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 SBS 가요대전 포토월 >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net <쇼미더머니4>와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의 멤버 송민호가 '여성 혐오' 가사 논란에 휩싸였다. ⓒ 이정민


[기사 보강 : 13일 오후 3시 45분]

Mnet <쇼미더머니4>와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의 멤버 송민호가 '여성 혐오' 가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방영된 Mnet <쇼미더머니4> 3회에서 송민호는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가 담긴 랩을 선보인 바 있다.

방영 직후 다수의 누리꾼들은 이 가사가 적절치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의 건강을 위한 곳인 산부인과를 성관계를 하는 것에 빗댄 것은 올바른 비유가 아니라는 것. <쇼미더머니4> 시청자 게시판에도 "자극적이고 강해 보이고 싶다면 강한 이들에게 강하게 말하면 되지, 왜 가만히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희롱하고 저격하느냐" "소중한 아이를 낳는 곳인 산부인과를 그냥 다리 벌리는 곳으로 취급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는 내용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쇼미더머니4> 제작진이 해당 가사를 현장에서 접하고, 이후 다시 한 번 편집 과정을 거쳤음에도 이 가사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을 두고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몇몇 시청자는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제 정신인 제작진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이걸 편집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프로그램이 힙합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줄여야지, 비판만 늘려서야 되겠느냐"며 쓴 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여성계와 대중문화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활동가는 13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송민호의 가사에 대해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본 가사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부분을 걸러내지 못한 방송사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우이자 방송인인 서유리씨는 11일 자신의 SNS에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보던 중 많이 놀랐다. 일반적인 사고와 상식선에서 너무 나간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혹시나 있을 편견들이 무서워서 방송 데뷔 후 몇 년 동안 산부인과 문턱을 넘어보지 못했다. 정기검진 좀 받아보고 싶다"고 쓰기도 했다.

'쇼미더머니4', 힙합 파이팅!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net <쇼미더머니4> 제작발표회에서 팔로알토-지코, 지누션-타블로, 산이-버벌진트, 박재범-로꼬 등 심사위원인 프로듀서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쇼미더머니4>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지누션-타블로, 버벌진트-산이, 박재범-로꼬, 지코-팔로알토 등 네 팀의 프로듀서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26일 금요일 밤 11시 첫 방송.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Mnet <쇼미더머니4> 제작발표회에서 팔로알토-지코, 지누션-타블로, 산이-버벌진트, 박재범-로꼬 등 심사위원인 프로듀서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도 이번 논란에 13일 공식적으로 항의의 뜻을 전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위너의 송민호 및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이를 여과 없이 방영한 Mnet <쇼미더머니4> 측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진심 어린 사과 및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포함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의사 표명해 주기 바란다"며 "충분한 수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없이 무성의로 일관하거나 어물쩍 넘어가는 일이 생긴다면, 여성부와 보건복지부에 강력한 항의와 더불어 법적인 대응을 통해 물적 심적 보상을 강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송민호의 가사에 대해 "자신이 저격한 여성들이 자기 앞에서 산부인과처럼 다리를 다 벌린다는 뜻의 내용으로 해석되어 이 내용을 듣는 여성들은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이 방송을 시청한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잘못된 성적 가치관 및 산부인과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할 젊은 여성들이 산부인과 방문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제 때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그런데도 과연 산부인과가 남성들 앞에서 다리나 벌리는 곳으로 폄하되어야 할 곳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송민호의 가사와 이를 그대로 방영한 <쇼미더머니4>를 정식 심의 안건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13일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다음 주쯤 소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며 "<쇼미더머니4>의 경우 예고편부터 1회, 그리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3회 모두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특히 3회에 대한 민원이 많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론을 통해 지적된 내용 이외에도 또 다른 문제는 없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쇼미더머니4> 제작진은 13일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라며 "<쇼미더머니4>를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는 시청자분들께 불쾌감과 실망감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전 심의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민호도 13일 오후 위너의 공식 SNS를 통해 "<쇼미더머니4>를 통해 논란이 된 가사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쟁쟁한 래퍼들과의 경쟁 프로그램 안에서 그들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방송에 나온 나의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고 사과했다.

또 송민호는 "다시 한번 나의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불쾌하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음악으로 빚어진 실수를 더 좋은 음악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편집ㅣ이정환 기자


쇼미더머니4 송민호 위너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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