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임시총회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5월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전 조직위원장이 추대한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을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했다.

▲ 부산영화제 임시총회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5월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전 조직위원장이 추대한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을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했다. ⓒ 유성호


부산국제영화제가 13일 저녁 임원회를 열고 정관 개정 문제를 다룰 임시총회 소집을 의결했다. 지난 1일 정족수 미달로 인해 이날 재소집된 임원회에서 정관개정과 임시총회 안건이 통과되면서 중요한 한 고비는 넘어선 모습이다. 이날 총회에는 24명 정원 중 15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다.

부산영화제 측은 "임원회에서 정관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어느 정도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며 임시총회는 22일 소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영화제가 공개한 정관 개정안주요 내용은 민간사단법인으로서 조직위원회 명칭을 이사회로 바꾸고 조직위원도 이사로 바꾼다는 부분이다. 이사는 영화계와 부산지역 관련 인사 등으로 구성되는데, 인원은 현재 23명에서 다소 줄어들게 된다.

작품 선정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내용과 함께 부산시가 요구한 투명성과 책임성 부분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가 끝난 후 시민들의 평가를 받는 평가위원회가 구성되는 방식이다. 부산영화제와 부산시가 각각 원하는 내용이 대부분 정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의 가장 핵심인 구체적 이사 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산영화제 측은 "바뀌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세부적인 사항은 총회 때 제공하는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구성이 독립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부분이기에 영화계는 분명하지 못한 합의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지난 6월 23일 기자회견에서 조직위원(이사) 수의 과반을 영화계 인사들이 차지하는 쪽으로 개정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김동호 위원장과 부산시는 임원회에 앞서 15명 정도의 신임 이사 구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악마는 디테일, 구체적 내용 확인 안돼

 지난 5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전 집행위원장. 이 전 위원장은 정관개정 문제에 이사회 구성에서 영화제 쪽 인사들이 과반을 차지해야 제대로 정관개정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전 집행위원장. 이 전 위원장은 정관개정 문제에 이사회 구성에서 영화제 쪽 인사들이 과반을 차지해야 제대로 정관개정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다. ⓒ 유성호


정관개정을 강력히 요구해 온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13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임시총회 소집 소식은 들었는데, 구체적인 정관개정안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뭐라 언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다만 "이사회 구성 문제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며 "영화제 쪽이 무조건 이사회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어야지 그렇지 못할 경우는 정관개정의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치적 탄압으로 서병수 시장에 의해 부산영화제에서 내몰린 이용관 전 위원장에 대한 영화계의 지지가 큰 상태에서, 이 전 위원장의 입장이 영화계 보이콧 철회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전 위원장은 정관개정 문제가 잘 매듭지어질 경우 영화제에 참가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영화계 역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면서 22일 임시총회에서 세부적인 내용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켜보자는 태도다. 정관개정 내용에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경우 8월 초쯤 보이콧에 대한 영화계의 입장 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계의 보이콧 문제가 풀린다고 해도, 영화인들 내부의 감정이 많이 상한 상태에서 개개인들의 참가 거부까지 설득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영화계는 부산영화제 사태를 온전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화계와의 대립을 유발한 서병수 부산시장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동호 조직위원장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대신 사과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취지는 이해하지만 서병수 시장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영화인들의 입장이다. 이용관 전 위원장 역시 서병수 시장의 사과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병수 시장에 대한 영화인들의 반감이 상당히 큰 상태에서 부산시가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관심이다. 지난 5월 김동호 조직위원장 선임을 결정한 임시총회가 끝난 직후 부조직위원장인 김규옥 부시장은 부산시의 사과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유감표명을 하려고 했었는데, 기회를 안 주더라"라고 말했다. 22일 총회에서 정관개정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해 김규옥 부시장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도 영화계 보이콧 철회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월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김동호 신임 조직위원장(가운데)이 김규옥 부조직위원장,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5월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김동호 신임 조직위원장(가운데)이 김규옥 부조직위원장,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유성호



부산영화제 정관개정 임시총회 김동호 이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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