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신생팀 kt 위즈의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32)와 댄 블랙(28)은 '마블 듀오'로 불린다. 팀 내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타선을 이끄는 그들의 성의 첫 글자를 하나씩 합친 말이다.

'마블 듀오'는 최근 세계 만화계의 대세로 떠오른 만화 회사 '마블 코믹스'를 떠올리게 한다. DC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계를 양분하고 있던 그들은 최근 만화를 원작으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한때 마블은 DC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시절도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영화산업에 뛰어들면서 전세를 완전히 역전시켜버렸다. 내놓는 작품마다 히트를 했고 그러한 기세를 몰아 '어벤저스' 프로젝트까지 성공하게 했다. 무엇보다 팬들의 구미에 맞는 슈퍼 영웅들을 잘 조화시켜 끊임없는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사용하던 마블 히어로의 별명을, 이제는 마법사 군단의 두 용병도 가져왔다. 무게감 넘치는 별칭을 얻은 만큼, 올 시즌 마르테와 블랙의 활약은 눈부시다. 거대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배팅 파워를 바탕으로 kt의 중심타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초반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던 kt 타선은 이들 두 외국인 타자가 김사연, 심우준, 이대형, 김상현, 장성우, 박경수, 오정복 등과 좋은 조화를 이루며 갈수록 파괴력을 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는 그 어떤 팀도 kt 타선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금만 주자가 쌓이면 마르테-블랙-김상현-박경수 라인에서 장타가 터질 수 있는지라 각별한 경계가 요구되고 있다.

[토르] 앤디 마르테, 투수진 폭격하는 천둥의 신

결승 타점 때려내는 kt 마르테 지난 6월 16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9회 말 kt 공격. 3대3 동점 상황 1사 주자 1,3루에서 마르테가 승리를 결정짓는 희생플라이를 때리고 있다. kt 4대3 승.

▲ 결승 타점 때려내는 kt 마르테 지난 6월 16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9회 말 kt 공격. 3대3 동점 상황 1사 주자 1,3루에서 마르테가 승리를 결정짓는 희생플라이를 때리고 있다. kt 4대3 승. ⓒ 연합뉴스


마르테는 마블사 히어로 '천둥의 신' 토르를 연상케 한다. 아스가르드의 지배자 오딘의 아들인 토르는 가장 용맹한 전사다. 싸움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뛰어나가 선봉에 서서 도발하는 상대를 피하지 않는다. 토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도끼처럼 생긴 망치 '묠니르(Mjolnir)'다. '파괴자'란 뜻의 묠니르는 천둥·번개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두려운 위력을 지닌 무기로써 한 방에 거인들과 산들을 쓸어버릴 수 있다.

토르가 묠니르를 치켜세우듯 마르테는 배트를 휘두르며 상대 투수진을 폭격한다. 타율 0.360(전체 3위), 20홈런, 141안타, 85타점, 84득점 등 고른 성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했다. 적은 삼진 개수(58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40-40클럽을 목전에 둔 에릭 테임즈(29·NC)가 워낙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쳐서 그렇지 짐 아두치(30·롯데), 야마이코 나바로(28·삼성) 등과 함께 상위권 용병 타자가 분명하다. 소속팀 kt에서도 일찌감치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헐크] 거구에서 터지는 막강한 화력

댄 블랙 '2타점 역전 적시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케이트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 말 1사 만루에서 케이티 댄 블랙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 댄 블랙 '2타점 역전 적시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케이트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 말 1사 만루에서 케이티 댄 블랙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블랙 또한 시즌이 거듭될수록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마르테가 토르라면 블랙은 헐크에 비교할 수 있다. 키 193cm, 몸무게 116kg의 육중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일품이다. 시즌 중간 대체용병으로 국내 리그에 들어온 블랙은 불과 44경기만을 뛰고도 타율 0.352, 12홈런, 57안타, 3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풀타임을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홈런 30개는 충분히 칠 수 있는 타자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최근 조범현 감독은 머리가 아파졌다. 애초 내년 시즌 구상은 외국인 투수 3명에 3루수 마르테로 용병진을 구성하려고 했으나, 블랙의 기량이 너무 출중한지라 원점에서 다시 검토 중이다.

블랙의 타격 능력이라면, kt에서 재계약하지 않을 경우 타 팀에서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블랙은 밝은 성격을 바탕으로 소속팀 kt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어 팬들 사이에서도 "무조건 재계약해야 한다"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마블 듀오'가 내년 시즌에도 kt 타선을 나란히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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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마르테 댄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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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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