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곡성>의 배우 천우희(좌측)와 나홍진 감독.

영화 <곡성>의 배우 천우희(좌측)와 나홍진 감독. ⓒ FDC


제69회 비경쟁 부문의 초청을 받은 영화 <곡성>에 대한 외신기자들의 질문은 크게 구조와 한국적인 것의 정체로 나뉘었다. <황해>와 <추격자>로 칸영화제를 찾은 나홍진 감독에 대한 관심만큼 비교적 다양한 질문이 나온 셈이다.

18일 오전(현지시간) 팔레 드 페스티벌 내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곡성> 기자 시사가 있었고, 오후에 바로 공식 기자 간담회가 이어졌다. 나홍진 감독, 배우 곽도원, 천우희, 쿠니무라 준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들은 고르게 감독 이하 배우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감독과 배우들에게 다양한 질문 쏟아져

시작은 프랑스 출신 감독이자 평론가인 이브 몽마외르였다. 간담회 진행을 맡은 그는 주로 첫 질문을 던진 후 기자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식으로 행사를 이끌고 있었다. 이브 몽마외르는 "영화가 심리적인 혼동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있다"며 "어떤 의도인지" 궁금해 했다.

나홍진 감독은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며 재치 있게 운을 뗀 후 "굉장히 심리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싶었고, 말씀하신 대로 혼동을 극대화 하는 걸로 절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외신 기자가 유머와 긴장이 적절히 혼재돼 있다고 말하자, 나 감독은 "전작에선 강한 이미지 묘사를 통해 이야기를 끌고 갈 힘을 얻었다면, 이번엔 영화에 기본적으로 깔린 정서 자체를 무서워 할 것이라 짐작했다"며 "이완할 수 있는 시간도 좀 드리고 뭔가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가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한 중국 기자는 나 감독에게 <곡성> 내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부분에 대해 물었다.

"종교에 대한 생각이 물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표면적인 플롯인 건데 대단히 한국적인 종교색을 담아내는 동시에 영화는 성경에 근거한 또 다른 이야기를 갖고 가죠. 세상에 종교는 너무나 많습니다. 영화에선 크게 두 개의 종교를 담아내고 있지만, 관객은 저마다 다른 종교를 가지고 계실 것인데요. 그분들의 종교적 입장을 포함해 모두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나홍진 감독)

천우희 "체력? 몸으로 일단 부딪혀가며 했다"

 영화 <곡성>의 주역들. 왼쪽부터 나홍진 감독, 쿠니무라 준, 천우희, 곽도원.

영화 <곡성>의 주역들. 왼쪽부터 나홍진 감독, 쿠니무라 준, 천우희, 곽도원. ⓒ FDC


곽도원, 천우희, 쿠니무라 준에게는 육체 연기, 심리 연기에 대한 질문이 가기도 했다. 어떤 식으로 감독이 지도했는지 한 외신 기자가 물었다.

"일단 작품을 선택하게 되면 감독과 배우는 한 팀이 됩니다. 그리고 목표가 생기죠. 그 목표는 곧 불특정 다수 관객의 마음을 사는 거고 그 분들에게 행복을 주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서로 지적보다는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려 합니다. 지난 6개월 간 치열하게 노력했고, 다독이고 격려할 만큼 결과물도 훌륭합니다. 소통을 잘 했기에 오늘처럼 해외 영화제에서도 관심 갖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곽도원)

"각 현장마다 약간 감독 성향 등이 다른데 곡성 감독님과 교감은 열려있었습니다. 제 역할이 어떤 초월적인 영역을 담는 건지, 의미를 표현하려는 건지, 이해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 현장은 감독님이 원했던 연기를 그때마다 덧붙여서 서로 만들어가는 현장이었습니다. 체력 문제요? 몸으로 일단 부딪혀가며 했습니다." (천우희)

"배우로서는 극단적으로 힘들었던 작업이었습니다. 감독이 만족할 때까지 배우에게 에너지를 요구하는데 참 힘들지만 그 여정의 끝에는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 거란 걸 알고 있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심리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었죠." (쿠니무라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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