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부터 시작된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7>

지난 3일부터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7>이 시작됐다. 지난 2009년 12월부터 시작된 <노브레이크>는 벌써 시즌7을 이어가고 있고, 공연 횟수만 230여 회에 달한다. 그와 토크콘서트에서 만난 관객은 25만 명을 넘는다. ⓒ 디컴퍼니


몇년 전까지만 해도 '토크콘서트'라는 단어는 낯설게 느껴졌다. "토크면 토크고 콘서트면 콘서트지, 토크콘서트는 또 뭐야?" 이런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2015년 오늘, 토크콘서트는 공연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방송인 박경림은 주부들을 타깃으로 잡아 <여자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밤의 TV연예>의 리포터로 잘 알려진 하지영은 <하톡왔숑>을 통해 젊은 관객들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여기. 토크콘서트의 원조이자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 지난 2009년 12월 <노브레이크 시즌1>을 시작으로 230여 회의 토크콘서트를 연 방송인 김제동이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노브레이크>는 시즌7을 맞았고, 그와 토크콘서트에서 만난 관객만 25만 명을 넘는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노브레이크 시즌7>의 막이 또 올랐다. 그는 지금 무척 바쁘다. 그런 김제동과 서면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검색해도 절대 안나오는 진짜 이야기

공연장을 찾은 수많은 관객으로부터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들은 김제동은 "토크콘서트를 통해 25만 명이라는 관객을 만나면서 다양하면서도 좋은 역사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역사책? 사람들의 이야기 한 줄 한 줄은 바로 그 사람이 직접 써내려가는 역사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엇이 진짜 우리가 나눠야할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면서 "진짜 이야기는 그 사람들, 즉 우리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굳이 컴퓨터 앞에 앉지 않더라도 손에손에 스마트폰이라는 자신만의 컴퓨터를 늘 들고 다니는 세상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손을 뻗어 스마트폰을 찾고, 잠들기 직전까지 이것저것 눌러 검색을 한다. 그러나 김제동은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라고 하지만 검색해도 절대 안나오는 진짜 이야기가 있다"면서 "진짜 소중한 우리,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색해서 안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 바꿔 말하면 진짜 소중한 이야기를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습관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그러나 TV나 인터넷은 일부에 의해 소중하다고 강요되는 특정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라고 무의식중에 강요한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 빨려들어가며 시간을 그들에게 바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토크콘서트를 하는 시간만큼은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진짜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다."

혹자는 김제동에게 '좋은 이야기, 웃긴 이야기 하자'거나 '심각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주문하기도 한다. 이에 김제동은 "우리의 삶이 매번 즐거울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재벌,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드라마나 뉴스에서도 충분하다"고 한 그는 "금수저들만 즐겁고 재밌게 산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사실 '흙'들의 이야기가 더 다양하고 재밌다"면서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어쩌면 우리가 진짜 '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토크콘서트가 모두 같은 토크콘서트는 아니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7>

김제동이 토크콘서트에서 무대와 객석을 연결하는 계단에 걸터앉아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슬슬 무대 아래로 내려가는 시동을 거는 모양이다. ⓒ 디컴퍼니


 지난 3일부터 시작된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7>

김제동의 토크콘서트에서 무대 아래는 더이상 객석이 아니다. 그는 말한다. "'토크' 뒤에 '콘서트'가 붙는다는 것은 무대가 객석으로 전환되었음을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왜 자꾸 무대 아래로 내려가냐'고 한다. 그러나 나에겐 그곳이 무대 밑이 아니라 바로 무대다." ⓒ 디컴퍼니


김제동은 지금도 시즌1부터 시즌6까지 모든 공연의 전체 영상을 챙겨본다. 매회 다른 관객을 만나지만 그에게 <노브레이크>는 하나의 형상으로 기억된다. "영상을 보다보면 놀라우리만큼 관객 한 명 한 명에 주목돼 있다"고 한 김제동은 "모든 분들이 자연스럽게 기억이 난다. 관객이 모여 만드는 그날 그 공연의 분위기, 전국 각지 그 특유의 분위기가 각기 다른 느낌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브레이크>를 도란도란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먹는 우리네 시골 풍경에 비유했다.

"때론 피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제쳐두는 것이 아니라 툭 터놓고 함께 고민한다. 나와 관객들은 정당하게 받아야 할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 단순한 일회성 진통제 같은 이야기들을 하지 않고, 어떤 한 사람이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통을 나눌 방법과 처방전을 만들어낸다. 또 잘난 그 누구 하나가 자신만의 방법을 강요하며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토크콘서트의 가장 큰 소득은 하나하나 우리만의 진짜 검색어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관객 스스로 마이크를 쥐고 대화를 통해 답을 도출해나가도록 하는 <노브레이크>. 이후 토크콘서트가 보편화된 것에 대해 김제동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토크' 뒤에 '콘서트'가 붙는다는 것은 무대가 객석으로 전환되었음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누군가는 나에게 '왜 자꾸 무대 아래로 내려가냐'고 한다"면서 "그러나 나에겐 그곳이 무대 밑이 아니라 바로 무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변함없이 그곳으로 향할 것"이라고 했다.

김제동은 보통의 강연이나 정치인들의 행사에 '토크콘서트'라는 명칭을 쓰는 것을 경계했다. 적어도 '토크콘서트'라고 칭하려면 그러한 이름을 붙일만큼 풍부한 내용으로 구성을 했는지가 중요하고, 무대 위의 사람들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토크콘서트가 모두 같은 토크콘서트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원조는 다르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그는 "이건 나의 거만함이 아니다. 토크콘서트를 찾는 시민들, 즉 관객들이 자부심의 근거"라고 덧붙였다.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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