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의 '무리수'는 시즌이 끝나갈수록 계속되고 있다. '투수 혹사'는 멈출 줄 모른다. 김성근 감독은 관련 논쟁이 일 때면 "지금은 투수 혹사를 언급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일관되게 많은 투수를 등판시킨다. 팬들 사이에서 '살려조'라고 불리는 필승조 윤규진-박정진-권혁이 과도한 투구로 인해 등판하지 못하자 송창식·김민우 카드를 활용해 이틀에 한 번 꼴로 마운드에 올리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인투수 김민우의 경우, 마산 용마고등학교 시절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다. 선수촌 병원 한경진 원장의 말에 따르면 "토미존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의 경우 수술 후 6개월이 지나야 인대가 95% 정도 회복된다"라면서 "이때부터 가볍게 공을 만지는 단계를 거쳐 1년에서 1년 반 정도 휴식과 재활을 해야 100% 몸상태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우는 수술한 지 2년밖에 안 된 스무 살의 어린 신인투수다. 오랜만에 한화 이글스 마운드에 등장한 신인의 9월 등판 기록을 살펴보자. 9월 2일 기아전 구원등판을 시작으로 9월 4일 넥센 구원, 9월 6일 두산 선발, 9월 10일 SK 구원, 9월 11일 SK 선발, 9월 15일 기아 선발, 9월 20일 두산 선발 등판했다.

20이닝을 소화하며 김민우가 9월 현재 던진 공의 개수는 무려 333개에 달한다. 그중 '야신' 김성근 감독의 놀라운 마운드 운용은 9월 10일 SK전 구원 등판 이후 9월 11일 선발 등판이다. 현대 야구에서 선발로 나설 선수가 전날 불펜으로 구원 등판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새로운 방식이 아닌 비상직적인 투수 운용이다.

이쯤 되면 생각나는 투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한화 이글스의 상징인 류현진이다. 류현진 또한 인천 동산고 재학 시절 토미존 서저리 수술 경력이 있어 2차 2번으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괴물'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첫해 201과 2/3이닝을 소화 했고, 2007년에도 211이닝, 2008년 165와 2/3이닝, 2009년 189와1/3이닝, 2010년 192와 2/3이닝을 던졌다. 이밖에도 국제대회를 치루며 쉴 새 없이 공을 던졌다. 2011년에는 부상으로 126이닝을 던졌으나 국내 무대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에는 182와2/3이닝을 혼신의 힘으로 역투했다. 일곱 시즌 동안 1269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192이닝, 152이닝을 소화했다. 총 1613이닝을 던진 것. 결국 그 '괴물'도 혹사를 이겨 내지 못하고 어깨 수술을 받았다.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자신의 고객 중 한 명인 뉴욕 메츠 소속인 에이스 맷 하비의 올 시즌 투구 이닝을 180이닝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2년 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하비의 경우 180이닝 이상을 던지게 된다면 팔꿈치에 무리가 간다는 의료진의 권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김 감독은 '투수의 어깨는 던질수록 강해진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의료계의 의견에 따르면 '많은 투구 수는 어깨에 과부하를 준다'는 게 정설이다.

고양 원더스 시절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투수 마데이를 지독하게 혹사시킨 전례가 있다. 5이닝 동안 투구수 101개를 던지고 3일 휴식 후 5이닝 111개 그리고 이틀 휴식 후 93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무려 7일 동안 305개 공을 던진 것. 몸을 풀기위해 연습 투구까지 더하면 투구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현재 어깨부상으로 인해 소속팀이 없는 상태다.

김성근 감독 그의 자서전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이기고 싶다. 하지만 선수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이기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정말 선수를 희생시키지 않고 승리를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화 이글스팬뿐 아니라 KBO리그의 팬들은 오랜만에 등장한 새로운 신인투수를 오랫동안 지켜볼 권리가 있다. 선수는 구단의 자산이다. 과연 한화 이글스의 프론트는 선수를 구단의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선수는 불꽃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이 아니다. 이제는 선수 보호에 나서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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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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