의 주역으로 이름값을 톡톡해 해냈다.

이밖에 <마이펫의 이중생활>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이 뜨거웠던 미국 극장가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  2016 여름 북미 박스오피스 Top 10
1위 <도리를 찾아서> 4억8184만 달러
2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4억796만 달러
3위 <마이펫의 이중생활> 3억5855만 달러
4위 <수어사이드 스쿼드> 2억9742만 달러
5위 <엑스맨: 아포칼립스> 1억5544만 달러
6위 <제이슨 본> 1억5516만 달러
7위 <스타트렉 비욘드> 1억5429만 달러
8위 <센트럴 인텔리전스> 1억2742만 달러
9위 <고스트버스터즈> 1억2624만 달러
10위 <레전드 오브 타잔> 1억2598만 달러

[이름 값 못한 기대작] <워크래프트> <레전드 오브 타잔> 기타 속편 영화들

 영화 <워크래프트>의 한 장면

영화 <워크래프트>의 한 장면 ⓒ UPI코리아


이번 여름 북미 지역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작품으로는 가장 먼저 <워크래프트>(28위)를 언급할 수 있다.  무려 1억6000만 달러 이상의 순수 제작비가 투입되었지만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이의 1/4 수준인 4722만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만 무려 3억8631만 달러를 벌며 나름의 자존심은 세웠다. 

미국 시장 부진으로 인해 현재 기획중인 2편은 북미 개봉 없이 중국 등 해외에서만 선보일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1억8000만 달러 이상이 들어간 <레전드 오브 타잔>(10위)도 체면을 구긴 영화 중 하나다.  북미 1억 2598만 달러(해외 2억2870만 달러) 수입에 머물면서 속편 제작의 기대감마저 날려버리고 말았다.

한편 인기 영화 속편들의 연이은 부진은 2016년 여름 미국 극장가의 또 다른 흐름 중 하나로 손 꼽을 수 있다.

2016 여름, 전작에 못 미친 속편
5위 <엑스맨: 아포칼립스> 1억5544만 달러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억3392만 달러
12위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1억305만달러  /  <인디펜던스 데이> 3억616만 달러
16위 <닌자 터틀: 어둠의 히어로> 8203만 달러  /  <닌자 터틀> 1억9120만 달러
18위 <거울나라의 앨리스> 7704만 달러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3억3419만 달러
20위 <나우 유 씨 미 2> 6507만 달러  /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1억1772만 달러
22위 <아이스 에이지: 지구대충돌> 6263만 달러  /  <아이스 에이지: 대륙이동설> 1억6132만달러
24위 <나쁜 이웃들 2> 5534만 달러   /  <나쁜 이웃들> 1억5015만 달러

특히 전편 대비 1/4 수준의 매출에 그친 <거울나라의 앨리스> 20여 년 전 1편의 근처에도 못미친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등은 단순히 전작의 인기만 믿고 안이하게 제작된 속편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당연한 결과를 보여주고 말았다.

[깜짝 흥행작] <센트럴 인텔리전스> <배드 맘스>

 영화 `센트럴 인텔리전스` 포스터

영화 `센트럴 인텔리전스` 포스터 ⓒ Universal Pictures


꼭 대자본이 투입된 영화만이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니다.  당초 현지에선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의외의 인기를 얻은 작품으론 '더 락' 드웨인 존슨과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주연을 맡은 범죄 수사 코미디 <센트럴 인텔리전스>를 손꼽을 수 있다.  전형적인 미국식 유머로 중무장된 영화인 탓에 여름 시즌 Top 10 중 유일하게 국내 미개봉된 작품이다.

2016 여름 깜짝 흥행작
8위 <센트럴 인텔리전스> 1억2742만 달러
13위 <배드 맘스> 1억252만 달러
15위 <소시지 파티> 8844만 달러
17위 <퍼지: 일렉션 이어> 7904만 달러
23위 <미 비포 유> 5624만 달러

또다른 코미디 영화 <배드 맘스>(국내 미개봉) 역시 애초 개봉 이전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꾸준한 입소문 등에 힘입어 1억달러 수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밖에 <소시지 파티> <퍼지: 일렉션 이어> 등 제작비 1000만~2000만 달러 수준의 저예산 영화들이 대작의 틈바구니 속에서 의외의 성공을 거뒀다.

<맨 인 더 다크> 2주 연속 1위 질주

 영화 <맨 인 더 다크>의 한 장면

영화 <맨 인 더 다크>의 한 장면 ⓒ UPI코리아


한편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9월 2~4일)에선 공포영화 <맨 인 더 다크>가 2주 연속 흥행 정상을 차지했다.  1570만 달러의 수입으로 전주 대비 40% 가량 매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1위를 유지하기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밖에 <수어사이드 스쿼드> <피터의 용> 등이 그 뒤를 이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10 (2016.09.02~04)
1위 <맨 인 더 다크> 1570만 달러 (누적 5112만 달러)
2위 <수어사이드 스쿼드> 1000만 달러 (누적 2억9742만 달러)
3위 <피터의 용> 647만 달러 (누적 6422만 달러)
4위 <쿠보 앤 투 스트링스> 646만달러 (누적 3432만 달러)
5위 <소시지 파티> 530만 달러 (누적 8844만 달러)
6위 <더 라잇 비트윈 오션스> 498만달러 (첫 진입)
7위 <배드 맘스> 474만 달러 (누적 1억252만 달러)
8위 <워 독스> 470만 달러 (누적 3521만 달러)
9위 <헬 오어 하이 워터> 450만 달러 (누적 1465만 달러)
10위 <메카닉: 리크루트> 427만 달러 (누적 1441만 달러)
(배급사/제작사 잠정 집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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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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