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원차트는 온통 <쇼미더머니5> 열풍이다. 단지 시청률로써만이 아니라, 음악으로써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드러났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공'이다. 이런 성공은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19일 오후 신사동 M아카데미에서 Mnet <쇼미더머니5> 우승팀 공동인터뷰가 있었다. 우승자 비와이, 그의 우승을 도운 프로듀서 사이먼도미닉과 그레이, 최효진 PD가 참여해 <쇼미더머니5>를 만든 과정을 여과 없이 말했다.

[사이먼 도미닉] 알고 보니 최대 수혜자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 Mnet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고요. <쇼미더머니5>를 하면서 제 인생이 성실해지고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제가 원래 게으른데, 이젠 방구석에서 음악작업 한다고 늘어져 있지 않아요. 성실해진 에너지를 몰아서 제 앨범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쇼미더머니5>는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최대 수혜자는 물론 우승자 비와이겠지만, 그에 못지않은 수혜자가 있었으니 바로 사이먼 도미닉이었다. 그레이와 함께 프로듀서로서 비와이의 우승을 도운 사이먼 도미닉은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천당과 지옥을 수차례 오갔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털어놨다.

사이먼 도미닉은 <쇼미더머니5>를 찍으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마음이 너무 상해서 촬영 때 계속 욕을 해댔단다. 특히 꼴등을 했을 때는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그 후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제 예능으로 가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마지막 남은 비와이가 품에 온 것이다. 비와이가 자신의 팀으로 올 거라는 1%의 기대도 없었기 때문에 더 놀랐다. 여기서부터 역전이 시작됐다.

"문이 열릴 때 비와이 뒤에서 후광이 났어요. 저희의 구원자였죠. 비와이가 저를 싫어할 거라 생각해서 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같이 작업하면서 너무 좋은 사람이란 걸 알았어요. 제게 위로가 되어주는 친구입니다."

사이먼 도미닉은 비와이와 하루 종일 함께 작업하며 그의 인간적인 매력과 음악 세계에 푹 빠졌다. 이젠 "인간적으로 형제처럼 되어버렸다"고 하며 비와이가 자신의 소속사인 AOMG에 와서 음악적 동료로서도 함께 나아갈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우리한테 와라" 말한 적은 없지만 여러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이날 간담회에서도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며 "비와이가 AOMG에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라는 말을 반복했다.

비와이와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고 힘이 된다고 말하며, 자신에게 믿음을 계속 주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고도 했다. 비와이는 리허설 때 실수를 반복하고도 쌈디에게 "형, 저만 믿으세요, 저는 (본 무대에서) 잘하게 될 거예요, 제가 우승할 거예요, 제가 제일 잘 할 거예요, 무대에서 보여줄게요" 하며 믿음을 줬다고 한다.   

사이먼 도미닉은 비와이의 음악에 대해 "비와이만이 보여주는 스웩이 있다"며 "요즘 돈 자랑, 차 자랑 등 여러 스웩이 많은데, 비와이의 스웩은 간만에 듣는 착한 힙합의 느낌이었다"고 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욕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비와이의 장점이라며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더 듣게 만드는 힙합, 비와이표 착한 힙합을 보면서 자신도 오랜만에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레이] "비와이는 래퍼를 넘어, 음악인"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 Mnet


"비와이는 최고의 래퍼죠. 래퍼란 표현은 모자란 것 같고, '음악'을 너무 잘하고 프로듀싱도 잘하고, 편곡이나 디렉팅도 다 잘해요. 함께 작업하면 '형, 코드를 다른 느낌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아이디어를 던져줘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미소밖에 안 나왔어요."

그레이도 비와이를 극찬했다. 그레이는 자신도 '착한 가사'를 주로 쓰는 편이라 비와이의 긍정적인 감성과 잘 맞는 게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할 때 제가 개인적으로 되게 힘들었는데, 비와이의 가사들이 힘이 됐다"며 "비와이의 음악은 자기만의 스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힙합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밝혔다. "힙합의 좋은 점은 누가 인정하든 안 하든 자기가 믿는 걸 표현하면 되는 것"이라며 "돈이 스웩이다 하면 그게 힙합이고, 검소한 게 좋다면 그게 힙합인 거다, 비와이의 음악에는 자신의 신념이 잘 담겨있기 때문에 사랑 받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레이는 <쇼미더머니5>를 하면서 감정선이 롤러코스터 타듯 매주 달라지는 게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음악을 만들어내야 하고, 또 이게 방송이지만 본업인 음악을 가지고 하는 거라서 장난칠 수는 없는 거라 진실되게 하니까 에너지 소모가 엄청났다고. 때문에 살도 많이 빠졌다. "음원결과가 좋아지면서 살이 오르기 시작하더라"며 그레이는 웃어보였다. 그레이에게도 <쇼미더머니5>는 넘어야할 큰 산이었던 것.

"사실 지난 시즌에도 섭외가 들어왔는데 부담 때문에 거절했어요. 하지만 나이가 먹을수록 제 자리에 대해 확고하게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참여했어요.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얻었어요.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더 채찍질 하면서 살게 됐어요. 군대 다녀온 느낌이고, 마인드 콘트롤을 많이 터득했습니다."

[최효진 PD] 래퍼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 Mnet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착해지지 않았냐, 안일해지고 너무 유해지지 않았냐는 소리를 시작할 때 정말 말이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확신이 있었어요. 워낙 래퍼들의 개성이 강하고, 잘 하고자 하는 준비가 돼 있는 분들이라 미션 과정에서 이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한다면 프로그램이 살 거라고 생각했어요."

<쇼미더머니5>를 연출한 최효진 PD는 주변으로부터 많은 우려를 들었다. 같은 참가자가 시즌마다 반복해 출연하는 것도 우려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최 PD는 어떻게 하면 참가자들이 식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고, 래퍼들의 이야기, 생각, 개성이 십분 표현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밀어붙였다. '본연의 색'이 드러나는 데 가장 중점을 뒀다고도 했다. <쇼미더머니5>의 성공비결을 직접적으로 물었더니 다음처럼 답했다.

"이 프로그램이 서바이벌이라서 그 안에 미션이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런 과정에서 이들이 만드는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진정성 있었어요. 래퍼들을 가까이에서 보니까 이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알겠더라고요. 그 진정성이 공감의 비결 아니었을까요."

최 PD는 참가한 래퍼들, 프로듀서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벌써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갈 때다. 마지막 10회의 소제목을 '새로운 시작'으로 정한 이유도 "<쇼미더머니5>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겠지만 출연해주신 모든 프로듀서와 래퍼들은 앞으로 해나갈 이야기가 많은 거니까 앞으로 더 잘 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답했다.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쇼미더머니5 우승팀 인터뷰. 비와이, 사이먼도미닉, 그레이, 최효진 피디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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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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