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가 시즌5로 돌아온다. 시즌3에서 래퍼 바비를 프로듀싱해 우승했던 도끼와 더 콰이엇, 감성 힙합을 선보이는 자이언티와 쿠시, 트렌디한 한국 힙합의 선두주자 사이먼도미닉과 그레이, 그리고 한국 힙합의 대부 리쌍과 시즌2 출연자 매드클라운까지.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을 최강 프로듀서 군단이 함께한다.

한동철 PD는 1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쇼미더머니5>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시즌에는 그동안 공들였던 쟁쟁한 프로듀서들이 나오게 됐다, 지원자도 9000명이 넘는다"면서 더욱 커진 스케일을 강조했다. 고익조 PD도 "외형적으로도 커졌지만 프로듀서들의 면면을 보면 내용적으로도 더 넓어졌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래퍼 위주의 힙합이었다면 다양한 힙합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악마의 서바이벌, 이번에는?



<쇼미더머니>는 많은 구설과 논란으로 '악마의 서바이벌'이라 불린다. 지난 시즌4의 경우 출연자들의 랩 가사가 논란이 되면서 방송법상 최고 징계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고익조 PD는 "랩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사를 제재한다거나 하고 있진 않다, 다만 적절하게 방송에 나가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여러 과정의 필터링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래퍼분들 자체도 많이 달라져 불필요한 욕설 등을 점점 하지 않고 있지만, 최대한 가감 없이 내보내려고 한다,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만 심사숙고해 필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사 외에도 지난 시즌에는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스눕독 앞에서 펼친 싸이퍼(Cypher: 래퍼들이 비트에 맞춰 돌아가며 자신의 랩을 선보이는 것) 미션 논란도 있었다. 10분 안에 마이크를 잡지 못하면 탈락한다는 룰이 참가자들의 경쟁을 부추기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던 것. 세계적인 뮤지션 앞에서 한국 힙합의 밑바닥을 보여줬다는 논란이 있었다.

더콰이엇은 "사전에 출연 협상할 때, 지난 시즌 스눕독 앞에서 있었던 싸이퍼 같은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모든 프로듀서가 각자의 취향과 선별방식이 있다, 최대한 공정하게 결정하려고 하고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동철 PD는 프로그램의 "프로그램을 둘러싼 여러 논란은 제작진이 부족했던 부분"이라면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전체 프로그램의 2%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한 PD는 "우리 프로의 최초 취지는 실력 있는 좋은 래퍼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프로의 98%는 <쇼미더머니> 말고는 무대가 없었던 음악 잘하는 좋은 뮤지션들의 주옥같은 랩과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98%는 아무도 이야기 안 해주고, 2~3%밖에 안 되는 논란만 이야기하니 PD 입장에서는 속상하기도 하다,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다듬었고, 지금도 개선해나가는 과정이다. 이번 시즌에는 특히 프로듀서분들과 더 많은 상의를 거치고 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방송 보시면 알겠지만, 더 성숙한 모습 모여드리겠다." (한동철 PD)

논란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쇼미더머니>가 한국 힙합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길은 "<쇼미더머니>가 근 5년 동안 한국 힙합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길은 "유명한 언더 래퍼들이나 프로듀서들도 방송에 출연하지 않으면 음악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다, 음악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을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소극장이나 클럽에서 공연하고 믹스테이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뮤지션들에게 <쇼미더머니>는 큰 무대를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쇼미더머니>는 언더에서 활동하던 훌륭한 뮤지션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줬다. 투자가 늘어나면서 더 좋은 퀄리티의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도 가능해졌고, 관객분들이 늘어나면서 공연 규모도 커졌다. 여러모로 <쇼미더머니>가 언더힙합퍼들에게 좋은 세상을 열어줬다. 대중들이 좋은 힙합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굉장한 영향이다. 부작용도 물론 있지만, 좋은 부분이 더 많다. 힙합 하는 친구들에게 감사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길)

한 PD는 "우리의 실수로 힙합이 왜곡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여덟 프로듀서와 상의해 고치고 다듬어 더 나은 방송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강 라인업이라 불리는 호화 프로듀서 출연진과 9000명이 넘는 최다 지원자, 첫 LA 예선까지. 최고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카리스마 넘치는 프로듀서 4팀과 랩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지닌 참가자들의 공연이 오늘(13일) 오후 11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