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태양의 후예> 현장 스틸컷

▲ KBS2<태양의 후예> 현장 스틸컷 ⓒ KBS2


KBS2 수목 드라마<태양의 후예>는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어 4회 현재까지 24.1%(닐슨코리아 기준) 기록하고 있다. 이는 최근 공중파, 특히 KBS 미니시리즈 드라마 시청률을 봤을 때 고무적인 기록이다. 한류의 주역이었던 <별에서 온 그대>의 최고 시청률인 28.1%(닐슨코리아 기준)을 넘어 30%도 넘지 않겠냐는 기대를 받고 있다.

주인공 '유시진'은 최근 군 복무를 마친 송중기가 열연 중이다. 이전에도 현빈, 이제훈 등 군복무를 마친 배우들의 복귀작이 화제가 되곤 했다. 그러나 화제성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군인이 소재가 된 드라마는 스케일이 큰 만큼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다. 하지만 두드러진 애국심의 6·25 소재 드라마를 제외하고 나면 제작비에 비해 군부대라는 배경의 경직성으로 딱히 떠오르는 드라마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군대 이야기가 먹혔다. 소개팅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란 상식에 찬물을 끼얹는다. 군인이 나오는 로맨스 이야기라니.

<파리의 연인> "내 안에 너 있다"나 "애기야 가자", <시크릿 가든>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 놓은 작품이야", <상속자들> "나 너 좋아하냐?"까지 특유의 달달하고 착착 달라붙는 대사를 쓴 언어의 마술사(?) 김은숙 작가가 또 일을 냈다.

액션·메디컬·멜로... 세 드라마 장르의 완벽 조화

KBS2 <태양의 후예> 현장 스틸컷

▲ KBS2 <태양의 후예> 현장 스틸컷 ⓒ KBS2


김은숙 작가와 김원석 작가는 하나의 작품 안에서 엄청난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드라마는 군인이 나오는 액션 드라마와 의사가 나오는 메디컬 드라마에, 보통은 그 안에서 드라마의 본 주제를 위해 묻히기 마련인 잘생기고 예쁜 남여 주인공이 나오는 멜로가 하나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청자들은 1시간 드라마가 10분처럼 느껴진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를 보는 동안 집중이 잘 된다.

여성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군대 용어가 난무하고, 의학용어까지 마구 날아든다. 중대장이면서 대위, 부중대장이면서 상사, 장군이면서 사령관인 아버지의 딸인 중위의 계급장 정리부터, 종합병원의 교수 과장에, 전문의, 레지던트, 특진 병동의 병원인지 호텔인지 구분 못하는 VIP들, 병원 이사장과의 관계들 말이다. 그러나 머리가 복잡해져서 아픈 것을 느끼기 전에 우리의 아름다운 주인공들이 화면을 채워준다. 그러다 보면 드라마가 끝나 있다.

부사관인지 보안관인지 구별 못 하던, 아니 관심 없던 여성 시청자들이 육군 특전사가 헬기를 정말 타고 다니는지 궁금증을 토로하는가 하면, 요즘은 경직된 군부대 이미지를 탈피 하기 위해 사용을 피한다는 '다나까' 용어까지 인터넷 댓글로 도배 되며 유행어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 휴가 나온 일반 군인들까지 다시 보게 한 '유시진 대위 신드롬'을 실감케 한다.

고구마 커플과 사이다 커플의 적절한 균형

<태양의 후예>의 멜로는 밀당하기 바쁜 일반 멜로 드라마와 비교 불가이다. 일단 첫눈에 반해 돌진하는 유시진은 부대에서 운동하다 말고 "그러지 말고 우리 지금 볼래요? 싫어요?"라고 묻는가 하면, 돌직구 스타일의 강모연(송혜교 분)은 "아니요, 안 싫어요, 오세요"하며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녀는 부당한 교수 임용에 대해 머리 하얀 병원 과장에게 할 말을 다 하는 것은 물론 그녀의 친구인 표지수(현쥬니 분)가 말하는 "걔가 그래 봬도 우리 병원 이사장"인 사람에게 불의의 폭력까지 불사한다. 이런 정의감이 송송커플(팬들이 지어준 송중기, 송혜교 커플의 별칭)의 공통점이다. 능력은 물론 책임감이 강한 멋진 리더이기도 한 이 커플은 흠잡을 곳이 하나 없는 완벽한 사람들이다.

KBS2 <태양의 후예> 현장 스틸컷

▲ KBS2 <태양의 후예> 현장 스틸컷 ⓒ KBS2


사이다처럼 청량하고 시원시원한 돌직구 송송커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고 애처로운 진구와 김지원 커플이 있기에 드라마는 나름의 특유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강모연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윤명주 아버지가 등장하는 그 신파 멜로는 아직도 절찬 상영중'이다.

서대영 상사(진구 분)와 윤명주 중위(김지원 분)가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부모 반대에 괴로워하는 커플이다. 일명 구원 커플(진구와 김지원의 이름을 따서 팬들 지어준 별칭)은 부모님이 원하는 남자는 역시 장군감인 엄친아 유시진 대위다. 이것만으르도 충분한 한 편의 또 다른 드라마다. 그것을 증명하듯 그들의 삼각관계가 그려진 3회 방송 직후, 진구와 김지원은 다음날 포탈사이트 검색어 순위 10위 안에 송중기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태양의 후예>가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유시진 대위가 장군의 사위를 마다하고 윤명주 중위를 귀여운 동생으로 생각하며, 강모연에게 절대적 호감을 표시 중이란 사실이다. 윤명주 중위와 강모연의 관계 또한 긴장감이 없지 않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그녀들은 과거 학교 로맨스 삼각관계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유시진 대위와 서대영 상사, 또 서대영 상사와 김기범 일병(김민석 분)의 남남케미까지 있으니 이 드라마에 안 반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처럼 탄탄한 디테일에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몇 번을 돌려봐도 질리지 않는 <태양의 후예>는 마약 같은, 아니 마약 드라마이다. 중독되지 않을 수 없다. 매회 명대사를 남기며 끝을 맺는 유시진은 파병군으로 술을 마실 수 없지만, 술을 마시며 권하는 강모연에게 "방법이 없진 않죠"라며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와인 키스신으로 4회를 끝냈다. 그리하여 지난 목요일부터 5회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은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태양의 후예>를 돌려보고있다.


덧붙이는 글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 열풍에 이어 오랜만에 잔잔했던 심장의 존재를 '쿵'하며 일깨워 준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 대위의 활약이 기대된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