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오디션의 붐으로 탄생한 스타들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아마추어를 벗어나 대중의 날 선 평가에 직면하는 것이다. 오디션으로 아주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할지라도 이후의 행보가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은 사라지고 만다. 오디션 자체보다도 오디션 이후의 행보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척박한 조건을 뚫고도 여전히 음원 강자로 우뚝 선 이들도 있다. 그들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장범준] '벚꽃 엔딩'으로 '음원 좀비' 등극


 가수 장범준은 '벚꽃 엔딩'으로 역주행의 새역사를 썼다.

가수 장범준은 '벚꽃 엔딩'으로 역주행의 새역사를 썼다. ⓒ MBC뮤직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은 봄이 돌아올 때마다 음원차트에 등장하며 '벚꽃 좀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슈퍼스타K> 시즌3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데뷔했지만, 음원만큼은 그 어떤 <슈퍼스타K>우승자 보다 나은 성과를 낸 것이다. '벚꽃 엔딩'을 시작으로 그의 음악은 발매될 때마다 주목을 받는다.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속에서도 장범준의 진가는 여전히 대중에게 인정 받고 있다.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 방송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음원 저작료가 계속 들어와 방송 출연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의 음원 수익은 대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막대한 음원 수입으로 대치동에 건물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며 가장 성공한 오디션 출신 가수 중 하나로 불린다.

[악동뮤지션] 음원 차트 1위 싹쓸이 저력 

 악동뮤지션은 음악성을 인정받으며 음원 강자로 떠올랐다.

악동뮤지션은 음악성을 인정받으며 음원 강자로 떠올랐다. ⓒ YG엔터테인먼트


악동뮤지션은 <K팝 스타> 시즌2에 출연할 당시, 자작곡 '다리 꼬지 마'를 불러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후 엄청난 반응에 힘입어 제작진은 '다리 꼬지 마'의 음원을 발매하기에 이르렀고 그 음원은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저력을 입증했다. 오디션 스타가 데뷔하기도 전에 음원 차트를 휩쓰는 '사건'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후 탄력을 받은 악동뮤지션은 자작곡을 계속 선보이며 대중이 '다음은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하는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이후 오디션에서는 이들처럼 자작곡으로 승부를 보려는 참가자들이 대거 늘어나기도 했다.

데뷔 이후에도 악동뮤지션은 오디션 출신 가수로서는 드물게 음원을 '올킬'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춘 가수로 자리잡았다. '200%', '얼음들', '시간과 낙엽', '리바이(re-bye)',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등 재기발랄한 가사와 신선한 멜로디의 노래들이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천재적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그들만의 세계는 대중을 만족시키며 그들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든다.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남매 듀오라는 콘셉트는 가요계에서 찾기 힘든 구성이었고 그들의 인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백아연] 공감은 나의 무기

 백아연은 공감을 무기로 오디션 당시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백아연은 공감을 무기로 오디션 당시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 JYP엔터테인먼트


박지민, 이하이와 함께 <K팝 스타> 시즌1에 참가한 백아연은 사실 엄청난 주목을 받은 참가자라고 할 순 없었다. 그러나 데뷔 후 백아연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의 역주행은 깜짝 놀랄 만한 저력이었다. 담담하게 읊조리는 듯한 말투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상대방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남녀 사이의 생각 차이, 그리고 혼자서 애타며 설렜던 것에 대한 후회가 적절히 섞인 이 곡은 역주행 끝에 결국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그다음 발표한 '쏘쏘'역시 만만치 않은 힘을 발휘했다. 이번에는 역주행이 아닌, 정주행으로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며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것이다. '쏘쏘'의 무기 역시 공감대 형성이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연애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밍밍한 마음을 공감 가게 표현하며 대중의 지지를 끌어냈다. 아이돌 그룹이 점령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솔로 가수인 백아연은 1위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오디션은 3위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농도 짙어지는 백아연의 역량만큼은 1위라고 할 만하다.

자신만의 '색' 찾는 것이 가장 중요

이들의 특징은 자신의 장점을 찾고, 대중에게 그들의 색깔을 설득시켰다는 데 있다. 이 셋 모두 자작곡 혹은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대중과 소통했고, 시류를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강하게 표출했다. 대중이 반응하는 포인트가 바로 그것이었다. 정형화되고 훈련된 아이돌의 음악도 좋지만, 다소 천편일률적인 가요계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꺼내 보일 수 있는 가수에 대중은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일단 그들의 음악은 귀를 즐겁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감성을 건드리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삼박자가 모두 맞을 때, 대중은 그들을 주목한다. 프로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색을 꺼내 보인 오디션 스타들만이 승승장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장범준 백아연 악동뮤지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